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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패션트렌드②] 젠더리스와 하이브리드

배선영 기자

기사입력 2016-01-25 08:33


반하트 디 알바자의 정두영 디자이너는 "이제 패션계에서 성의 구별은 무의미하다"라고 말한다. 그만큼 컬렉션 무대 위에 선 모델들의 착장에 성의 구별이 불분명해졌다. 명품 브랜드 구찌(Gucci)의 2016 S/S 컬렉션 무대에서도 남자 모델들의 몸을 휘감은 것은 한때 여성성의 상징이었던 연핑크 실크, 프릴, 시스루, 플라워 프린트 등이었고, 여자 모델들은 매니쉬한 재킷을 착용하고 등장했다.


지난 10월 DDP에서 열린 2016 S/S 서울컬렉션에서 선보인 여자 모델들의 매니쉬 룩.
사진제공=헤라서울패션위크
여자 모델들이 매니쉬한 수트를 입고 컬렉션 런웨이에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셀러브리티들도 앞다투어 남성 수트를 입고 나오게 됐다.
영화 '암살(감독 최동훈)'의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전지현. 프레피 룩을 연상시키는 재킷을 착용했다.
압구정=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5.06.22/
국내에서도 지난 해부터 이같은 변화가 감지됐다. 영화 '암살'에서 저격수 역을 맡아 천만 관객을 동원한 배우 전지현이 지난 해 레드카펫 룩으로 선택한 의상은 다름 아닌 수트였다. 프레피 룩을 연상시키는 포인트의 네이비&화이트 재킷을 입고 타이를 매치하거나, 슬림한 실루엣의 도트 패턴 수트에 블랙 타이를 매치하기도 했다. 그의 스타일링을 담당하는 정윤기 스타일리스트는 "2014년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천송이 역을 맡아 로맨틱한 느낌을 보여줬다면, '암살'에서는 이와는 느낌이 확 다른 매니쉬한 룩을 주로 선보였다"라고 전했다.


SBS 드라마 '미세스 캅'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김희애. 시크한 무드의 블랙 블레이저를 선택했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7.29
또 드라마 '어셈블리'에서 국회의원 보좌관 역을 맡은 송윤아 역시 작품 속에서 톤 다운된 컬러의 재킷과 셔츠 룩을 주로 선보여 '젠틀우먼 룩'을 유행시켰고, 김희애 역시 종전의 여성스러운 스타일링을 벗고 매니쉬한 블레이저로 공식석상을 누볐다. 한 때 섹시함의 상징이었던 김혜수도 최근 tvN 드라마 '시그널' 제작발표회에서 어깨 부문이 강조된 재킷을 착용했다.
tvN 드라마 '시그널'의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김혜수. 그녀가 선택한 룩은 어깨가 강조된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1.14.
이처럼 성별의 구분이 없는 젠더리스(genderless) 룩의 유행은 비단 수트 뿐 아니라 데님 룩에도 번진다. 채규인 디자이너는 "젠더리스 룩의 유행으로 남녀 데님의 강세를 점쳐본다"고 전했다. 레트로 룩 유행과 더불어 기존의 스키니 진의 유행은 이제 완전히 저물고 보이 프렌드 핏 데님이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SBS 드라마 '너를 사랑한 시간'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이진욱.
목동=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5.06.23
한편 성의 구별과 함께 올해 패션계는 이종간의 스타일링, 즉 하이브리드의 유행도 점쳐볼 수 있다. 정두영 디자이너는 "포멀한 코트에 스포티한 트레이닝 팬츠와 조깅화의 착장은 더 이상 이상하지 않다"라며 "올해도 포멀과 캐주얼, 스포츠 아이템 등 이종간의 믹스매치 스타일은 대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작년 자사 연예패션팀 패션자문단으로부터 찬사를 받은 배우 이진욱의 룩에서도 하이브리드에 대한 패션계의 환호가 감지된다. 당시 이진욱은 크림 색 더블브레스 수트룩에 티셔츠와 스니커즈를 신고 베스트룩 2위에 올랐다.

브랜드 KYE의 계한희 디자이너는 "개인적으로 과거부터 모피 코트에 나이키를 신는 등의 믹스매치를 선호해왔는데, 지금은 이런 믹스매치가 대중적으로 유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배선영기자 sypo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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