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영웅 기자] 모순으로 가득하다. 댄스곡이면서도 마냥 신나지만은 않고, 노랫말도 결코 가볍지 않다. 심지어 사랑을 노래한 뮤직비디오에 장례식이 등장한다. 대중가요 속 가장 흔한 주제인 사랑을 논하면서도 분명한 메시지를 담았다. '낭만 판타지'로 불리는 가인의 신곡 '카니발'은 한때 불꽃처럼 뜨겁고 아름다웠던 순수했던 시절을 그려낸 곡. 가상의 캐릭터를 구축해 새 이미지를 부여하고 프로덕션에 심혈을 기울인 가인의 새 음반이다.
그동안 가인은 스토리텔링 마케팅으로 솔로 여가수로서의 영역을 공고히 다져왔다. 작사, 작곡, 의상, 안무, 뮤직비디오 등 프로덕션이 일관성을 갖추면서도 세밀하게 조합된 스토리를 '가인'이란 캐릭터에 입혔다. 소녀와 숙녀의 묘한 이미지로 대표되는 그가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건 순수함과 섹시함에 대한 테마. 짙은 스모키 화장에 여린 이미지, 옅은 메이크업에 몸매가 훤히 드러나는 섹시 스타일링으로 묘한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독보적인 캐릭터다.
대중이 원하는 흐름에 맞춰 프로듀서와 긴밀한 공조로 곡 작업을, 곡에 맞는 콘셉트를 정한 후에는 의상, 안무, 뮤직비디오가 하나로 이어지게끔 했다. 이번에 주목할 점은 대중에 익숙한 전개를 따르면서도 결코 가볍지 않게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점이다. 이번 신곡 '카니발'이 화려한 브라스와 클래식 편곡으로 축제를 연상케 하지만, 마냥 들뜰 수 만은 없는 것도 슬프도록 아름다운 사랑의 얘기를 담기 때문이다. 표면적으로 낭만적이면서 순수한 사랑을 노래하면서도 '현재의 나를 더 뜨겁게 사랑하라'는 메시지로 사랑에 대한 깊은 통찰을 표현한 새 노래다.
이를 전달하는 데 있어 '캐리'라는 캐릭터가 등장한다. 이번 앨범 속에서 가인은 자신을 '캐리'라 칭한다. 이는 가인이 구축한 새로운 캐릭터이면서도 모든 사람들이 경험했고 추억하는 첫 사랑의 존재를 뜻하기도 한다. 웅장한 뮤지컬을 연상케 하는 음악과 영상 속 화려하게 터지는 축제의 환희는 인생에서 가장 찬란했던 그 순간을 뜻한다.
미스틱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스포츠조선에 "존재함에 대한 감사, 지금 이 순간을 덜 아름답고 덜 행복하게 만드는 것들로부터 자유롭고 싶어하는 이야기를 담았다"며 기획의도를 밝혔다. 즉, 자신과 타인이 가둬놓은 여러 외부 요인들 때문에 현실이 힘든 사람들을 위한, 그런 이유로 '지금'이 아름답지 못하면 안된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노래다.
이어 "삶이 아름다울 수 있으려면 사는 동안에 불꽃처럼 확 태우고 그 자체로 존재했었다는 사실만 남기고는 없어지는 것, 화려한 장례식 같은 느낌일 수 있다"고 말했다. 뮤직비디오 배경으로 장례식장이 등장하는 이유다. 섹시하지만 선정적이지 않고 동화 같지만 깊이가 있는 가인의 새 음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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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곡 '카니발' 뮤직비디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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