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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영웅 기자] 12일 밤(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스테이플스 센터에서는 최고의 팝 아티스트를 가리는 성대한 잔치가 열렸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제59회 그래미 어워즈(Grammy Awards)'가 전세계 음악 팬들의 관심 속에 열린 결과, 영국을 대표하는 여가수 아델(Adele)이 올해 그래미의 주인공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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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결과는 국내 가요 시상식의 존재 가치가 다시금 재조명 받게끔 한다. 국내 여러 시상식들이 모두 각자의 색깔을 띠며 행사를 치르고 있지만, 일부 기획사들의 불참과 편 나누기 등 매해 해묵은 논란을 반복하기 때문이다. 또한 일부 기획사에 대상을 몰아주거나, 록과 힙합 장르 부문도 전문성 대신 대형 기획사의 눈치를 보기 일쑤다.
그래미 어워즈는 미국 레코드 예술과학 아카데미(National Academy of Recoding Art and Sciences/NARAS)가 해마다 우수한 레코드와 앨범을 선정하여 주는 상으로, 1957년 전미국 레코드 업자들의 연합체인 NARAS가 주최하여 1959년부터 개최해 올해로 59회를 맞이한 미국 최고 권위의 대중음악 시상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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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아이돌에 편중된 국내 연말 가요 시상식과 커다란 차이를 보이는 점이다. 트로트 가수들과 걸그룹 멤버들이 꾸미는 무대들로 나름의 형태만 갖췄을 뿐, 말 그대로 형식만 갖춘 시상식이다. 무대를 꾸미는 이들 대부분이 시상식에 참가해 수상자 명단 혹은 결과를 미리 예측할 수 있어 긴강감도 크게 떨어지는 점도 마찬가지다.
그래미는 이날 각 장르별 최고 노래와 앨범 등 총 80여 개 부문에 대해 상을 줬다. 음반 판매량과 인기도를 척도로 평가하는 국내의 경우와 달리 대중성과 예술성, 작품성에 고루 점수를 매기는 그래미 어워즈 전문 평가단의 존재와 다양한 평가의 부재가 아쉽기 만한 국내 시상식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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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미가 발견한 올해의 신인은 래퍼 '챈스 더 래퍼'(Chance The Rapper)였다. 챈스 더 래퍼는 신인상과 함께 베스트랩앨범상('컬러링 북')·베스트랩퍼포먼스상('노 프러블럼')까지 차지해 총 2관왕에 올랐다. 가스펠 힙합을 선보인 그는 정규 앨범이 아닌, 오직 믹스테이프(비공식 앨범)로 이 상을 받은 최초의 뮤지션이 된 셈이다.
시상식이란 공정성을 중심으로 대중에 신뢰감을 줄 수 있는 음악축제로 치러져야 한다. 여기에 가수들의 화려한 퍼포먼스는 놓칠 수 없는 재미다. 최우수 어반 컨템포러리 앨범상(Best Urban Contemporary Album) 및 '포메이션'으로 최우수 뮤직비디오상(Best Music Video) 등 2개상을 수상한 팝스타 비욘세는 만삭의 몸에도 불구, 인상적인 무대를 선사해 큰 박수를 받았고 케이티 페리, 레이디 가가, 메탈리카 등 이색 뮤지션들의 협연도 의미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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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각 나라의 상황과 대중음악계 현실에 맞는 시상식이 하루 빨리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미 어워즈의 경우도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지금의 역사와 전통을 만들었다. 매해 논란을 거듭하거나 같은 패턴을 반복하는 국내 가요 시상식도 진화를 위해서는 분명 진통을 겪어야 한다. 케이팝의 위상에 걸맞는 진정한 음악 축제가 치러져야 할 때다. 현 가요계는 실속 없이 시상식의 개수만 늘어나고 있다.
hero16@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