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중국발 표절 사건이 다시 한번 불거졌다.
중국 상해 동방위성 TV 예능 프로그램 '사대명조'가 KBS2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를 표절했다는 논란에 휘말렸다. '안녕하세요'는 신동엽 이영자 컬투 등 4명의 MC가 신청자의 사연을 소개하고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본 뒤 '고민이다'라고 생각되는 사람들이 투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다. '사대명조' 역시 똑같은 포맷이다. '안녕하세요'처럼 '사대명조'도 신청자가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오는 등 디테일한 부분까지 비슷하다. 그러나 '사대명조' 측은 "참고만 했을 뿐 표절은 아니다. 특히 토크쇼는 표절할 수 없는 프로그램이다. 누가 무슨 얘기를 하는지에 따라 내용이 달라지기 때문"이라며 "'사대명조'는 중국인들이 가진 독특한 가치관이 만들어 낸 고민이다. 또 개성있는 4명의 MC가 독창성을 불어넣는다"고 표절 사실을 부인했다.
현재 KBS 측은 방송 중지 요청 공문은 12일 발송한 상태다. 만약 상해 동방TV의 입장 변화가 없다면 중국 규제기관인 광전총국에 행정적 규제를 요청함과 동시에 법적 구제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문제는 중국의 표절 사건이 '안녕하세요'가 처음이 아니라는 것. MBC '무한도전'을 베낀 중국 동방위성TV '극한도전', JTBC '히든싱어'를 베낀 중국 동방위성TV '음장적가수' 등이 방송됐다. 방송 뿐 아니다. K-POP 아이돌의 히트곡을 무단으로 베끼거나 대놓고 뮤직비디오를 표절하는 일도 빈번했다.
잦은 표절 논란에 중국인들도 부끄러워 하고 있다. 중국 네티즌들은 '수치스럽다', '한국 예능 베끼기 말고 할 줄 아는 게 없는가'라는 등 쓴소리를 남기고 있다.
자국 국민들의 반응도 좋지 않은데 도대체 왜 중국 방송사는 한국 예능 프로그램을 표절하는 걸까. 한 방송사 PD는 "최근 중국에 K-예능 바람이 불고 있다. 판권을 많이 사기도 하고 한국 예능에 대한 관심이 높다. 판권을 사면 제작 PD들이 현지에 건너가 노하우를 전수해주기도 하는데 그때마다 가장 놀라는 것이 바로 한국 예능의 카메라 기법이다. 중국은 소위 말하는 떼샷을 선호하는 한편 한국은 출연진 한 사람 한 사람을 밀착 마크하며 그림을 만들어낸다. 그 점에 일단 놀란다. 기술도 그렇지만 아이템 자체에도 놀란다. 중국은 아직 정부 차원의 규제가 많아서인지 아이템이 다양하지 않다. 그래서 한국의 리얼 버라이티에 큰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국에 K-드라마, K-예능 열풍이 부는 것은 많다. 그러나 판권을 사는 등 정식적인 절차를 밟으려면 기간도 비용도 오래 걸리고 심의 절차도 밟아야 하지 않나. 그러니 그냥 표절을 하는 것 같다. 실제로 중국 방송가에는 한국 TV만 전문적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다. 거기에서 아이템을 찾는 거다. 아마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지방 소규모 방송국까지 찾아보면 표절 사례는 얼마든지 더 나올 수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렇다 할 대책이 없다. 한 관계자는 "법적 조치를 취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되면 시간과 비용이 훨씬 많이 들어간다. 그마저도 적극적, 공격적 조치를 할 순 없다. 공문을 보낸다고 듣는 것도 아니고 난감한 노릇"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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