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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남편은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사실상 누가 덕선의 남편인지는 이제 중요하지 않다. 그동안 '응답하라' 시리즈가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건 그 시대를 관통하는 핵심을 잘 잡아냈기 때문이다. '응답하라 1997'에서는 '아이돌 팬덤 문화'를 통해 H.O.T와 젝스키스 등 1세대 아이돌에 열광했던 세대들의 추억을 소환했다. '응답하라 1994'에서는 서태지와 아이들이란 시대적 아이콘을 내세웠고 '영원한 오빠 '이상민 등 슈퍼 스타들이 탄생했던 농구 대잔치를 테마로 했다. 어쨌든 그 시대를 풍미했던 테마를 두고 그 안에서 이웃들의 따뜻한 이야기를 버무렸던 것이 '응답하라' 시리즈의 인기 비결이었다.
그러나 '응답하라 1988'은 전혀 그렇지 않다. 물론 초반에는 쌍문동 골목길 식구들의 다정다감하고 소소한 일상들이 큰 공감대를 형성하며 감동까지 안겼다. 그런데 갈수록 '남편 찾기'에 집착하는 모양새다. 시청자들이 관심을 보인다고 러브라인을 꼬고 훼방놓고 덕선의 마음을 숨기며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 이제 종영까지 단 2회만 남겨놓고 있는 상황이다. 비록 중간엔 잠시 삼천포로 빠져 시청자들에게 '남편 찾기'를 강요, 역대 '응답하라' 시리즈 중 최고 졸작이라는 혹평을 얻기도 했지만 마지막엔 초심을 찾으면 어떨까. 처음처럼, 그리고 역대 '응답하라' 시리즈처럼 따뜻하고 훈훈한 우리네 이야기로 여운을 남기며 유종의 미를 거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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