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 2TV 주말드라마 '월계수양복점 신사들'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는 배우 표예진이 인터뷰에 응하고 포즈를 취했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7.02.15 |
|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표예진이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속 로맨스 실종에 대한 솔직한 심정과 데뷔 스토리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시청률 고공행진을 기록하며 종영을 앞두고 있는 KBS2 주말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연출 황인혁, 극본 구현숙)에서 이동숙(오현경)과 성태평(최원영)의 딸이자 대가족의 막둥이로 가족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며 살고 있는 야무지고 쾌활할 김다정 역을 연기한 표예진. 그는 최근 스포츠조선 사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과 관련된 에피소드와 종영을 앞두고 있는 소감을 전했다.
극초반 헤어숍에서 일하는 김다정은 강태양(현우)를 오래동안 짝사랑 했다. 하지만 사돈인 민효원(이세영)이 강태양을 좋아하게 되고 두 사람이 연인관계로 발전하면서 강태양을 향한 김다정의 짝사랑은 자연스럽게 극의 중심에서 밀려났고 그에 따라 김다정의 분량도 초반에 비해 줄어들었던 게 사실이다. 분량 축소와 로맨스 실종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표예진은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라며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
현우, 표예진 |
|
"사실 극 초반에는 분량에 대한 기대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죠. 그리고 다른 모든 인물들이 짝꿍과 로맨스가 있는데 다정이는 아니잖아요. 다정이가 극중 태양이(현우)를 오래 짝사랑했으니 그와 관련한 에피소드나 이야기가 더 그려질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아서 아쉽긴 했어요. 로맨스의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50회 동안 이루어지지 않더라고요. (웃음) 그래서 다정이가 유난히 아빠(최원영)에게 애정을 쏟았던 것 같아요. 비록 남녀간의 로맨스는 실패했지만 엄마(오현경), 아빠의 사랑을 듬뿍 받았으니 위로가 됐어요."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는 김다정이 짝사랑 해온 강태양 외에도 미워할 수 없는 에너자이저 허세남 배삼도(차인표), 유머러스하면서도 따뜻한 성태평(최원영), 다정한 사랑꾼 이동진(이동건) 등 멋진 남자 캐릭터들이 존재한다. 표예진은 이들 중에 이상형에 가까운 캐릭터를 꼽아 달라는 질문에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동진오빠!"를 외쳤다.
"저는 극중 동진오빠(이동건)이 가장 멋있어요. 다정하고 배려심도 많고 유머도 있잖아요. 그리고 실제 동진이를 연기하는 이동건 선배님도 정말 멋져요. 실제로도 유머와 센스가 장난이 아니에요. 굉장히 진지하신 성격인데, 진지한 가운데서도 웃길 때는 정말 웃겨요. 정말 팬이 됐어요."
지난 2015년 데뷔한 표예진은 이날 다른 배우들과는 달랐던 '데뷔 스토리'에 대한 이야기도 전했다. 항공 서비스과를 졸업해 대한항공 스튜어디스로 평범하게 살고 있던 표예진은 어느 날 갑자기 회사에 사직서를 내고 배우의 꿈을 꾸기 시작했다. '불확실성'이 큰 배우의 길을 걸어야겠다고 생각한 순간 사직서를 내는 것에 대한 그 어떤 두려움도 없었다고 입을 열었다.
"회사를 그만 둘 때는 전혀 두렵지 않았어요. 승무원에 미련이나 후회가 남지 않을 정도로 배우가 되고 싶어서 사직서를 냈으니까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그때 정말 과감한 선택을 했구나' 싶어요. 그때는 제가 선택한 길에 대한 근거없는 막연한 확신 같은 게 있었던 것 같아요."
그렇다면 표예진은 왜 갑자기 배우가 되고 싶었을까. 어린 시절부터 마음 속에 '배우라는 꿈'을 안고 살았냐는 질문에 표예진은 "그건 아니다"며 솔직하게 이야기를 꺼내 기자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그건 아니에요. 승무원으로 살고 있는데 그냥 어느 순간부터 배우가 되고 싶었어요. 특정한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었어요. 분명 승무원 일을 하는 게 재미있고 좋은데 내게 더 잘 맞는 다른 일이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러다가 배우라는 일을 하면 내가 더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배우가 되겠다고 무작정 사표를 내고 나서 연기 학원을 등록했어요. 연극영화과 출신도 아니고 어떻게 연기를 시작해야 하는지 모르니까 일단 학원을 다니면서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에이전시를 찾기 시작했죠. 에이전시를 알아보려면 프로필 사진이라는 게 필요하다고 해서 친구랑 DSLR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무작정 1년 동안 프로필을 돌렸어요. 그때도 굉장히 긍정적이었어요. 두렵다기보다는 '10년 동안 하다보면 언젠가 되겠지~'라는 마음이었어요. 다행히 10년이 걸리지는 않았지만요.(웃음)"잘 다니는 직장을 그만두고 갑자기 '배우' 준비를 하겠다고 하자 당연하게 부모님의 반대가 뒤따랐다. 스튜어디스를 그만둔 후 표예진과 말 조차 하지 않으려고 했다는 아버지였지만 지금은 그 누구보다도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을 열심히 챙겨보는 열혈팬이 됐다.
"엄청 반대하셨죠. 설득하는 데 몇 달이나 걸렸어요. 아빠는 아예 저와 대화 자체를 하지 않으려 했을 정도였어요. 당시에 아빠가 제주도에서 일을 하고 계셨는데 제 의지를 담은 장문의 편지를 서너 장 써서 아빠에게 보냈어요. 나 진짜 도전해보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다. 믿어달라
는 내용이었죠. 아빠가 그 편지를 보시고 마음을 푸셨어요. 지금은 제가 연기하는 걸 가장 좋아하세요. 더군다나 KBS 주말드라마에 출연하고 있잖아요. 안 그래도 아빠가 KBS 주말드라마 왕팬이시거든요. 제가 KBS 주말드라마 출연하는 게 아빠 꿈이었어요. 지금은 방송 시작하기도 전에 광고부터 틀어놓고 앉아서 방송을 기다리실 정도에요."10대부터 연기를 배우며 배우로서 트레이닝 받는 요즘 어린 연기자들과 달리 다른 직장에서 일을 하다가 다소 늦은 나이에 연기에 뛰어들 게 된 표예진. 연극영화과를 전공한 것도, 시작이 빨랐던 것도 아니지만 그에게는 '긍정'이라는 힘이 있었다. "간절히 원하고 말하면 다 이루어지는 것 같아요"라며 유재석과 이적의 '말하는 대로'를 흥얼거리는 표예진에게서 밝은 기운이 전해졌다.
"올해 목표는 좋은 영화에 출연해서 청룡영화상 신인상 후보에 드는 거예요. 아직 영화를 해본 적은 없지만 영화는 영화에서만 보여줄 수 있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청룡영화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권위가 있는 시상식이잖아요. 레드카펫에 설 수 만 있어도 굉장히 행복할 것 같아요."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핵꿀잼' 펀펌+'핵미녀' 디바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