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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악역인데 미워할 수가 없다.
무엇보다 이준호는 나이 고하를 막론하고 반말을 일삼는 '안하무인' 행동을 펼치는가 하면, 자신의 목표 달성에 방해가 되면 누구에게든 광기어린 표정을 지은 채 사납고 거친 언사들을 내뱉는 등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 서율을 오롯이 증명하고 있다. 특히 서율은 박현도(박영규) 회장이 지시한 회사의 부정회계를 처리하기 위해 뽑은 김성룡(남궁민)이 자신의 앞길을 막자, 비아냥과 무시로 모멸감을 유발했던 터. 김성룡이 TQ 리테일 대표 취임을 못하게 방해하자 욕설을 하며 얼굴에 주먹을 날리기도 했다.
또한 사람을 사주해 자신을 공격하게 한 조민영(서정연)을 납치한 후 죽일 듯이 으름장을 놓는가 하면, 자신을 공격했던 괴한에게는 주먹 한방을 가하며 자신이 당한 수모를 고스란히 되갚아주는 섬뜩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일관적이게 서늘한 독기를 뿜어내는 것이 아닌, 느물느물 히죽거리는 서율의 웃음이 오히려 더욱 잔인한 공포를 뿜어냈다.
뿐만 아니라 이준호는 호감을 갖고 있는 윤하경에게 어떻게 대할지 몰라 고민하고는 '자본주의의 괴물'로 변해버린 자신에 대해 설핏 자괴감을 드러내는 등 인간적인 면모를 내비치기도 했다. 윤하경이 자신을 모른 척 하자 삐지고, 술에 만취해서는 캐치볼을 하자고며 관심을 표현하는가 하면, 우울하고 답답할 때면 은근슬쩍 윤하경을 만나기 위해 야구 연습장을 찾기도 했던 것. 더욱이 윤하경이 장유선(이일화)과 연결돼 있다는 걸 알고 애써 마음을 접으려고 하면서도, 자신을 구해준 윤하경에게 "앞으로도 난 윤대리가 싫어하는 행동을 많이 하게 될 거예요"라고 속마음을 처음으로 고백, 윤하경의 연민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이준호는 악역 이미지와는 상반되는, 귀염 돋는 '먹방'으로 안방극장을 열광하게 만들고 있다. 얼굴 근육을 나노세포로 움직이며 음식을 우걱우걱 맛깔스럽게 해치우는 이준호의 모습이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는 것. 초코바를 보고는 "오 초코바!"라고 탄성을 지르며 입에 넣어 우물우물 씹는 모습이 서늘한 악역과는 다른, 깜찍한 면모를 더한다는 반응이다.
제작사 로고스필름 측은 "이준호는 처음 맡은 악역 캐릭터를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다. 표정부터 눈빛, 제스처까지 서율 캐릭터만을 위해 올인했다"며 "'일취월장'한 연기력으로 독창적이면서 특별한 악역 서율을 완성시킨 이준호가 앞으로 남궁민과 어떤 대결구도를 이어갈 지 기대해 달라"고 전했다.
'김과장' 15회는 오는 15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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