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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월드 유니버시티' 韓대표 이주연 "美, 당당함서 나오는것"

최보란 기자

기사입력 2016-01-14 12:58


13일 중국 베이징 중지아 펠라스 핫 스프링 호텔에서 '제27회 월드 유니버시티 피스 코프' 본선대회 행사가 열렸다.
1986년 UN이 제정한 '세계평화의 해' 선포를 기념하기 위해 유엔 산하 NGO기구인 세계대학총장회의(IAUP)가 후원, 설립한 '월드 유니버시티 피스 코프(World University Peace Corps)'는 세계대학문화축제이며 세계대학생평화사절단을 뽑는 행사다. 올해로 27회를 맞은 세계대회 본선은 중국 베이징과 샤먼(복권성)에서 펼쳐진다.
본선 대회를 앞두고 대회에 참석한 40여 명의 각국 참가자들이 리허설 등 대회 준비를 하고 있다.
프로필 촬영에 임하고 있는 한국대표 이주연
베이징(중국)=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6.01.13

[베이징(중국)=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세계 유수의 대학 출신 재원들이 중국 베이징에 모였다. 14일 막을 올리는 제27회 월드 유니버시티 피스 코프(World University Peace Corps)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올해 대회는 전 세계 70여개국에서 대표로 선발된 70여명의 후보들이 참가했다. 지난 2014년 열렸던 월드 유니버시티 한국 대회에서 지·덕·체 중 '체'로 선발된 이주연 양도 한국 대표로 출전했다.

한국 대회 당시 성균관대 경제학과 4학년에 재학중이었던 이 양은 지난해 8월 대학을 졸업하고, 현재는 연세대 대학원 언론학과에서 수학하고 있다. 대학원에서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공부하고 있는 이 양에게 이번 대회는 전 세계 대학생과 교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

"사실 오긴 전에는 걱정을 많이 했어요. 막상 와보니 외국 친구들이 아주 친절하게 대해주고 합숙 생활도 즐거워요. 무엇보다 이 대회가 단순한 미인대회가 아니기에 사명감이라던지 자부심도 큰 것 같아요. 다들 나름의 목표가 뚜렷한 친구들이어서 함께 생활하며 배우는 것도 많고요. 참가자들도 여느 미인 대회와는 다르다는 생각을 갖고 있고, 그래서인지 임하는 자세도 진지한 것 같아요."

이 양은 향후 미디어업계에 종사하고 싶다는 꿈을 가지고 있는데, 실제 조수빈 KBS 아나운서, 김초롱 MBC 아나운서 등 이 대회 출신 여성 언론인이 적지 않다. 영화배우 알랭 드롱의 전 부인이자 저널리스트로 활동 중인 로잘리 반 브레멘이 월드 유니버시티 1회 대회 우승자이기도 하다.

"아직 1학년이라 구체적인 전공을 정하지는 않았지만, 대학원에 와서 'H.C.I'(휴먼 컴퓨터 인터렉션)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컴퓨터와 사람간의 상호작용에 대한 학문인데, 결국 미디어가 사람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공부를 하는 것이거든요. 앞으로 미디어업계에서 일하고 싶다는 희망을 갖고 있어요."

한국 대회에 출전을 계획한 친구의 이야기를 들은 이 양은 월드 유니버시티 피스 코프의 대회 취지에 공감해 함께 지원서를 냈다. "대회를 통해 같이 봉사활동도 하고 대회가 끝난 이후에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소통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 재미있는 경험이 될 것이라 여겼다"는 것. 이 양은 "뜻밖에 좋은 결과까지 얻어 이렇게 세계대회까지 오게 됐다"며 "평소 외모에 자신이 있는 편은 아니었는데 대회를 통해 용기를 얻고 싶은 마음이 있었고, 다양한 친구를 만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출전 계기를 밝혔다.


프로필 촬영에 임하고 있는 한국대표 이주연
베이징(중국)=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6.01.13
걱정 반, 기대 반의 세계 대회는 막상 경쟁적이기보다는 수학여행을 온 듯 화기애애한 분위기다. 시사적인 주제로 진지한 토론을 나눌 때도 있지만, 여느 여대생들과 마찬가지로 헤어 스타일링이나 메이크업 등에 대해 수다를 떨기도 한다.


"참가자들이 대체로 친절하고 착해요. 아무래도 대회다 보니까 경쟁심이 클 줄 알았는데, 오히려 서로 도와주고 그런 부분들이 좋더라고요. 대화 주제도 다양해서 '너희 나라에서는 이런 단어를 어떻게 표현 하느냐'라는 언어적인 부분부터 '뉴질랜드 국기가 바뀌냐, 안 바뀌냐 논쟁이 있다'는 시사적인 부분까지 많은 얘기를 나눠요. 같이 모여서 게임을 하거나, 뷰티팁에 대해서 공유하기도 하고요."

분위기는 이처럼 유쾌하지만, 참가자들은 각기 자국을 대표한다는 마음을 잊지 않고 있으며 자부심 또한 상당하다. 무엇보다 서로의 이미지가 곧 그 나라의 이미지와 직결된다는 생각으로 매 행동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저희끼리 부를 때 아무래도 이름을 일일이 기억하기 어려우니까 국가 이름으로 많이 부르거든요. '미스 코리아', '미스 뉴질랜드' 이런식으로 호칭해요. 그러다 보니 제 행동이 곧 한국인에 대한 시선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전 세계에서 온 친구들에게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고 싶어요."

세계 참가자들과 함께 생활하기 때문에 의사소통은 물론 국제 매너에 대한 지식도 필수적. 이 양의 경우도 유창한 영어로 해외 친구들과 불편함 없이 대화를 나눴다. 언어적인 부분에서 스스로 공부도 했지만, 문화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학창 시절 잠깐의 해외 체류 경험이 도움이 됐다고 한다.

"중학교 때 미국에서 1년 6개월 정도 살다 온 적이 있어요. 아버지 업무상의 이유로 가족이 함께 갔었죠. 그때 중학교가 스탠포드 근처에 있었는데, 50~70여개 정도되는 국가 출신 친구들이 다 모여 있었어요. 영어 뿐 아니라 국제적인 에티켓이나 문화를 배울 수 있는 기회였죠. 잠깐이었지만 그 때 경험이 이번 대회에서도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또 제가 친구를 금방 사귀는 편이라, 그런 점도 이번 대회를 즐길 수 있게 하는 힘이 된 것 같아요."


프로필 촬영에 임하고 있는 한국대표 이주연
베이징(중국)=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6.01.13
월드 유니버시티는 여느 대회와 달리 다양한 주제에 대한 포럼을 진행한다는 것이 큰 차별점이다. 미모와 지성을 겸비한 최고의 재원을 가리기 위한 대회인만큼, 세계적 공통 이슈에 관해 서로의 의견을 교류하는 포럼이 대회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포럼이나 봉사활동 등 다양한 활동이 있다는 점도 월드 유니버시티 피스 코프만의 차별점인 것 같아요. 포럼을 통해 테러 등 세계적인 이슈에 관한 다른 나라 젊은이들의 생각에 대해 알아보고 싶어요. 포럼 주제는 당일날 현장에서 알려줘요. 충분한 대비는 했다고 하기 어렵지만, 최근 3개월간 경제지를 꾸준히 구독했어요. 환경이나 경제 포럼 관련 기사도 챙겨보고, 개최지인 중국 경제에 관해서도 공부하고 있어요."

끝으로 이 양이 생각하는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건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아름다움이란 결국 당당함이 중요한 것 같아요. 사람마다 그 기준은 다르겠지만, 확실히 태도가 당당하고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이 있는 친구들을 대할 때면 '아름답구나'라는 것을 느끼게 돼요. 그런 부분들이 확실히 외면을 넘어서 사람을 아름답게 보이게 하는 결정적인 요소가 되는 것 같아요."

한편, 월드 유니버시티 피스 코프는 1986년 UN이 제정한 '세계평화의 해' 선포를 기념하기 위해 유엔 산하 NGO기구인 세계대학총장회의(IAUP)에서 후원, 설립한 세계대학문화축제이며 세계대학생평화사절단을 뽑는 행사다.

지난해까지는 공식 명칭을 월드 미스 유니버시티(World Miss University : WMU)로 사용했으나 WMU 사무국 본부가 미국 뉴욕으로 이전한 이후 미국뉴욕정부의 인가를 받은 재단법인(비영리단체)으로 승격됨에 따라 공식 명칭을 변경했다.

올해 대회는 중국조직위원회와 중국대외우호협회(외교부)가 기획, 후원하고 중국사회복지기금회와 중국사회부조기금회가 주관한다.

14일 북경대학교 백년기념관에서 개막식을 시작으로 북경과 상해 등에서 본선 일정을 소화한 뒤, 오는 27일 샤먼(복권성)에서 본대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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