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전도연과 공유라는 남녀 톱스타 배우들이 한 작품에 출연한다. 정통 멜로를 기치로 내건 '남과 여'가 무대. 오는 2월 개봉 예정인 이 작품은 멜로의 섬세한 감정을 살려내기 위해 디테일에 신경을 썼다. 눈 덮인 핀란드까지 로케이션을 진행하며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애썼다.
우선 요즘 시대에 정통 멜로라는 장르가 대중에게 통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다. 영화계에서 정통 멜로를 다룬 시나리오는 귀하다. 이유는 간단하다. 흥행을 자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배우 중심의 영화가 위축되고 있는 것과 맥을 같이 한다. 공유 본인도 19일 서울 압구정CGV에서 진행된 제작보고회에서 "멜로는 요즘 거의 없어진 장르다. 영화계에서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메가폰을 잡은 이윤기 감독은 "고전적인 느낌도 있고 평범하면서도 영화적인 정통 멜로를 하고 싶었다"고 털어놨고 공유는 "어른들의 사랑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극장가에서 정통 멜로를 찾기 어려워진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멜로 자체가 '진부'해진 느낌인데다, '로맨틱 코미디'가 멜로의 주 장르로 빠르게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나를 잊지 말아요'처럼 미스터리와 멜로를 뒤섞은 혼합 장르로 분화하는 등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진부함 탈피를 위해서다. 정통멜로의 단순한 스토리라인으로는 갈수록 수준이 높아지고, 그만큼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관객의 눈높이를 맞추기 힘들다. '남과 여' 역시 무언가 특별한 '썸띵 뉴'를 담고 있지 않다면 많은 관객들의 선택을 받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
톱스타 주연작이지만 중심에 있는 전도연의 최근 연이은 흥행 성적이 썩 유쾌하지 않다는 점도 불안 요소다. 연기력으로만큼은 세계적인 인정을 받은 전도연이지만, 최근 흥행적 측면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분명 있다. 지난해 가장 최근 개봉작이었던 '무뢰한'(누적관객 41만4663명·이하 영진위 통합전산망 집계)과 '협녀, 칼의 기억'(누적관객 43만1310명) 두 작품 모두 흥행에서만큼은 '참패'라 할 만하다. 그 이전작이었던 '집으로 가는 길', '카운트다운', '하녀', '멋진 하루' 등 최근작들은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 흥행만으로 영화를 평가하고 판단할 수는 없지만, 대중 예술인에게 대중의 선택은 중요할 수 밖에 없다. 이 정도 흥행 부진이면 주연 배우로서 꽤 아픈 수준이다.
공유는 조금 나아보인다. 2011년 '도가니'는 460여만명의 관객을 모았고, 2013년 '용의자'는 손익분기점 350만을 넘어 413만 1338명의 관객을 동원한 바 있다. 반면 2010년작 '김종욱 찾기'는 흥행에 실패했다. 전도연과의 케미가 흥행 여부에 영향을 미칠 전망.
영화의 흥행 실패가 단지 대표 얼굴 배우 탓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관객들의 작품 선택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정통멜로를 표방하는 '남과 여'가 한국영화 개봉을 줄줄이 앞둔 겨울 극장가에서 존재감을 과시하며 선전할 수 있을까. 향후 멜로물 제작에 영향을 미칠 작품이라 흥행 여부에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