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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왕관이 없어도 왕은 왕이었다.
하지만 올해 유재석은 대상 트로피를 김구라에 양보했다. 김구라는 올 한해 동안 예능계 전반에서 활발하게 활동했고 그 중 MBC 예능에서 맹활약했다. MBC 간판 토크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은 '라디오스타'를 비롯해 '마이 리틀 텔레비전', '복면가왕', '능력자들' 등 MBC에서만 4개의 고정 프로그램 MC를 꿰찬 그에게 첫 대상의 영광은 어찌보면 당연했다.
비록 대상은 아니었지만 유재석은 시청자 마음 속 영원한 대상이었다. 베테랑 예능인으로서 본인 또한 이날 대상의 향방이 어느 쪽에 더 큰 의미를 줄지 알고 있을 것. 유재석은 레드카펫에서 "올해는 김구라가 받는 게 맞지 않나 생각이 든다"라는 말로 수상에 대한 욕심을 버렸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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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MBC는 유재석 개인 보다는 10주년을 맞은 '무한도전' 팀 전체의 공을 칭찬했다. 유재석은 대상 대신 '무한도전' 멤버들과 함께 공로상과 시청자가 뽑은 올해의 예능프로그램상을 수상했다. 이는 예견된 결과였지만, '국민 예능'이라는 수식어를 얻은 '무 도전'의 힘을 다시금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유재석은 수상자들이 발표될 때마다 환한 웃음을 지으며 진심으로 축하했다. MBC 예능의 출연자들이 준비한 축하 공연 때는 자리에서 일어나 함께 춤추며 시상식을 즐길 줄 아는 면모를 과시했다. 김구라의 대상 수상에는 가장 먼저 기립해 뜨거운 박수로 축하했다.
김구라 또한 자신과 대상 후보로 경합한 유재석에 대해 "내가 유재석을 프로그램에서 종종 헐뜯곤 했다. 하지만 같은 예능인으로서 경외감을 느낀다"라며 존경을 표했다.
진정한 1인자는 관이 없어도 그 자태가 드러나는 법. 이날 유재석의 모습은 다시 한 번 시청자들에게 '역시 유재석'이라는 말을 되뇌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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