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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 tvN 춘삼월 보릿고개, 오뉴월 '오해영'으로 극복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6-05-24 11:24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꽃피는 춘삼월'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잔혹한 춘삼월 혹한기를 보낸 tvN이 오뉴월 '또 오해영'으로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았다.

tvN은 지난해 '시그널' '응답하라' 시리즈가 연달아 터지면서 지상파를 위협하는 '드라마 왕국'으로 떠올랐다. 스타 작가, 스타 PD를 영입하면서 드라마의 질을 올렸고 시청자 역시 천편일률적인 뻔한 지상파 드라마보다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는 tvN에 응답하기 시작한 것. 배우들 또한 여러모로 특급 대우해주는 tvN을 선호하면서 자연스레 흐름이 바뀌었다.

올해 tvN 드라마도 순풍에 돛 달듯 히트 릴레이를 펼칠 줄 알았지만 예상과 달리 초반에는 상당한 잡음으로 실적을 올릴 수 없었다. 먼저 '응답하라 1988'의 열풍을 이을 상반기 최고 기대작이었던 '치즈인더트랩'이 혹한기의 서막이었던 것.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을 바탕으로 '대세' 스타들이 대거 투입한 '치즈인더트랩'은 기대에 부응하듯 거침없는 상승세로 초반 분위기를 장악했다. 하지만 중반부터 주연 배우의 비중이 줄어들면서 논란이 불거졌고 후반부에는 '막장 드라마'를 방불케한 각종 폭로전으로 너덜너덜해졌다. tvN 월화극 사상 최초로 9회에서 7.102% 시청률(이하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가구 기준)을 기록한 '치즈인더트랩'이지만 결국 화제 이상의 큰 잡음을 내며 씁쓸하게 종영해야 했다.

월화극 잔혹사의 첫 테이프를 끊은 '치즈인더트랩' 이후 두 번째 문제작은 '피리부는 사나이'였다. '시그널'로 범죄수사 장르물의 새 역사를 세운 tvN이 야심 차게 내놓은 장르물이었던 '피리부는 사나이'는 테러와 협상이라는 신선한 소재는 물론 '연기신'으로 불리는 신하균, 유준상의 가세로 초반 강력한 에너지를 발산해다. 다른건 몰라도 연기 볼 맛 나는 구성에 시청자의 관심이 상당히 뜨거웠다. 그러나 '피리부는 사나이'는 허술한 스토리로 기대했던 시청자를 실망케 했다. '협상이 없는 협상극'으로 전락, 배우들의 열연이 아까운 실패작으로 추락한 것. 여기에 표절 시비까지 붙으며 최악의 상황을 만들었다. 2회 3.625% 시청률이 '피리부는 사나이'의 최고 기록. 후반부에는 1%대 시청률로 폭락하며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기세등등했던 지난해와 달리 한풀 꺾인 tvN은 하반기 금토 라인업에 총공세를 벌였다. 하반기엔 11년 만에 드라마로 컴백한 전도연의 '굿와이프'를 비롯해 '대세'들이 모인 '안투라지 코리아'(가제), 김은숙 작가와 공유의 만남인 '도깨비'(가제) 등이 금토극에 포진한 상황. 월화극은 '또 오해영' '싸우자 귀신아' '혼술남녀' 등이 자리 잡았다. 라인업만 봐도 눈치챌 수 있을 정도로 tvN은 월화극보다 금토극에 더욱 공을 들이고 정성을 쏟은 모양새다.

'피리부는 사나이'로 제대로 쓴맛을 본 tvN의 숨 고르기가 바로 '또 오해영'이었다. 사실 '또 오해영'은 tvN 내부에서도 '이렇게' '대단히' '폭발적'으로 터질지 몰랐던 작품이다. 톱스타 없는 월화 심야 드라마였기에 큰 기대 없이 시작했다. 하지만 거짓말처럼 대박이 난 '또 오해영'이다. 지난 2일 첫 방송 당시 2.059%로 시작해 4회 만에 4.253%, 5회 5.031%, 6회 6.068%, 그리고 지난 23일 방송된 7회에서 6.604%까지. 그야말로 매회 수직 상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치즈인더트랩'이 기록한 월화극 최고 시청률 7.102% 또한 가뿐히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심금을 파고드는 대사와 아기자기한 영상, 여기에 '흙' 오해영을 맡은 서현진의 완벽한 '현실 연기'까지 맞아 떨어지며 월화극 빈틈을 파고든 '또 오해영'. 시청자는 누구보다 정직했고 누구보다 정확했다. 톱스타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입증한 '또 오해영'은 잔혹했던 tvN의 혹한기를 끝낸 진정한 일등공신이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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