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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정유나 기자] '사임당, 빛의 일기' 이영애 표 사극이 진가를 발휘하며 따듯한 감동을 선사했다.
23일 방송된 SBS 수목 스페셜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연출 윤상호, 극본 박은령, 제작 ㈜그룹에이트, ㈜엠퍼러엔터테인먼트코리아 / 이하 '사임당') 10회에서 사임당(이영애 분)은 가정을 꾸려나가기 위해 본격적으로 종이 생산을 하지만 지물상 실세인 행수 휘음당(오윤아 분)의 덫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었다.
포기하지 않고 종이 생산 작업을 이어가려던 사임당은 밥을 훔치는 유민 아이를 발견했다. 없는 살림에 유민들에게 밥을 나눠준 사임당은 유민 대장 천진석을 만나 "도움이 필요하다"며 "여러분이 굶으면 같이 굶고 먹으면 같이 먹겠다. 수익도 머리수대로 똑같이 나누겠다"고 선언했다. 양반 신분임에도 유민들과 함께 하겠다는 선언은 유민들도 감동시켰다. 결국 힘을 합쳐 색지를 만들었지만 지물상에는 다른 주인이 있었다. "유민 수 십 명과의 약속이다. 저들의 목숨이 달려있는 종이란 말이다"며 포기 대신 거리에서 색지를 팔기 시작한 사임당이었지만 이 모두를 지켜보고 있던 휘음당이 수하들을 보내 폭력을 행사하면서 사임당의 위기는 고조됐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다채롭고 풍성한 이야기를 펼쳐나갔던 '사임당'은 사임당의 서사에 집중하면서 긴장감과 몰입감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한양에 입성한 사임당이 중부학당에서 휘음당과 첫 라이벌전을 치르고 종이 생산가지 나서면서 깊이 얽혀있는 악연의 대립 구도가 선명해지면서 보다 흥미진진한 전개가 펼쳐지고 있다. 운평사 참극 이후 붓을 꺾고 평범한 아낙으로 살던 사임당이 점점 어린 시절의 당찬 강단을 되찾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거듭되는 위기를 이겨내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사임당'이 그리고자 했던 새로운 사임당의 진면목도 점점 드러나고 있다. 대학자 이율곡의 어머니, 현모양처의 틀에 갇힌 사임당이 아니라 여성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족쇄가 됐던 시기에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왔던 사임당을 본격 조명하면서 신선한 재미와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 신분제도라는 시대 질서를 통쾌하게 전복시키고 유민들과 함께 하는 사임당의 일침은 따뜻하면서도 훈훈한 메시지를 전했고, 거친 유민들을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규합하고 이끄는 외유내강 리더십은 걸크러쉬를 유발했다. '사극여제'답게 우아하고 부드러운 매력 속에 극을 이끌어가는 힘을 보여준 이영애의 내공이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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