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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유아인 내면에 잠자던 괴물이 깨어났다. 풍문으로만 듣던 '킬방원' '흑방원'의 서막이 열렸다.
이를 엿들은 이방원(유아인)은 혼돈에 빠졌다. 정도전이 세운 나라에서 자신이 설 곳은 없었기 때문. 이런 상황에서 이방원의 마음 속 불을 지핀 건 초영(윤손하)였다. 무명의 새로운 칼로 이방원을 선택한 초영은 이방원을 흔들기 위해 무명이 이방원에게 힘이 되겠다며 "우리가 원하는 나라를 만들자"고 설득했다.
초영의 제안을 들은 이방원은 뜻 모를 어지러움을 느꼈다. 그저 방 안에 누워 괴로워했다. 마치 알을 깨고 나오는 괴물의 모습처럼 말이다.
180도 다른 마음을 품은 이방원은 다시 초영을 독대했다. 이방원은 "살생목을 어렸을 때부터 심어 왔다. 처음 심은 것이 이인겸(최종원) 나무다. 아버지에게서 힘과 기회를 빼앗았기 때문"이라며 "두 번째는 홍인방(전노민). 날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만들었다. 내게 자신의 손을 잡으라면서. 지금 처음 얘기하는 건데 나 거의 잡을 뻔했다. 그 손을 잡았다면 전혀 다른 인생을 살았을 것"이라고 속내를 드러냈다.
이방원은 정도전과 만남도 털어놨다. 그는 "그때 삼봉이 나타났다. 그분의 대업에 동참할 수 있단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 백성들이 생생지락을 함께 할 생각에 기뻤다"고 미소를 띠었다. 이어 표정이 굳어진 이방원은 "그런데 내 자리가 없대. 그 나라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알았다. 처음부터 그분의 대업에 내 자리 같은 건 없다"며 초영의 손을 잡게 된 이유를 밝혔다. 이방원은 무명의 배신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그는 "당신들은 홍륜(정두홍)을 부추겨 공민왕(이현배)을 죽이고 이인겸을 권좌에 올렸다지? 이것 하나만은 꼭 명심하라. 난 홍륜이 아니야. 날 홍륜으로 쓰려고 한다면 그것은 정말, 당신들 무명이 존재한 이래 가장 큰 착각이 될 것이다"고 섬뜩한 칼날을 드러냈다.
실로 초영을 속이기 위한 술책이었지만 이방원의 말은 결코 거짓이 아니었다. 초영에게 말을 하면 할수록 이방원은 진심을 드러냈다. 존경하는 아버지, 존경하는 스승님에게도 털어놓지 못한 이방원의 흑심(黑心)이었다.
'흑방원'으로 완벽히 거듭난 이방원은 마지막으로 자신의 유일한 정인인 분이(신세경)를 찾아갔다. 그는 눈밭을 걸어가는 분이에게 눈싸움을 걸며 잠시나마 어릴 적 그때로 돌아갔다. 신나게 눈밭을 뒹군 두 사람. 숨이 턱까지 차오를 정도로 뛰어논 두 사람은 그대로 눈밭에 누웠다.
모처럼 해맑게 웃는 분이를 보며 이방원은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이방원은 "분아, 이제 놀이는 끝났어. 이제 더이상 너랑 이렇게 놀 수 없을 것 같아"라고 고백했다. 자신이 가장 지켜주고 싶었던 분이의 손을 놓아야 하는 이방원은 세상에서 가장 슬프고 서글프게 울었다.
마지막 연정까지 모두 털어낸 이방원의 전쟁은 시작됐다. '아이너마이트(유아인+다이너마이트)' 심지에 불이 붙었고 본격적인 피의 카운트다운에 돌입한 '육룡이 나르샤'. 누구도 막을 수 없는 폭두 이방원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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