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혜진기자] '남.규.만'. 여태껏 이런 악역은 없었다. 살인, 매수, 인격모독 등 하는 행동마다 파렴치하며 극악무도하다. 분명 밑도 끝도 없는 악역인데 이상하게 자꾸 보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 그건 팔할이 배우 남궁민이 만들었다. 캐릭터에 대한 깊은 고뇌와 섬세한 연기력, 이에 남궁민의 훈훈한 외모와 빠지고 싶은 칼 수트 핏이 더해져 매력이 넘치는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이 기세로 남궁민은 2016 셀럽스픽 드라마 패션어워즈 '리멤버-아들의 전쟁(이하 리멤버)' 편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내가 즐거울 수 있는 옷을 입으려고 많이 노력을 했던 것 같다. 그걸 알아주시고 여기까지 와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라는 소감을 전한 그는 기뻐하는 모습을 보였다.
우리는 남궁민과 더 많은 교감을 나누고 싶었다. '리멤버' 종영 직후 한 인터뷰에서 "아직 남규만에 빠져나오지 못했다"고 밝힌 그. 아직 남궁민의 영혼 속에 어느 정도의 남규만이 남아있는지를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또 남규만의 무섭고 나쁜 듯 보이지만 묘하게 섹시하다는, 그 오묘한 매력을 직접 체험하고 싶었다. 그래서 준비한 '장수를 기원하는 남규만의 악담체험'!
실험대상은 목동 남규만으로 통하는 훈훈한 인물이다. 그는 평소 '리멤버'의 열렬한 팬으로 알려져있다. 그는 긴장과 설렘이 섞인 묘한 감정을 부여잡고 악담체험에 임했다.
남궁민에게 '리멤버' 속 남규만식 악담을 부탁했다. 그는 잠시 망설이는 듯 하더니 순식간에 남규만으로 빙의, "이 그지XX.널 죽여버리고 싶어"라는 대사를 날렸다. (그러나 부들부들 떠는 건 그 악담을 받아내고 있는 기자일 뿐, 현장은 여성 스텝들의 격한 환호성으로 메워졌다) 남궁민은 아직까지 남규만 캐릭터에 빠져나오지 못한 듯 서늘한 표정과 완벽한 악담을 선사했다.
사실 남궁민은 사전에 "죄송해요..괜찮을까요?"라 말하며 양해를 구했다. 그러나 언제 죄송했냐는 듯 프로페셔널하게(?) 악담을 시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시원하게 악담을 발사한 직후에는 "아..못하겠어요. 진짜 죄송합니다..어떡해요"라며 특유의 눈웃음과 함께 마음 약한 모습(이라 쓰고 애교로 읽힌다)을 보여주기도 했다. 결국 악담은 복면기자가 다 듣고 설렘은 다른 기자들이 가져갔다는 후문이다.
악담을 들은 기자는 "묘하게 기분나쁘면서도 설레였다 남규만의 매력이 뭔지 피부로 느낄 수 있었던 경험이다"라는 다소 변태적인 소감을 남겼다.
남궁민은 처음보는 사람에게 악담을 날린다는 급작스럽고, 또 자칫 당황스러울 수 있는 요청에도 친절하게 악담을 날려줬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악담이 그의 평소 젠틀하고 친절한 성품을 느끼게 해준 대목이었다. 뿐만 아니라 인터뷰 시종일관 웃으며 임했다. 악담 체험이었지만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아왔다. 그의 악담에 우리 모두 장수할 수 있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