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트렌드를 움직이는 사람들, 방송·예술·라이프·사이언스·사회경제 등 장르 구분 없이 곳곳에서 트렌드를 창조하는 리더들을 조명합니다. 2017년 스포츠조선 엔터 스타일팀 에디터들이 100명의 트렌드를 이끄는 리더들의 인터뷰를 연재합니다. 그 열일곱 번째 주인공은 대중보다 1/2보 앞선 시각으로 잇(it)아이템을 선보이는 트렌디 여성복 브랜드 랭앤루의 박민선, 변혜정 대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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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사람은 바로 트렌디 여성복 브랜드 랭앤루의 박민선, 변혜정 대표다. 그녀들은 이화여자대학교 디자인 대학원 패션디자인과 동기로 만나 지난 2011년 함께 브랜드 론칭을 꿈꿨다. 그녀들은 서로의 꿈을 공유하며 홍콩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자신들이 꿈꾸고 상상해왔던 이상적인 뮤즈들을 브랜드로 만들었다. 랭앤루는 그렇게 2013년에 탄생해 올해로 4년 차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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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브랜드 랭앤루를 만든 박민선, 변혜정 대표를 만나보자. (이하 일문일답)
랭앤루, 브랜드 이름만 봤을 땐 사실 국내 브랜드가 아닌줄 알았어요. 그 뜻이 궁금해요.
박민선(이하 랭): 랭앤루는 저희가 상상한 가상의 브랜드 뮤즈들이에요. 아시아 느낌이 나는 성, 랭과 루를 따서 랭앤루 라고 지은거죠.
변혜정(이하 루): 사실 랭앤루가 만들어지기 까지는 이야기가 조금 길어요. 저흰 학부는 선후배 사이고 대학원은 동기예요. 석사를 하면서 친해졌어요. 둘 다 원래 디자인 회사를 다니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공부를 하면서 우리 걸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희가 몸담고 있던 회사에서는 정말 창의적인 디자인을 한다기보다 한 부서의 일원으로 회사원처럼 일을 하고 있다고 느꼈던게 컸죠.
랭: 그래서 둘이서 '우리 같이 뭘 만들어보자' 하다가 우연히 홍콩의 지인으로부터 놀라오라고 초대를 받았어요. 파티가 있을 예정이라고. 그래서 여행 겸 겸사겸사 갔다가 파티에 갔는데 정말 깜짝 놀랐어요.
루: 파티에 참석한 그들은 분위기부터 달랐죠. 그들이 입고 온 패션도 우리나라와는 사뭇 달랐어요. 굉장히 자유롭고 컬러풀하고 과감하고. 그런 것들이 저희한테는 새롭게 다가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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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 문화적인 베이스는 중국에 두면서 해외 경험이 있으니까 언어는 기본적으로 3-4개 씩하고, 말과 행동을 비롯해 아웃핏까지 그녀들에게서는 묘하게 동서양의 에너지가 동시에 느껴지더라고요. 굉장히 새롭게 다가왔어요.
랭: 그래서 그들의 성을 따서 '랭&루로 하면 어떨까?' 라는 게 시작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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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 당시엔 '아시아 여성'하면 어딘지 모르게 단정한, 정석적인 이미지가 있었고, 세계적인 미녀를 떠올리면 바비인형 같은 금발머리에 푸른 눈을 가진 여자들을 떠올리는 게 일반적이었어요. 세계적인 패션계 뮤즈들도 웨스턴 쪽에서 많이 찾았죠. 저희는 우선 거기에서 벗어나보자! 라고 생각했어요.
랭: 저희 브랜드 이름에는 '언젠가 아시아 여성이 전세계의 아름다움의 기준, 뮤즈가 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 하는 의미도 있고요. 실제로 홍콩 친구들, 인터내셔널 한 친구들을 보니 너무 멋있더라구요. 그녀들의 옷장, 삶, 라이프스타일에서 착안을 해서 가상의 뮤즈 랭과 루를 만든 거죠. 동서양의 매력을 동시에 담고 있으면서 자기 일도 열심히 하고 노는 것도 열심히 놀고. 어떤 순간에도 최선을 다하는 매력적인 여성상을 만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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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 저희는 아시안 시크(Asian Chic)를 모토로 아이템을 만들어요. 랭앤루만의 아이템 자체도 그런 여성이 입을 법한 아이템을 만들어내는 거예요.
루: 맞아요. 그래서 무채색 일색이던 한국 패션에서 벗어나 랭앤루만의 컬러풀한 아이템을 만들었죠. 한국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다채로운 컬러도 쓰면서 동양적인 색채를 낼 수 있는 패턴을 바탕으로 옷을 만들자는 게 저희 아이디어였고요.
패턴도 직접 만든다면서요.
루 :언니는 학부 때 서양화를 전공했고 패션디자인을 복수전공했어요. 저도 패션디자인을 전공했고요. 그렇다보니 자연스럽게 저희만의 패턴을 고안하게 된 것 같아요.
랭: 저희 직접 디자인하고 컬러를 가미해서 원단에 직접 패턴을 찍어요. 보통 쇼핑몰이나 카피업체들은 저지 드레스를 만들 때 대부분 자기 패턴을 안써요. 동대문에서 파는 원단을 그냥 떼서 디자인만 카피하는 거죠. 그런데 저희 패턴은 시그니처거든요. 누가봐도 저거는 저희 옷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그런 고유의 패턴이요. 랭앤루가 초반에 클 수 있었던 힘이었어요.
랭: 지금은 시즌 별로 쌓이고 쌓여서 패턴들이 1000가지 정도 DB화 돼있어요.
루: 패턴 작업 하는 게 가장 즐거워요. 그건 정말 누가 따라하지 못하더라고요. 사실 아이템이야 어느 브랜드에서도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겠지만 색감이나 패턴, 디자인에 대해서 자부심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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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패턴이 가장 잘 드러나는 아이템이자 랭앤루 하면 떠오르는 건 역시 저지 드레스예요. 특별히 첫 아이템으로 선정한 이유가 있을까요?
랭: 저지 소재를 개인적으로 좋아했어요. 대학교 1학년 때부터 하나씩 사모았던 아이템이기도 했고요. 선드레스, 칵테일 드레스 같은 아이템을 워낙 좋아해요
루: 대학원 수업 때도 언니는 핑크색 저지 드레스에 클러치 들고 오고 그랬어요. 저도 과감한 스타일을 좋아하는 편이고요. 하하
랭: 저지 드레스를 선택한 건 정말 저희 취향이 100% 반영된 거였어요. 사실 저희가 처음 기획했을 에는 국내에서 저지는 인기 없는 편이었어요. 우븐 소재를 더 좋아하는 편이죠. 하지만 새로운 아이템에 랭앤루만의 느낌을 더해야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저지드레스를 고집했어요. 레드오션보다는 블루오션을 개척하는 게 전략이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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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 저희 브랜드의 컬러와 느낌이 시대와도 딱 맞아 떨어진 것 같아요.
사실 저지드레스는 몸매가 드러나는 옷이다보니 한국여성들에게 생소하긴 했을 것 같아요.
루: 당시 국내에서 저지 드레스는 브랜드 한 두개에서나 시즌 타서 잠깐 나오거나 해외 라이선스 브랜드에서 좀 선보이는 정도였고. 정말 찾아보기 힘들었거든요. 있다고 하더라도 국내 여성들의 체형과는 거리가 먼, 한 마디로 옷태가 안나는 옷들이었어요. 그래서 브랜드를 만들고자 했을 때 아예 우리 마음에 드는 저지드레스를 만들어보자고 뜻을 모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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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 맞아요. 저희는 처음 론칭할 때에 강남청년창업센터에서 도움을 받았어요. 저희가 지원 사업 1기 출신이에요.
랭: 정말 혜택을 많이 받았어요. 그 때가 2011년이었는데요. 저희가 처음 브랜드 아이디어만 가지고 있을 때 사무실과 업무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무상지원 받았었어요.
루: 경쟁자들은 거의 IT, 모바일 분야 친구들이 많아서 패션아이템을 가지고 지원했던 저희는 경쟁력이 있었죠. 뽑히고 나서 1년 동안 강남 테헤란로 위에 정말 좋은 사무실에서 일할 수 있었어요.
랭: 정말 사업구상에 모든 에너지를 쏟을 수 있게끔 되어 있어서 수입없이도 사업구상에만 매진할 수 있었어요. 랭앤루는 그 때 1년이란 시간이 없었다면 지금은 없을지도 몰라요.
루: 그리고 1년이 끝나갈 때 쯤 서울패션창작스튜디오 6기에 선정이 됐어요. 정말 운이 좋았죠.
서울패션창작스튜디오에서는 어떤 경험을 하셨나요?
랭: 서울패션창작스튜디오 6기 모집에 저희가 선정돼서 2년 간 무상으로 사업지원을 받았어요. 프로젝트 런웨이의 강성도씨, 황재근씨 등도 함께 뽑혔던 기수여서 경쟁률이 정말 셌다고 들었는데 운이 좋게도 뽑혀서 본격적인 실무를 시작할 수 있었죠. 패션전문가들이 심사하고 운영하는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에 실질적인 브랜드 구축에 많은 도움이 됐어요. 상품성을 검증 받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고요.
루: 정말 그때의 여러 도움이 없었으면 지금의 랭앤루는 없었을 거에요. 유통에서 홍보까지 교육도 해주고 좋은 기회를 많이 얻었죠. 그 때 랭앤루의 오프라인 유통망이 처음 구축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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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 네. 스튜디오에서 단체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 점에 팝업 스토어로 브랜드당 부스 하나씩 맡아서 판매하는 행사가 열렸었는데 그 때 저희 매출이 정말 독보적이었거든요.
루: 사실 예상도 못했어요. 반신반의 했죠. '팔릴까?', '너무 과감하지는 않나?' 싶기도 했고요. 사실 론칭 초기 아이템들은 지금보다 더 과감했어요. 한마디로 조금 야했죠. 몸에 핏되는 라인에, 스팽글도 많이 달리고 굉장히 화려한 옷들이 주를 이뤘어요. 거기에 베이직한 디자인 옷 몇 가지랑 가방 등 다양하게 구색을 갖춰서 팔 수 있는 건 다 가지고 나갔죠.
랭: 전체 30팀 중에 저희가 매출 1등을 한 거예요. 그걸 성공적으로 끝내고 바로 롯데백화점에서 1층 메인에 팝업자리를 계약하자는 오퍼가 왔어요. 그 팝업이 또 대박이 났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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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 네 정말 신기했어요. 백화점 들어가자 마자 일 매출이 1,500만원 정도는 계속 나더라고요. 이제는 MD개편할 때마다 저희를 1순위로 찾아주시니까 정말 검증이 된 셈이에요. 유통이나 소비자의 니즈, 저희가 추구하는 브랜드 방향의 삼박자가 잘 맞아서 계속 조금씩 성장하는 것 같아요.
루: 그 당시 저희는 가격, 유통에 대한 경험이 없다보니 정말 예쁘게 만들어서 팔아보자 라는 생각만 가지고 접근했었어요. 그렇다보니 아이템 하나당 정말 10만원도 안되는 가격이었거든요. 그렇다보니 팝업 매장에 항상 손님들이 한번에 원피스 3-4 장씩 골라가시고 거의 빅 세일 개념으로 생각하시더라고요. (웃음) 그런데도 매출이 계속 늘었어요.
랭: 정말 인기가 좋았어요. 판매도 직접 나갔었거든요. 실제로 고객들을 만나보니 저희가 우려했던 것보다 손님들은 훨씬 화려하고 과감한 옷들을 좋아하시더라고요. 그동안은 정말 그런 아이템을 국내 시장에서 쉽게 찾을 수 없어서, 없어서 못 입었던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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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 네 저희 둘이 디자인, 유통, 회계, 해외페어도 직접 나가고요. 저희 둘이 멀티로 소화하고 있어요. 대신 온라인유통 담당해주는 온라인팀과 물류팀이 따로 있어요.
다 직접 하시려면,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하겠는데요.
루: 운 좋게도 2013년도에 론칭하고 나서 매출은 거의 두 배 이상으로 늘었고요. 그때는 백화점 매장 한 두 군 데가 다였는데 지금은 유통채널도 온라인 채널로까지 확장됐어요. 오프라인 매장도 더 많이 늘었고요.
랭: 해외 진출도 지속적으로 점점 규모가 확장되고 있어요. 이전에는 홍콩패션위크를 비롯해서 아시아 쪽으로 판로를 개척했었다면 이제는 미주시장이나 유럽 쪽으로 진행하고 있고요. 작년에 뉴욕이랑 라스베가스에 처음 랭앤루를 선보였었는데 굉장히 반응이 좋았어요. 저희는 신기하게도 해외 나갈 때 마다 반응이 좋더라고요. 해외 바이어들이 보기에 저희 제품이 독특하대요. 사실 어느 국가나 그들이 선호하는 컬러, 패턴이 정해져있거든요. 그런데 어디를 가도 저희 제품은 그들이 잘 쓰지 않은 컬러를 쓰거나 동양적인 패턴이 들어가는 등 기존에 자신들이 봐왔던 옷과는 다르다고들 말해요. 그래서 해외페어를 나가면 유니크한 아이템을 찾는 부티크 편집샵 바이어 분들에게 인기가 많아요.
두 분이서 하다보면 의견충돌은 없나요?
랭: 아무래도 그런 질문을 많이 받는데요. 저희는 정말 안싸워요. 하하.
루: 남편보다 더 오래보고, 해외 출장까지 같이 가는 사이니까요. 심지어 집도 바로 옆라인 아파트에 사는걸요. 이제는 눈빛만 봐도 알죠. 사실 저희는 정말 성격이 다르거든요. 뭐든지 장단점이 있겠지만 저희는 달라서 또 잘 맞아요. 남자취향도 다르고요. (웃음)
랭: 유일하게 같은 건 먹는 취향! 사실 저희 둘은 선호하는 미적기준이 달라요. 그런데도 어떻게 한 브랜드를 이끄나 싶겠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랭앤루 라는 브랜드 안에서의 큰 틀은 벗어나지 않되 다양한 의견을 펼칠 수 있는 거죠. 그래서 좋은 아이디어로 탄생한 것들이 많고요. 저희 로고도 둘이 수다떨다가 무심코 연습장에 낙서하면서 랭앤루의 L을 연이어 쓰다가 만들어진거거든요. 둘이서 함께 만들어가는 부분들이 서로에게 또 다른 원동력이 돼요.
루: 서로 의견이 다를 땐 그때 그때 조율하는 편이에요. 게다가 다행인건 언니도 저도 성격이 털털하고 욕심이 별로 없어요. 그렇다보니 뭐 크게 싸울일도 없고요.
랭: 운명인가보다 해요. 사람 인연이라는 게 신기하잖아요. 저희 둘 사이는 주변에서도 부러워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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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 브랜드 초기에는 저지 드레스를 메인 아이템으로 하면서 겨울엔 쉬었어요. 겨울, 봄은 휴식하면서 다음 시즌 준비하는 시간을 가졌었는데 백화점 유통을 하다보니 사계절 내내 판매하길 원하더라고요. 그래서 FW 시즌 아이템을 생각하다 페이크 퍼를 생각했죠. 그때가 2014년도였어요. 기획부터 상품화 까지 1년이 걸렸고요. 2015년 처음 랭앤루만의 페이크 퍼를 선보일 수 있었어요,
루: 저지 드레스도 어떻게 보면 국내에서는 블루오션으로 남들이 안하는 아이템을 한거잖아요. 겨울용으로 새로운 아이템을 찾다가 페이크 퍼를 생각한거예요.
랭: 예전의 페이크 퍼는 고가의 리얼 퍼를 소비하기 힘든 사람들이 SPA 브랜드에서 저렴하게 구입하는 아이템이었다면 지금의 페이크 퍼는 이제 패션의 한 장르, 세그먼트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오히려 리얼 퍼 입어본 친구들이 더 좋아하고 패션 아이템으로 인식하고 있고요. 또 실제로 동물보호 하는 분들이 엄청 열광하는 것도 있고요.
루: 확실히 페이크 퍼가 부상하면서 기존 모피시장에서도 변화가 많이 생겼어요. 예전에는 기존의 컬러에 디자인에만 조금씩 변화를 줬다면 지금은 리얼 퍼에도 원색의 비비드한 컬러를 사용하더라고요. 페이크 퍼의 유행으로 리얼 퍼 시장도 바뀐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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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 네 전량 국내에서 만들어요. 게다가 페이크라고는 해도 실제 모피를 만드는 공장에서 제작한답니다. 일반 옷을 만드는 공장에서는 퍼 작업을 할 수 없어요. 처음엔 그 사실을 몰라서 엄청 고생했어요. 1년 내내 저희 브랜드와 맞는 공장을 찾느라 고생했죠.
루: 페이크 퍼를 하는 공장도 많지 않고요. 저희도 모피를 스크래치부터 시작해야되는데 사실 전혀 몰랐으니까요. 시행착오가 많았어요. 저희 패턴실에서 과장님이 코트 뜨듯이 옷본을 뜨니까 처음 퍼 샘플은 거의 힙합하는 친구들이 입는 것 같은 산적 느낌의 옷이 되더라고요.(웃음)
랭: 그때부터 모피에 대해서 엄청 공부했어요. 모피는 일반 옷과 시접이라든지 라인, 패턴이 완전 다르더라고요. 게다가 시장 자체가 좁다보니까 선택의 폭이 다른 옷처럼 크지 않았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랭앤루만의 차별점도 되어야하고 가격도 합리적이어야 했고요.
루:시즌은 점점 다가오고 11월 됐는데에도 옷이 안나와서 절망에 휩쌓여 있을 때 쯤, 정말 기적적으로 정말 잘 맞는 공장을 찾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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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 올해 유독 페이크 퍼가 다양한 브랜드에서 많이 나왔어요. 하지만 거의 대부분은 스트리트 패션 느낌, 와일드 하면서 영한 느낌의 디자인이 주를 이루죠. 하지만 저희는 컬러는 비비드하면서도 페미닌한 느낌을 잃지 않는 디자인을 추구해요. 거기에 차별화를 두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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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 해외 유명 브랜드의 페이크 퍼도 다 직접 만져보면 아시겠지만 리얼한 느낌은 랭앤루의 제품을 따라오기 힘들다고 자부해요. 그렇기 때문에 저희도 1년 간이나 그런 소재를 찾기 위해 노력한거고요.
랭: 페이크 퍼라고 해서 고급스러움을 잃으면 안된다고 생각해요. 당연히 보온성도 중요하고요. 퀄리티 역시 좋아야죠.
루: 저희는 '다품종 소량생산' 개념으로 계속 다양함을 더해줘요. 반응이 별로인 아이템은 그 때 그 때 빼고 잘 나가는 디자인이 있다면 거기에 컬러 베리에이션을 2-3가지 더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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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 맞아요. 저는 브랜드를 만들기 전에 대기업에서 일했었는데요. 회사에서는 여름 나시티 하나 나오는 데에도 정말 몇 달이 걸리거든요. 그런데 정말 저희 둘이서 하니까 의사결정이 빠르고 실제로 일처리도 빨라요. 일을 시작하면서 유통도 배우고 반응생산이라든지 SNS 고객의 니즈를 즉각 반영해서 제품화 한다든지 그런게 정말 중요해졌어요.
랭: 왜냐면 저희는 디자이너 브랜드이지만 소비재를 판매하는 브랜드인만큼 소비자에게 제품이 사랑받고 판매되어야 의미가 있잖아요. 소비자의 니즈가 있다면 그걸 바로바로 접목시켜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페이크 퍼도 컬러에 랭앤루만의 유니크함을 더하되 대중적인 사람들의 선호도는 고려하는 선으로 접근을 하고 있고 특히 소재에 중점을 많이 두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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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 언니가 트렌드 읽는 데에 일가견이 있어요. 헌터. 레깅스 등 국내에서는 아무도 안입을 때부터 입고 다니면서 친구들 사이에서 유행을 선도했었죠. 하하.
랭: 저는 패션에 있어서는 튀는 게 좋더라고요. 누구보다도 앞서나가고 싶어 하는 욕심도 있고요. 남들이 안하는 걸 좋아해요. 무엇보다도 촉이고 감각인 것 같아요. 많이 경험해보고 입어보고 사보고 해서 생긴 센스같은 거요.
디자인, 작업 할 때 영감의 원천이 있다면?
랭: 여행 진짜 많이 다녀요. 휴양지 보다는 도시를 주로 선택하는 편이에요. 홍콩도 많이 가죠. 가면 지인들도 있고 거기서부터 시작한 브랜드이기도 하고요. 더운 나라들 패션을 보면 정말 과감한 편이에요. 방콕가면 너무 예쁘고 특이하고 컬러풀하고 그런 아이템들이 많아요. 한국의 고요하고 정적이고 무채색의 그런 느낌과는 다른 매력이 있죠. 얼마 전에 뉴욕도 가서 많이 보고 2월 라스베가스 3월에는 파리 가고 밀라노도 갈 예정이에요. 가서 또 더 많이 보고 오려고요.
루: 인테리어에서도 많이 얻고요. 전체적인 느낌을 보려고 노력해요. 카페, 레스토랑, 클럽 같은 데에서도 많이 받고요.
랭: 저희 쇼룸 인테리어 같은 경우 리빙 디자이너 조나단 아들러(Jonathan Adler)의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정말 그는 천재인 것 같아요. 동서양의 조화, 컬러매치 등 랭앤루가 추구하는 그 것을 그대로 가지고 있죠. 동경해요.
루: 한국엔 아직까지 그런 퀄리티의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가 없잖아요. 저희는 나중에 랭앤루만의 컬러를 담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까지 확장하고픈 꿈이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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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 사실 브랜드 컬러랑 시대가 맞는 건 정말 천운이라고 생각해요. 조금 더 모던하고 팝하고 도시적인 느낌이 강한. 그렇지만 고급스러우면서도 키치한 감성이 살아있는 사랑스러운 브랜드이고 싶어요.
루: 지금까지의 랭앤루는 시즌성이 강한 브랜드였는데 2017년에는 그걸 조금 탈피하고 싶어요. 시계절 브랜드로 블라우스, 바지 같은 데일리 패션 아이템들도 나올거고요. 인지도도 올라가고 유통면에서 오프라인에서도 자리를 잡고 있어서 올해는 공격적인 투자를 해야할 것 같아요. 어려울 때일수록 치고 나가려고요. 매장을 하나 더 낸다든지 더 적극적으로 해외진출을 한다든지 새로운 라인을 만든다든지 그런 회의를 계속 하고 있어요. 저지드레스랑 페이크퍼는 계속 가지고 갈거예요.
랭: 그렇지만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베이직한 디자인의 아이템은 없을거예요. 포인트 아이템들을 선보일거고 훗날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까지 이어져야 하는데 지금까지보다 더 열심히, 잘해야죠.
halee@sportschosun.com 사진 이정열 기자 dlwjdduf7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