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안타깝다.
SBS '가요대전'이 참신한 아이디어에도 엉성한 구성과 음향으로 도마 위에 오랐다. 기획 자체는 참신했다. 가수들의 미공개 무대가 펼쳐졌고 역대급 콜라보 무대도 탄생했다. 아이유는 미니4집 '챗셔' 타이틀곡 '스물셋'을 첫 공개했고 아이콘도 24일 발표한 신곡 '덤앤더머'와 '왜또'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에이핑크 정은지, 마마무 솔라, 에일리, 에프엑스 루나는 진주 '난 괜찮아'를 파워풀하게 불렀고 혁오와 아이유의 '공드리'와 '무릎'은 달달한 감성을 전달했다. 엑소 첸 백현, 샤이니 태민은 각각 고 김광석 김현식 유재하 헌정 무대를 완성했다.
이처럼 기획 자체는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역대급 무대'임에는 확실했다. 그러나 이밖에 모든 것이 문제였다.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음향이다. 매년 가요 시상식 무대마다 음향 문제가 일곤 하지만 이번엔 좀더 심했다. 순식간에 노래 잘하는 가수들이 음치 박치로 전락할 기세였다. 비투비 무대 이전엔 스태프의 목소리가 섞여 나와 팬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이쯤되면 음향 논란 정도가 아니라 끔찍한 참사에 가깝다. 지나치게 화려한 조명은 가수들의 얼굴을 묻어버렸고 무대를 살리고자 계속 풀샷처리를 하는 바람에 가수들의 얼굴 보기도 어려웠다.
엔딩은 역대급 해프닝이었다. '라이브'라는 표식을 달아놓고 싸이 연말 공연 '공연의 갓싸이' 실황을 내보낸 것. '라이브'라는 뜻을 정녕 몰랐던 것인지, 아니면 제작진이 전국민을 상대로 낚시질을 한 것인지 저의가 궁금해지는 순간이었다.
어쨌든 '가요대전'은 마무리됐다. 시청자들은 '발영상, 발음향', '90년대를 보고 배워야 할 듯', '싸이 공연 뭐냐'라는 등 쓴소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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