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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부터 루나까지, SM만의 특별한 예능 활용법

이정혁 기자

기사입력 2015-05-12 08:15


'복면가왕'에서 빼어난 가창력을 인정받은 에프엑스의 루나. 그저 예쁘기만 한 아이돌 스타라는 편견을 이번 출연을 통해 확실히 날려버렸다.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주말 예능프로그램을 둘러싼 이야기 중 최고는 바로 '복면가왕'의 정체였다. 1대, 2대 가왕의 자리에 올랐던 '황금락카 두 통 썼네'가 에프엑스의 리드보컬 루나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온라인은 술렁였다. 10일 저녁 내내 루나, 또는 '황금락카'가 핫클릭 순위를 장식했고, 이러한 현상은 11일 오전까지도 이어졌다.

요즘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소속 가수들이 잇달아 예능프로그램에서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루나가 그렇고, 앞서 '진짜 사나이' 헨리, '여군특집 2'에 출연했던 엠버도 만만치 않다. 예능프로그램으로 노릴 수 있는 소득의 최대치를 이끌어내는데 연이어 성공한 SM의 특별한 '예능 활용법'을 살펴보자.


엠버
Surprise! 반전 매력으로 올킬

루나가 아이돌 가수에 대한 편견을 깨고 놀라움을 안겨줬듯이, SM 소속 스타들은 최근 예능프로그램 최고의 반전 스타로 시선을 집중시켰다.

'진짜 사나이-여군특집 2'의 엠버가 대표적인 예. 첫 '여군특집'이 워낙 대박을 쳤기 때문에 기획단계부터 이 프로그램에 누가 출연할지에 큰 관심이 모아졌다. 걸그룹 멤버들부터 여러 연기자들이 하마평에 오르내렸다.

이 가운데 엠버의 출연 사실이 알려졌을 때 온라인 여론은 호의적이지만은 않았다. 한국어도 서툴고 그간 크게 자신의 캐릭터를 보여주지 못했던 탓이다. 기껏해야 한국 군대 문화에 적응을 하지 못하는 '구멍 병사'로 나올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막상 전파를 타기 시작하자, 엠버는 남성적이고 남의 일은 나 몰라라 할 것 같은 기존 이미지를 단번에 뒤집었다. 사생결단 체력전은 기본이고 바느질까지 꼼꼼하게 하는 등 순수하면서도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팬들에게 어필했다. 여기에 눈물, 콧물 흘려가며 외친 '잊으시오(한국말이 서툰 엠버가 '내 말을 신경쓰지 말라'는 뜻으로 한 말)'는 일약 유행어가 되면서 엠버의 호감지수를 확 올렸다.

'무한도전'에서 식스맨 자리를 놓고 막판까지 고군분투했던 최시원도 그렇다. 최시원은 지나치게(?) 잘생긴 외모 탓에, 오히려 친근감에선 손해를 많이 봤던 편. 이번 '무한도전'에서 결국 고배를 마시긴 했으나 식스맨이 되기 위해 온몸을 던지는 과정을 통해 인간적인 면모를 아낌없이 드러냈다. 덕분에 '최시원이 이렇게 볼매(볼수록 매력)였어?'라는 등의 호감 댓글이 줄을 잇기도 했다.


최시원

Megaton, 화제도 급이 다르다

SM의 예능 활용 사례들을 살펴보면 화제성에 있어서도 '급'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들 성공 사례들의 공통점은 대부분 장기 프로젝트라는 점이다. 오랫동안 궁금하게 만들고, 또 그만큼 오랫동안, 크게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예능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출연해 일회성 시선몰이를 하는 경우와는 크게 다르다.

'복면가왕'에서 2주 연속 가왕의 자리를 차지한 루나는 지난 석달동안 이 프로젝트에 매달렸다.

"엄마한테도 비밀로 했다"는 루나가 답답한 가면을 쓰고 '예쁘기만 한 아이돌 스타'라는 세상의 편견과 싸워 당당히 승리를 하기까지 수많은 시간을 땀방울로 수놓아야 했다.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인정도 못받는 최악의 결과에 대한 불안감도 적지 않았을 터. 그러나 긴 시간을 참고 매달린 끝에 한 편의 반전드라마를 빚어내면서 일약 실력파 가수로 '인증'을 받게 된 것이다.

엠버보다 먼저 '진짜 사나이'에 출연, 사랑을 받은 헨리도 마찬가지. 고생을 한 만큼 성과도 좋았다. 슈퍼주니어-M 멤버로서는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미미했던 그가 '진짜 사나이'를 통해 일약 제 2의 전성기를 열었으며, 여기에서의 성공을 발판삼아 현재는 또 다른 예능 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만개한 예능감을 발휘하고 있다.


헨리
Entertainment, 그것은 바로 비즈니스!

SM하면 뛰어난 기획력과 무결점주의에 근거한 완벽 매니지먼트 등이 먼저 떠오른다. 오죽하면 엔터테인먼트계의 삼성이라는 말이 있을까. 이 같은 SM엔터테인먼트의 컬러는 JYP엔터테인먼트나 YG엔터테인먼트와 종종 비교되면서 더욱 도드라져 보였다. 이는 소속 가수들에 대한 선입견으로 이어지기도 했는데, SM 소속 가수들은 JYP나 YG의 가수들에 비해 기획력에 의해 '만들어진' 웰메이드 상품이라는 인식이 있었던 것이 사실.

그러나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서 잇달아 보여주는 SM 가수들의 반전 매력은 이런 편견을 시원하게 깨주고 있다. 이대로만 간다면 'SM은 외모로만 승부한다' '예쁘기만 하지 끼는 별로'라는 등의 말은 쏙 들어갈 분위기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궁금증 하나. 난다긴다하는 배우들도 입이 얼어붙어 고생한다는 예능프로그램에서 SM 소속 가수들이 갑자기 물만난 고기처럼 예능감을 마음껏 펼쳐보일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마치 이 때를 기다렸다는 듯이 말이다.

여기에는 역시 SM만의 특별한 시스템이 있다. 즉 아티스트별 매니저의 정확한 판단과 방송 PR팀의 존재다.

담당 매니저가 자기 아티스트에 대해 의견을 내면 방송 PR팀이 풀가동된다. 이들은 베스트 타이밍과 제반 조건을 따져 가장 베스트 프로그램과 소속 아티스트를 연결한다. 이처럼 최적화된 환경에서 출발하는 덕에 해당 가수 또한 보다 부담을 덜어낸 상태에서 자신의 숨겨진 매력을 마음껏 발산할 수 있게 된다.

SM의 관계자는 "무엇보다 아티스트별 담당 매니저들이 자기의 역할을 잘 해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들이 신규 프로그램이나 기존 프로그램 중 출연진에 공석이 생길 경우 과감히 소속 가수를 추천해 성공적인 결과물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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