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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드컵 우승을 못하면 실패라고 생각한다." vs "우리는 우승이 너무 간절하다. 세계 최고를 넘어서야 한다."
이유는 달랐지만 우승에 대한 목표는 똑같았다.
지난해까지 4번의 롤드컵에서 한국팀은 2연속 우승을 차지했지만, 올해는 사상 처음으로 한국팀끼리 결승전에서 맞붙게 됐다. SKT는 4강전에서 유럽의 오리진을, 그리고 KOO는 역시 유럽의 프나틱을 꺾으며 결승에서 만났다.
두 팀은 이미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롤챔스) 스프링 시즌에서 만난 경험이 있어 서로를 너무 잘 알고 있다. 한국 팬들로선 한국팀의 롤드컵 3연패가 이미 확정됐기에 마음 편하게 경기를 볼 수 있겠지만, 두 팀의 입장에선 차라리 다른 지역 팀들을 만났다면 부담이 덜했을 것이다. 이는 인터뷰에서 잘 나타났다.
KOO 정노철 감독은 "SKT가 4강에서 떨어졌으면 하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다. 그만큼 SKT는 세계 최강이기 때문이다"라면서 "하지만 세계 최강을 넘어야 우리가 그 자리를 물려받게 되고 가치가 높아진다. 충분히 넘어설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SKT 김정균 코치는 "한국에서 1위에 올랐을뿐 아니라, 이번 롤드컵에서도 4강전까지 전승을 기록하며 결승까지 왔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롤드컵을 제패하지 못한다면 실패한 시즌이라고 생각한다.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코치는 "너무 잘 알고 있는데다, KOO의 기세가 좋기에 최종 5세트까지 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쉽지 않은 승부를 예측했다.
상대에 대한 평가에선 SKT가 조금 더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다. 김 코치는 "KOO가 초반 라인전에서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를 잘 이용해 우리만의 스노우볼을 굴린다면 좋은 결과가 예상된다"고 말했고, 정 감독은 "아직 보여주지 않은 카드가 있다. 이를 결승에서 보여줄 수 있다면 승리는 우리의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날 가장 큰 관심을 받은 선수는 단연 SKT의 세계적인 미드 라이너 '페이커' 이상혁이었다. 2013년 롤드컵에 이어 두번째 롤드컵을 맞은 이상혁은 "2년전에는 처음으로 해외팀을 만나기에 긴장이 많았지만 이제는 차분하게 상대할 수 있고 자신감도 더 크다"고 말했다. 이상혁을 결승전에서 1세트부터 기용하기로 한 김 코치는 "상혁이가 실력적인뿐 아니라 모든 부분에서 완벽한 상황이기에 당연했다"고 밝혔다. KOO팀의 '호진' 이호진은 "'페이커'가 강한 부분은 당연히 실력이 워낙 뛰어나다. 여기에 자신감도 상당히 넘친다. 하지만 이로 인해 약점이 노출되기도 하는데 다른 동료들이 잘 받쳐주기에 더욱 좋은 성적을 유지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한편 해외 미디어의 관심은 한국 선수들이 해외로 많이 유출되고 있음에도 여전히 강세를 유지, 결승에 2개팀이 올라온데 있었다. 이에 대해 SKT 김 코치는 "인력 유출이 있기는 하지만 강한 면모를 유지하는 것은 무엇보다 한국팀 선수들이 더 많이 그리고 더 간절하게 노력한 결과"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하지만 다른 지역에 대한 수준 평가에 대해 김 코치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비록 한국팀의 경기 결과는 좋았지만 연습 때는 해외팀 성적이 좋을 때도 많다. 정상의 자리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선 계속 노력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베를린(독일)=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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