[스포츠조선 전혜진 기자] 드라마 속 여주인공의 패션이 부각되는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독특하고 튀는 스타일의 조합으로 뚜렷한 색을 만들어 패셔니스타로 주목받는다거나, 명품 아이템으로 '럭셔리 판타지'를 자극하기도 하는 여자 주인공들. 여기에 덧붙여 늘씬한 몸매와 화려한 외모와 같이 외적인 부분이나 스타 파워 자체에 기대어 화제가 되는 경우도 숱하다.
그러나 배우 정유미가 보여준 '여주(여자주인공)룩'은 이와는 다른 결을 지녔다. 정유미가 출연한 드라마에는 유독 현실적이고 공감 가는 사랑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 많은데, 진짜 있을 법한 내 여자친구나 절친의 모습을 그대로 담은 캐릭터를 주로 연기해온 것은 이 때문이다. 20~30대 여성들의 공감을 끌어낸 KBS2 '연애의 발견'이나 tvN 로맨틱 코미디의 시초라고 볼 수 있는 '로맨스가 필요해2'까지. 이 작품들에서 정유미가 보여준 스타일은 화려하진 않지만 충분히 예뻤고, 잘 빠진 모델의 위화감보단 곧 따라 할 수 있을 것 같은 확신을 심어주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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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tv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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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하고 발랄했던 '로맨스가 필요해2'(2012) '러블리보스' 정유미의 탄생을 알린 드라마다. 함께 자랐고 한 집에 살고 있는 주열매(정유미)와 윤석현(이진욱)의 친구인 듯 친구 아닌 묘한 설렘을 담아낸 드라마다. 생기발랄하고 톡톡 튀는 주열매의 스타일은 종영한 지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름만 되면 떠올리는 이가 많다. 비비드한 색감의 티셔츠와 패턴 가득한 원피스는 로맨스를 절로 불러일으킬 만큼 상큼하고 귀여웠지만, 당장 내 친구가 소개팅을 위해 캠퍼스 혹은 강남역에 나가도 적당히 칭찬할 수 있을 정도로 과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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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tv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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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미만의 포인트는 포니테일과 동그란 이마를 드러낸 사과머리 그리고 양갈래 등 헤어스타일의 변화로 살려냈다. 여기에 더해진 머리띠와 스카프는 캐릭터와 어울리는 톡톡 튀는 매력을 발산했다. 연애를 알 만큼 아는 30대의 나이지만 여전히 철부지고, 그러나 자기 감정에 솔직하고 사랑 표현도 당당했던 캐릭터인 만큼 정유미는 스타일 역시 밀당 없이 직진했다. 예뻐지고 싶고 사랑받고 싶은 여자가 고를 수 있는, 계산 없이 순수한 그런 스타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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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KBS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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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의 보통여자 '연애의 발견'(2014) 정유미는 '연애의 발견' 속 한여름을 통해 더욱 성숙해진 사랑을 표현했다. '연애의 발견'은 새로운 사랑을 시작한 여주인공 앞에 자신의 과오를 각성한 전 남자친구가 돌아오며 발생하는 세 남녀의 사랑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한여름은 '로맨스가 필요해2' 보다 더욱 현실적인 캐릭터다. 남을 배려하지만 그렇게 착하지는 않고, 이기적이지만 독하지도 않은 흔녀의 모습을 지녔다. 패션 역시 러블리와 페미닌을 넘나들지만, 거리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마치 나와 내 친구의 거울 속 모습을 보는듯한 캐릭터와 스타일이 완벽한 조화를 이뤘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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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KBS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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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KBS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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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정유미의 스타일은 두 갈래로 표현된다. 20대부터 30대까지 소화 가능한 스펙트럼을 보여주기도 했다. 오래된 전남친 에릭과 연애하던 20대 시절의 회상 장면이 자주 등장했는데, 그럴 땐 바짝 올려 묶은 당고머리에 데님 멜빵 원피스를 입고 그 위에 미니 크로스백을 앙증맞게 맨다. 그 시절에 할 수 있던 풋풋한 사랑만큼이나 정유미의 패션은 청순하고 발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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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KBS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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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있지만 여전히 과거에도 매여있는, 복잡다난한 30대의 한여름은 여성스러운 롱스커트에 가벼운 블라우스, 데님 진을 활용해 표현했다. 필요 이상의 풀메이크업이나 노출은 없다. 힘겹게 출근하고 퇴근 후 데이트도 즐길 수 있는 그렇게 두루두루 활용 될 만한 룩이다. 심플하지만 여성성을 적절히 부각하고, 보는 눈이 편안한 그런 스타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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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KBS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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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직 신입사원 '직장의 신'(2013) 정유미의 또 다른 매력을 볼 수 있었던 건 두 드라마 사이에 방영된 '직장의 신'(2013) 이다. 여기서 정유미는 삼류대, 만년 솔로, 계약직 쓰리콤보의 암울한 청춘인 신입 계약직 정주리를 통해 현실감 있는 신입사원 스타일을 선보였다.
늘 무언가에 쫓기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정주리는 활동성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밀착된 H라인 스커트나 타이트한 셔츠 보다는 느슨한 블라우스와 편안한 니트, 박시한 재킷을 단정하게 걸친다. 게다가 잔머리가 살짝 삐져 나온 당고머리는 정유미의 순수한 얼굴과 어우러져 신입사원의 풋풋함을 그대로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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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KBS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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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정유미는 극중 같은 의상이나 가방, 신발 등을 여러 번 돌려 착용해 리얼함을 살렸다. 실제 그가 평소 입던 개인 소장 아이템도 직접 입고 나왔고 가격대 역시 사회 초년생의 현실을 반영해 중저가 아이템으로 골랐다는 후문이다. 사회 초년생의 애환을 다룬 드라마의 메시지를 정유미는 꾸미지 않은 듯 수수한 스타일을 통해 더욱 친근하고, 공감가게 드러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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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KBS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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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na1004@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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