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처음부터 치정극이라 밝혔다면 어땠을까.
13일 방송된 KBS2 수목극 '장사의 신-객주 2015(이하 객주)'에서는 매월(김민정)의 악행이 만천하에 드러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매월은 신석주(이덕화)를 치려던 길소개(유오성)와 손잡고 천봉삼(장혁)과 조소사(한채아)의 아들 유수를 유괴했다. 길소개는 유수를 신석주에게 데려다줬고 신석주는 이를 크게 축하했다. 그러나 조소사와 송만치(박상면)가 들이닥쳐 "유수는 신석주의 아들이 아니다"라고 폭로했고 체면이 땅에 떨어진 신석주는 앓아 누웠다. 그런 신석주에게 길소개는 퇴진을 요구하는 한편 매월과 함께 조소사를 없앨 궁리를 했다. 이때 천봉삼이 유수 유괴사건의 전말을 알고 분노하는 모습이 그려져 앞으로 매월이 어떤 결말을 맞을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현재 '객주'가 수많은 네티즌들에게 질타받고 있는 이유는 딱 하나다. '장사의 신'이라는 타이틀과 맞지 않게 장사 이야기는 뒷전이고 매번 치정 복수극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원작 소설을 드라마화 할 때 어느 정도 극성을 띄도록 각색할 것이란 예상은 했지만 '객주'의 경우는 조소사와 천봉삼, 매월의 삼각관계를 너무 크게 키웠다. 세 사람의 러브라인에 운명, 출생의 비밀 등 각종 요소들을 버무리면서 정작 집중해야 할 상인들의 이야기보다는 치정 복수극의 느낌을 내고 있다. 특히 매월은 일반 막장극의 악녀처럼 갈수록 도가 지나치는 악행을 일삼아 시청자의 분노 게이지를 높이고 있는 중이다.
이럴 바에는 차라리 처음부터 '천봉삼의 거상 성공 스토리'라는 테마 대신 천가객주를 둘러싼 암투와 치정 멜로 정도로 테마를 잡았다면 지금같은 반응이 나오지 않았을텐데 안타까울 뿐이다.
시청자들은 '장사 얘기 기다리다 지친다', '매월 보기 싫다', '이젠 아예 산으로 갔다'는 등 쓴소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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