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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SBS 새 월화드라마 '대박'(권순규 작가, 남건 연출)에 대한 저울질이 심상치 않다. 캐스팅 제의는 받았으나 누구 하나 쉽사리 출연 결정을 못 내리고 있는 것. 시작부터 난항이 예상된다.
억겁의 한으로 뭉쳐진 심장과 냉철한 두뇌, 비수를 품은 조선 최고의 타짜 영수와 냉철하고 명석했지만 보위에 오른 날부터 단 한 번도 스스로 빛을 발한 적이 없는 영조가 주연이 투톱 드라마 '대박'. 현재 영수 역에는 장근석이, 영조 역에는 여진구가 물망에 오른 상태이지만 모두들 "검토 중"이라며 발만 걸친 상태다.
사실 가장 핵심 인물로 떠오르는 영수 역할은 장근석 외에 많은 남자 배우들에게 제안이 들어간 상태. 장근석의 손을 덥석 잡기보다는 다른 배우들과 눈치싸움을 하는 SBS 때문에 이렇다 할 가닥이 잡히지 않고 있다. 또한 SBS 내부에서도 고위 관계자와 실무를 맡는 제작진 사이에서 의견이 달라 여러 혼선이 빚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이 펼쳐지자 '대박'에 관심을 보이던 배우들도 작품에 대한 신뢰가 떨어져 출연 의욕을 접는 경우도 발생했다. 현재 물망에 오른 배우들도 초반에 작품 출연에 의지를 드러내다 점점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출연을 확정 지을 단계는 아니다"고 몸을 사리는 중이다. 이는 장근석, 여진구뿐만이 아니다. 세부 상황을 논의 중인 임지연, 임창정, 최정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올해 상반기 SBS 첫 월화극의 시작은 썩 좋지 않다. 이미 라인업을 완성하고 각각의 위치에서 촬영 준비에 돌입해야 하는 시기다. 적어도 2월부터 촬영을 시작해야 6회 정도 여유분을 가지고 첫 방송을 시작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가다가 '대박'은 첫 방송부터 생방송으로 촬영을 해야 하는 촌극이 벌어질 수도 있다.
드라마의 성패를 가르는 캐스팅은 중요하다. 그래서 저마다 좋은 배우를 차지하기 위해 여러 배우에게 작품을 제안하는 게 드라마 판의 실태다. 흥행을 위한 '대박'의 문어발식 캐스팅 제의도 흥행을 위한 드라마 판의 폐단 중 하나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럴수록 시청자의 피로도는 높아져만 간다는 것이다. 스타급 배우가 작품을 선택해주길 기다리기보다 제대로 된 배우들을 하루빨리 모아 신명 난 판을 벌이는 게 급선무다. 수백억을 쏟아도, 월드 스타가 출연해도 이들이 생방송에 쫓겨 연기한다면 말짱 도루묵이라는 걸 '대박' 제작진은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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