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SC줌人]'완벽한아내' 시청률로 평가할 수 없는 조여정의 '하드캐리'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7-03-14 09:54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조여정의 하드캐리 만큼은 시청률로 평가되선 안된다.

KBS2 월화드라마 '완벽한 아내'(연출 홍석구·김정민, 극본 윤경아)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2월 27일 역대 드라마 최저 시청률 4위이자 역대 KBS 월화드라마 최저 시청률(2.4%)를 기록한 '얼렁뚱땅 흥신소'(2007)의 첫 방송 시청률(4%)보다도 낮은 시청률 3.9%를 기록하며 시작하더니 방송 5회 만에 3.5%를 기록 자체 최저 시청률을 경신했다.

하지만 극중 '미스터리한 아내' 이은희를 연기하는 조여정의 소름끼치는 연기력과 하드캐리는 시청률로 평가하기 아까울 만큼 반짝반짝 빛난다. 극중 조여정이 맡은 이은희는 얼굴부터 몸매, 모난 곳 없는 성품과 재력까지 다 갖춘 부잣집 사모님으로 세입자를 위해 무료로 인테리어를 바꿔주고, 온갖 사정에 다 맞춰주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이른바 '갓물주'. 마음까지 정화되는 맑고 선한 웃음이 트레이드마크인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여자 같지만 극중 심재복(고소영)의 삶을 미스터리한 방향으로 이끄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문제적 주부이기도 하다.

앞서 이은희는 심재복이 자신의 집으로 이사 오기만을 바라며 집안 모든 인테리어를 바꿨고 마침내 재복이 이사를 결정하자 눈물을 흘릴 정도로 기뻐했다. 이상 당일 청소 업체까지 무료로 불러주며 '친절함의 끝판왕'의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은희에게는 늘 미심쩍은 기운이 맴돌았던 게 사실이다. 재복이 말해주기도 전에 딸 혜욱(김보민)의 이름을 알고 있었고, 아이들을 좋아한다면서 집들이에 온 김원재(정수영)의 딸 채리(이지원)는 없는 사람처럼 취급했기 때문.
특히 13일 방송에서는 심재복의 삶에 대놓고 끼어들기 시작한 이은희(조여정)의 정체가 한 꺼풀 벗겨졌다. 남편 차경우(신현준)의 첫사랑이 재복이란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모르는 척 본심을 숨겼던 것.

이은희는 심재복의 딸 혜욱의 유치원을 마음대로 등록시켰고 유치원 교사는 혜욱의 엄마를 심재복이 아닌 이은희로 알고 있었다. 이를 보는 심재복과 시청자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하지만 이내 선하게 웃으며 심재복에게 "남편분하고 다투셨어요?"라고 걱정하는 이은희의 얼굴이 화면에 잡히면 괜한 의심을 한 것이 아닐까 미안해지는 기분까지 들었다.

하지만 딱 여기까지였다. 이은희는 심재복으로부터 남편과 바람이 났던 정나미(임세미)의 다이어리에 심재복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기록돼 있었다는 말을 듣자 섬뜩한 표정을 지으며 "상처 입었으니까. 상처 때문에 내 맘은 아직도 피를 뚝뚝 흘리고 있는데 어떻게 용서하냐. 못 한다"고 말했다.

이에 심재복이 "은희씨도 무슨 안 좋은 일 있었나"고 묻자 이은희는 "사실은 저도 갖고 있다. 깊은 상처. 남편에게 여자가 있다. 아주 오래 전부터. 나를 알기 전부터. 남편 첫사랑이었다. 내가 사랑하는 남편의 등에 항상 그 여자가 업혀 있는 느낌이다. 그게 얼마나 고통인지 아무도 모를 거다"고 말했고 이내 "그 첫사랑이라는 여자에 대해서 아냐"는 심재복의 물음에 "네. 알아요. 언니잖아요"라며 싸늘하게 말했다. 결정적인 이은희를 한 마디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미묘한 표정에 심재복 뿐 아니라 시청자 모두 '멘붕'에 빠졌다.

이처럼 아이처럼 해맑은 웃음과 스산한 미소를 완벽히 오가는 조여정의 활약은 이은희라는 인물에 입체감을 불어넣고 뻔하고 지루할 수 있는 분륜 이라는 소재의 드라마에 미스터리한 면모를 불어넣고 있다. 보면 볼수록 수상쩍지만, 그만큼 더 궁금하고 기대되게 만드는 이은희는 호기심을 자극시키기 충분한 캐릭터를 살려내는 '완벽한' 조여정의 활약은 이 드라마의 가장 큰 백미다.


한편, 드센 아줌마로 세파에 찌들어 살아오던 주인공이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면서 잊었던 여성성을 회복하고 삶의 새로운 희망과 생기발랄한 사랑을 찾게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smlee0326@sportschosun.com

현장정보 끝판왕 '마감직전 토토', 웹 서비스 확대출시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