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무상이었지만 남은 것은 분명히 있었다. '차광해' 차승원이 이연희와 화기도감을 살리는 비책을 남긴 채 외로운 유배행을 떠났다.
폐위되기 전 정명을 마지막으로 만난 광해는 "정명아 오늘 잠시 불의에 무릎을 꿇는다 해도 스스로의 절망에 져서는 안 된다"며 마지막 당부를 남긴 후 인우(한주완 분)에게 포박되어 간다. 이에 정명은 "용서한단 말도 못했습니다. 고마웠다는 말도 못했습니다. 오라버니"라고 부르짖으며 오열했다. 자신을 인정하지 않았던 선조에게 "나는 아버지와는 다른 군왕이 되겠습니다"라고 말했던 야심에 가득했던 광해는 자신이 인정하지 않았던 능양에게 또 다시 왕권을 빼앗기고 말았다. 강력한 왕권을 위해 인간임을 버리기도 했고, 중립 외교를 하기 위해 중신들을 꺾고 힘겨루기를 하기도 했지만 결국 능양에게 무참히 무릎을 꿇으며 역사는 돌고 돈다는 것을 증명했다. 광해는 마지막 편전에서 능양을 향해 "너는 결코 아직 승리하지 못했다 능양. 너는 언젠가 이 땅에, 가장 뼈아픈 패배를 가져올 것이며, 이 나라를 가장 큰 수렁에 몰아넣게 될 것이니. 그날, 너와 여기에 있는 네놈들은 지금 이순간보다 더한 고통과 모멸을 얻게 될 것이다"라며 훗날 '정묘호란'과 '병자호란'을 통해 역사상 가장 치욕적인 임금으로 기록되는 인조의 앞날을 예언했다.
이 과정에서 당당하게 능양을 꾸짖는 광해역의 차승원은 마지막까지 포스를 잃지 않으며, 기품 있는 연기로 시청자의 사랑에 화답했다. 때로는 눈을 촉촉히 적시고, 입술 끝을 올리며 분노를 다스리면서도 한층 위엄 있는 저음의 목소리로 능양 뿐만 아니라 시청자도 단숨에 사로잡았다. 또한 능양 역의 김재원은 일그러진 얼굴과 분노 어린 눈빛으로 여전히 불안하고 그 누구도 믿지 못하는 진상왕의 면모를 선보이며 긴장감을 최고로 끌어올렸다.
혼돈의 조선시대 정치판의 여러 군상들이 지닌 권력에 대한 욕망과 이에 대항하여 개인적인 원한을 딛고 연대하는 광해와 정명 그리고 그런 정명이 인조정권하에서 그 권력과 욕망에 맞서 끝까지 투쟁하는 이야기가 펼쳐질 '화정'은 매주 월화 밤 10시 MBC를 통해 방송된다. <스포츠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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