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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꽃피는 춘삼월'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잔혹한 춘삼월 혹한기를 보낸 tvN이 오뉴월 '또 오해영'으로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았다.
월화극 잔혹사의 첫 테이프를 끊은 '치즈인더트랩' 이후 두 번째 문제작은 '피리부는 사나이'였다. '시그널'로 범죄수사 장르물의 새 역사를 세운 tvN이 야심 차게 내놓은 장르물이었던 '피리부는 사나이'는 테러와 협상이라는 신선한 소재는 물론 '연기신'으로 불리는 신하균, 유준상의 가세로 초반 강력한 에너지를 발산해다. 다른건 몰라도 연기 볼 맛 나는 구성에 시청자의 관심이 상당히 뜨거웠다. 그러나 '피리부는 사나이'는 허술한 스토리로 기대했던 시청자를 실망케 했다. '협상이 없는 협상극'으로 전락, 배우들의 열연이 아까운 실패작으로 추락한 것. 여기에 표절 시비까지 붙으며 최악의 상황을 만들었다. 2회 3.625% 시청률이 '피리부는 사나이'의 최고 기록. 후반부에는 1%대 시청률로 폭락하며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기세등등했던 지난해와 달리 한풀 꺾인 tvN은 하반기 금토 라인업에 총공세를 벌였다. 하반기엔 11년 만에 드라마로 컴백한 전도연의 '굿와이프'를 비롯해 '대세'들이 모인 '안투라지 코리아'(가제), 김은숙 작가와 공유의 만남인 '도깨비'(가제) 등이 금토극에 포진한 상황. 월화극은 '또 오해영' '싸우자 귀신아' '혼술남녀' 등이 자리 잡았다. 라인업만 봐도 눈치챌 수 있을 정도로 tvN은 월화극보다 금토극에 더욱 공을 들이고 정성을 쏟은 모양새다.
심금을 파고드는 대사와 아기자기한 영상, 여기에 '흙' 오해영을 맡은 서현진의 완벽한 '현실 연기'까지 맞아 떨어지며 월화극 빈틈을 파고든 '또 오해영'. 시청자는 누구보다 정직했고 누구보다 정확했다. 톱스타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입증한 '또 오해영'은 잔혹했던 tvN의 혹한기를 끝낸 진정한 일등공신이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