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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고구마 드라마 TOP3, 시청자 속 터져야 시청률도 터지나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6-01-10 15:32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속이 터져야 시청률도 터지는 걸까.

'고구마'라는 단어가 각광받고 있다. 고구마를 먹을 때 동치미나 물을 함께 먹지 않으면 목이 꽉 막힌다. 이 정도로 답답한 상황이나 인물을 봤을 때 우리는 '고구마'라는 수식어를 붙인다. 드라마도 마찬가지다. 복장 터지는답답함으로 중무장, 시청자들을 갑갑하게 만들고 있는 '고구마 드라마'를 꼽아봤다.


대놓고 고구마 '내 딸 금사월'

MBC 주말극 '내 딸 금사월'은 테마를 '고구마'로 잡을 기세다. 작품 전반에 고구마의 기운이 넘쳐 흐르고 있다.

주인공 금사월(백진희)은 좋게 말해 긍정론자이고, 나쁘게 말하자면 가진 것 하나 없으면서 기운만 뻗치는 오지라퍼다. 강만후(손창민)의 악행을 세상에 밝히겠다며 동분서주 하지만 이렇다 할 대책은 없다. 부와 권력이란 갑옷을 휘감은 강만후에 회유당한 이들을 설득하려 하지만, 그럴 수 있는 무기도 없다. 오로지 '진심'과 '동정'에 호소하고 있다. 그렇다면 조금은 수월한 오혜상(박세영)에게라도 속 시원한 복수를 해야 할텐데 그렇지도 않다. 그저 오혜상의 마수에 걸려들어 누명을 쓰고 눈물만 흘릴 뿐이다. 그의 억울함은 친엄마 신득예(전인화)와 연인 강찬빈(윤현민)이 풀어줄 뿐이다.


가진 게 없다면 실력이라도 키워야 할텐데 도무지 건축엔 관심이 없다. 간신히 편입에 성공해 놓고도 공부는 하지 않는다. 건축보다는 주오월(송하윤)의 엄마, 동네 홍반장, 아이들 보모, 본죽 알바생으로서의 역할에 치중하고 있다. 말로는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집을 짓는 건축사가 되겠다고 하지만 이렇게 건축 공부와 담을 쌓고 지내면서 꿈을 이룰 수 있을지가 미지수다.


다른 걸 다 떠나 주오월과의 관계도 답답하다. 가족들과 있을 때처럼 본명을 불렀다면 일찌감치 감동의 부녀상봉이 이뤄졌을 텐데 신기하게도 꼭 주오월의 친부 주기황(안내상)과 친오빠 주세훈(도상우)이 있을 때만 '이홍도'라는 이름을 부른다. 심지어 희대의 악녀 오혜상이 주세훈과의 결혼에 골인해 주오월이 시댁 식구라는 것까지 알았는데도 금사월만 아무것도 모른채 방방 뛰고 있다. 지켜보는 시청자 입장에서는 속이 터질 노릇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내 딸 금사월'은 9일 방송된 36회가 30.7%(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 주말극 1위 자리까지 꿰찼다.



장사는 언제 시작하나 '장사의 신-객주 2015'

KBS2 수목극 '장사의 신-객주 2015(이하 객주)'도 만만치 않다. '객주'에는 장사를 제외한 모든 게 있다.

배신과 복수, 음모가 있다. 길소개(유오성)는 천봉삼(장혁)을 배신했고, 천봉삼은 길소개와 신석주(이덕화)에게 복수를 다짐했지만 아직 이렇다할 결과를 내진 못했다. 매번 길소개가 파놓은 함정에 걸려들 뿐이다. 누명을 쓰고 복수를 다짐하고 실패하는 일의 연속일 뿐이다. 길소개를 꺾고 도접장 선거에 당선되면서 이제 장사 좀 하려나 했더니 이번엔 길소개가 덕장에 불을 질러버렸다. 천봉삼과 길소개의 음모와 복수 스토리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사랑과 전쟁도 볼 만 했다. 조소사(한채아)는 신석주에게 팔려갔다. 신석주는 조소사를 후첩으로 두고는 대를 잇기 위해 조소사와 천봉삼의 동침을 주선했다. 조소사와 천봉삼 사이에는 아이가 생겼고, 천봉삼이 아이 핏줄에 의문을 품으면서 조소사와 맺어졌다. 매월(김민정)은 천봉삼이 자신이 기다리던 운명의 남자라며 시도 때도 없이 대시한다. 그러나 천봉삼이 조소사와 혼인하자 복수를 다짐하며 길소개를 돕고 나섰다. 어떻게 보면 스토킹이나 다름 없다.

'객주'는 41회로 마무리 되는 작품이다. 그런데 29회가 방송되는 동안 정말 '장사의 신'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장사 얘기는 없었다. 이쯤되면 제목을 '장사의 신'이 아닌, '천봉삼의 인간극장' 내지는 '위기의 신' 정도로 바꿔야 한다는 비아냥까지 나온다.

그러나 '객주' 역시 10%대 시청률을 회복하며 수목극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코난 놀이 '응답하라 1988'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은 떡밥만 난무하고 답은 없다. 종영을 단 2회 남겨놓고도 덕선(혜리) 남편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골목길 식구들 중 선우(고경표), 정봉(안재홍) 등 조연 캐릭터는 물론 카메오로 등장한 쓰레기(정우)까지 사랑찾기에 성공했는데도 아직 덕선의 러브라인은 오리무중이다. 초반 '어남류'(어차피 남편은 류준열)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정환(류준열) 캐릭터가 유력한 남편 후보로 떠올랐지만 9일 방송에서는 덕선에게 고백하고도 모든 걸 장난으로 돌려버린 탓에 답답함을 더했다. 그런 가운데 택(박보검)이 치고 올라왔다.



사실 정환이든 택이든 누가 덕선의 남편이 되느냐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시청자들이 덕선 남편 찾기에 열을 올린다고 일부러 극 진행을 꽈배기처럼 꼬아 놓는 제작진이 문제다. 사람 고백까지 장난으로 변질시켜 버리는 뒤통수 치기는 화제 만들기를 위한 방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아무리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게 '응답하라' 시리즈의 시그니쳐이긴 하지만, 이번 방송은 도가 지나쳤다는 의견이 많다. 과도한 떡밥을 투척하면 물고기도 죽는 법이다. 정직한 물갈이가 필요한 시점이다.

어?든 '응답하라 1988' 역시 9일 방송된 18회가 17.8%(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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