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하석진의 변화는 박하선의 마음까지 돌릴 수 있을까.
tvN 월화극 '혼술남녀' 진정석(하석진)이 개과천선을 예고했다. 앞서 진정석은 만취한 채 박하나(박하선)에게 고백했다. 고퀄리티 스펙 보유자인 자신이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노그래' 박하나(박하선)를 좋아해준다는 사실 자체가 영광일 것이라는 착각 속에 빠진 채 말이다. 하지만 박하나는 이미 마음을 정리한 뒤였다. 익히 봐왔던 대로 진정석은 '고퀄리티 쓰레기'라는 뜻의 '고쓰'란 별명을 가질 정도로 안하무인 자뻑 환자 생활을 해왔다. 학벌과 스펙으로 사람을 평가하고, 자신의 기준에 미지치 못했을 경우엔 차마 입에 담기도 어려운 말로 자존심을 뭉개왔다. 박하나에게도 마찬가지. 첫 만남부터 허접한 대학을 졸업했다며 '노량진 장그래'라고 무시했고, 박하나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안 뒤에는 일부러 더 못된 행동으로 정을 떼려 했다. 아무리 순하고 착한 박하나라지만 온갖 굴욕을 맛본 상태에서 진정석을 받아들일 수는 없는 노릇. 박하나가 진정석의 고백을 거절한 것도 당연한 일이다.
그런 박하나의 마음에 들어온 것은 진공명(공명)이었다. 언제나 따뜻하고 자상하게 자신을 챙겨주는 진공명의 존재는 이미 자존심이 산산조각난 박하나에게 훈훈한 힐링이 됐다.
진정석이 자신의 마음을 깨달은 만큼 '혼술남녀'의 러브라인 양상 또한 변할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박하나의 슬픈 짝사랑과 공명의 직진 로맨스가 주를 이뤘다면,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삼각관계와 진정석의 고군분투가 그려지며 웃음을 예정이다.
진정석의 매력이라고 한다면 본인이 생각하는 자신의 모습과 실제의 모습에 상당한 갭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진정석은 자신을 세상 쿨하고 잘난 남자라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실상에서 보면 이렇게 소심하고 찌질한 남자도 없다. 자신이 박하나를 좋아하는 것인지도 제대로 깨닫지 못하고, 맨정신에 고백할 용기조차 없다. 어떻게 여심을 공략하는지 확실하게 알고 있는 공명과는 너무나 대조되는 모습이다. 사회적인 스펙에서는 진정석이 공명보다 한참 앞서있지만, 애정 전선에서는 정반대인 셈이다. 모태 솔로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나는 지점이기도 하다.
그래서 더 진정석의 변화가 기대된다. 실체와 이상의 갭이 크기 때문에 진정석 캐릭터는 상당한 허당기를 갖추게 됐고, 시청자들 또한 '고쓰'라는 걸 알면서도 마냥 미워할 수는 없게 됐다. 그래서 진정석의 '고쓰'짓에도 동정표와 반대표가 공존하는 상황이 됐다. 이런 가운데 진정석이 개과천선을 예고했다.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에 '고쓰' 본능이 중간중간 튀어나올 것은 분명하고, 진정석이 본능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은 큰 웃음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이들의 관계는 시청자에게 큰 공감대를 선사할 듯하다. 인성이나 성격은 하자가 있지만 능력 있는 사람과 무능하지만 성품 하나는 좋은 사람 사이에서 갈등하는 박하나의 모습은 현실과도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최근 N포 세대라는 말이 등장할 정도로 청년들의 삶이 각박해진 탓에 연애 및 결혼관이 많이 달라진 게 사실이다. 조건과 사랑 사이에서 저울질하는 풍토가 형성된 것이다. 박하나와 진씨 형제의 삼각관계는 이런 연애관의 변화를 대변하며 미혼남녀에게 큰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날 방송된 '혼술남녀'는 3.686%(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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