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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게임, 이제 경쟁력 없는 플랫폼이 된 것일까?

최호경 기자

기사입력 2015-06-25 10:42



탈카카오, with NAVER 영향으로 카카오게임에 대한 비관적 시각이 늘어나고 있다. 한때 최고의 플랫폼이자 모바일게임 성공을 위해 반드시 함께해야만 했던 파트너였던 '카카오게임'이 몇 년 사이에 그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카카오게임은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 초기와 함께 했다. 애니팡, 드래곤플라이트, 윈드러너, 다함께차차차 등 소위 국민게임으로 불리던 게임들은 카카오 플랫폼에서 탄생했다. 21%의 수수료가 부담스러웠던 것은 사실이지만, 기반이 약했던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카카오게임은 유저들에게 게임을 전달하는 최고이자 유일한 창구 역할을 했다.

카카오 플랫폼이 흔들리기 시작한지 어느새 1년 이상의 시간이 흘렀다. 클래시오브클랜을 시작으로 서머너즈워가 글로벌에서 큰 성공을 거두자, 게임사들이 자체 플랫폼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탈카카오의 분위기가 조금씩 생겨났다.

자연스럽게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은 성장했고, 유저들은 모바일게임을 특정 플랫폼이 아닌 스스로 찾아서 하는 시기를 맞이했다. 이와 함께 모바일게임의 규모가 커지며 공중파 광고가 늘어나면서 게임을 알리고 소개할만한 장소가 늘어났다. 자연스럽게 카카오게임의 이용 비율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여기에 네이버가 시장에 뛰어들며 카카오의 강력한 우군이었던 넷마블의 기대작들을 서비스하며 카카오의 위기론은 더욱 확대됐다. 여전히 넷마블, 네시삼십삼분, 선데이토즈는 카카오게임과 함께하고 있지만 선별적으로 게임을 출시하며 과거와 같은 모습은 아니다.

25일 현재 기준으로 구글플레이 Top30 차트 이내에 카카오게임의 비율은 50%이하로 떨어졌다. 한때 90%이상의 게임이 카카오게임에서 서비스되었으나 약 1년 반의 기간 동안 비율이 크게 변화했다. 다음카카오는 수수료 문제를 완화한 카카오게임샵을 내놓았지만 시장에 큰 영향을 주었다고 보긴 어렵다.

일각에서는 더 이상 카카오게임의 매력과 장래성이 없다고 판단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수수료 부담과 자체 서비스로도 충분히 성공이 가능한 시장 분위기의 영향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카카오게임 플랫폼의 매력이 사라졌다고 보긴 어렵다. 다음카카오 1분기 실적을 보면 게임 수익은 588억원으로,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했다. 물론 과거와 같은 위용은 아니지만 지난해 7월 기준 5억명 이상의 누적 가입자와 200개가 넘는 파트너가 가진 저변은 여전한 카카오게임의 경쟁력이다.


앞으로도 매출차트에서 카카오게임의 비중은 조금 더 줄어들 수 있지만, 과거와 같이 모바일게임은 짧은 생명력을 보이지 않고 롱런하기 때문에 현재의 게임들을 즐기고 있는 유저들과 게임들 역시 강력한 우군으로 볼 수 있다. 넷마블게임즈의 대표 게임인 세븐나이츠, 모두의마블, 몬스터길들이기는 여전히 10위권 이내에서 꾸준한 매출을 내고 있다. 레이븐과 크로노블레이드의 영향력이 강해졌지만 여전히 기존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도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신작이 나오면 기존 게임들의 순위나 매출이 하락해야 하지만 최근 유저들의 성향을 보면 2~3개의 게임을 동시에 즐기는 경우가 많다. 모두의 마블, 에브리타운, 애니팡 등은 대체 게임이 등장하지 않는 이상 장르의 특성상 RPG 사이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향후 등장할 대작 타이틀의 확보로 볼 수 있는데, 다음카카오는 강력한 우군인 넷마블게임즈, 네시삼십삼분, 선데이토즈와 같은 게임사와 보다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논의 중인 '소셜카지노'의 입점이 현재 탈카카오의 장기적 해법은 아니며, '블록버스터급의 RPG나 기대작이 여전히 카카오게임으로 나올 예정이다'라는 비전이 현재 명확하지 않은 것이 플랫폼의 입지에 큰 영향을 주고 있는 만큼 라인업 확보가 중요하다.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된 것은 아니지만 엔씨소프트, 블루홀, 엑스엘게임즈 등 다소 늦게 모바일게임 시장에 뛰어든 게임사들의 타이틀을 확보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들은 시장 진입이 다소 늦었지만 과거 온라인게임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시장에 새로운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고 그래픽과 게임성에서 현재의 틀을 뛰어넘을 가능성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국내의 한 게임전문가는 "카카오게임의 위기론은 사실이지만, 중소게임사들에게는 여전히 매력을 가진 플랫폼이다. 결국 다음카카오의 선택이 중요한데, 현재 명확하고 적극적인 움직임이 없어 게임사들의 이탈만 가속화되고 있다. 이제 콘텐츠를 가진 개발사들의 입지가 크게 강화된 만큼 파격적인 정책 변화나 파트너쉽의 변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이야기 했다.

최호경 게임인사이트 기자 press@gameinsigh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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