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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츤데레', 차도남의 진화…나만 알고픈 다정함 '심쿵'

최보란 기자

기사입력 2015-10-23 10:17


(왼쪽위부터 시계방향)MBC '그녀는 예뻤다', KBS2 '발칙하게 고고, MBC '내 딸, 금사월', tvN '두번째 스무살' <사진=방송화면>

[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츤데레', 많은 사람들 앞에선 차갑지만, 좋아하는 사람에만 유독 태도가 180% 바뀌는 캐릭터를 뜻하는 일본식 표현이다. 차가운 태도 속에 따뜻한 배려심을 감춘 캐릭터를 칭하는 표현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최근 안방극장에 이 같이 겉으로는 차갑지만 남모르는 따뜻함을 지닌 남자, 혹은 모두에게 까칠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에게만 다정한 남자 캐릭터가 인기다. 나쁜 남자에 대한 드라마 속 로망이 남들에겐 차갑지만 나에게만은 따뜻한 '츤데레' 캐릭터로 진화해 가고 있다. 무뚝뚝한 그가 나에게만 보여주는 미소는 몇 배나 더 환해 보이기 마련. 이들은 다른 사람 몰래 나만 알고픈 매력을 발산하며 여심을 흔들고 있다.

박서준, 지랄준vs스윗준 '하이드'

MBC 수목극 '그녀는 예뻤다'에 등장하는 지성준(박서준)은 모두에게 까칠해도 내 사랑에게만은 따뜻한, 태도 변화가 확실한 캐릭터다. 일에 있어서 완벽주의자에 가까운 그는 회사에서 뒷담화의 단골 소재다. 시간 약속에 어긴 직원에게 "나가라"며 독설을 서슴지 않고, 작은 실수도 용납하지 못한다. '지랄준'이라는 별명이 모든 상황을 한 번에 설명한다.

하지만 지성준은 자신의 첫사랑이라고 믿고 있는 민하리(고준희) 앞에서만은 세상에 둘 도 없는 다정한 태도로 변신했다. 초반 그의 까칠함과 다정함을 오가는 이중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모았다. 하리에 대한 의리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마음 속에 파고드는 김혜진(황정음)을 일부러 더욱 독하고 차갑게 대했을 정도. 혜진에게 취한 태도를 통해 그가 정말 자신의 사람에게만 마음을 여는 인물임이 분명해졌다.

평상시 태도가 차가울수록 이따금 보여주는 그의 배려는 더욱 따뜻하게 느껴진다. 감기에 걸린 혜진의 책상에 바이러스 퇴치에 좋다는 양파를 올려두는가하면 감기약을 샀다가 미처 전해주지 못해 진땀 빼는 모습, 약기운에 취해 잠든 혜진의 머리를 손으로 받쳐주는 등 작은 행동들이 유난히 시청자들을 설레게 만든 이유다.

이원근, "오다 주웠다" 타입의 '상남자'

KBS2 '발칙하게 고고' 속 김열(이원근) 또한 무심한 듯 강연두(정은지)를 챙기는 자상함으로 시청자를 설레게 하고 있다. 김열은 고등학생 캐릭터임에도 불구, 달달한 순애보는 물론 박력 넘치는 사랑법으로 누나들의 심장을 제대로 저격하고 있다.


알쏭달쏭한 미소로 일관하며 연두에 대한 마음을 드러내지 않았던 김열은 조금씩 마음을 드러내 시청자를 조급하게 만들고 있다. 열은 비가 와서 곤란해 하는 연두 앞에 나타나 자신의 우산을 넘겨주고 떠나면서도 혹 자신의 마음을 들킬까 "이 우산 속에 너랑 둘이 있으면 진짜 안 될 것 같거든"이라고 핑계를 대며 귀여운 면모를 보였다 기숙사 점호 시간에 늦어 벽을 타고 올라야 했던 열은 연두를 신경쓰지 않는 것처럼 하다가, 이내 다시 돌아와 강연두를 챙기는 자상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윤현민, "지켜보고 있다" '키다리 아저씨'

MBC '내 딸, 금사월' 강찬빈(윤현민)은 금사월(백진희) 앞에서는 쿨한 척 하면서 뒤에서 그녀에 대한 걱정으로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주고 있다. 윤현민은 사월 앞에서 '핵싸가지' 취급을 받으며 티격태격 하면서도 점점 사월에 빠져드는 찬빈을 열연하며 두 사람의 로맨스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찬빈은 '마봉녀에게 조언을 받으라'는 사월의 미션 수행 완수를 위해 뒤에서 지켜보고, 앞에서 조언하는 등 사월을 도우며 '키다리 아저씨'로 맹활약했다. "너 고구마 맞지? 사람 속 꽉 막히게 하는 재주는 타고 났다"라고 핀잔을 주면서도 사월을 직접 마봉녀가 있는 공항으로 데리고 가는 등 안팎으로 도왔다.

또 자꾸 사월을 프로젝트에서 배제하려는 오혜상(박세영)의 말을 끊고 "테스트까지 어렵게 통과해놓고 당연히 (프로젝트) 준비해 와야지"라며 은근히 사월을 챙기거나, 홀로 떨어져 앉아있는 사월에게 다가가 까칠하게 쏘아 붙이는 이면에 살가운 마음을 드러내 시청자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이상윤, 몰래 행복을 연출하는 '시라노'

지난 17일 막을 내린 tvN '두번째 스무살'의 차현석(이상윤)도 빼 놓을 수 없는 츤데레. 차현석은 20년만에 눈앞에 나타난 첫사랑 하노라(최지우)가 시한부 인생이라고 오해, 그녀가 행복한 죽음을 맞을 수 있도록 도우려다 다시금 사랑에 빠지는 인물.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린 이들의 사랑 뒤에는 '시라노'처럼 보이지 않는 연출로 노라를 지킨 현석의 순애보가 있었다.

지적이면서도 은근한 허당에, 본심을 숨기고 툭툭거리는 차현석은 이상윤이라는 배우가 갖고 있는 매력을 극대화하는 캐릭터였다. 노라와 동창인 현석은 그녀 앞에서는 늘 고등학생으로 돌아갔고, 만나기만 하면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우정인지 사랑인지 헷갈려 둘의 관계를 더욱 궁금하게 만들었다. 그토록 감정을 숨겨왔기에 후반부에 이르러 본격적으로 마음을 부딪히는 모습이 더욱 크게 다가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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