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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 프로그램, 대세다.
예능 대세 속에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상황도 펼쳐진다. KBS 예능국에서는 드라마를 만든다. 톱스타와 톱작가에 영화감독이 모여 야심차게 준비중인 '프로듀사(가제)'다. 방송사 예능국 안에서 펼쳐지는 애환과 사랑을 담을 작품. '개그콘서트', '해피선데이' 등을 성공시킨 KBS 간판 예능PD 서수민 CP와 박지은 작가의 주도 하에 차태현, 공효진, 김수현, 아이유 등 꿈의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미 첫 대본 리딩까지 마쳤다.
예능 강세와 함께 종합편성채널, CJ 등 채널 다양화 속에 능력있는 예능 PD들의 몸값도 치솟고 있다. 작가의 영향력이 큰 드라마와 달리 예능프로그램은 연출자의 기획력이 프로그램 성패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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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에도 '가면 예능'이 있다. 지난 해 크리스마스 특집 파일럿 프로였던 '마녀와 야수'가 KBS 2TV에서 목요일 저녁 8시55분에 정규 편성 돼 방송 중이다. 청춘 남녀가 특수분장을 해 외모를 배제한 채 오직 대화와 취향만으로 상대에게 다가간다는 색다른 미팅 컨셉트. 제작진은 '특이한 얼굴로 특별한 데이트를 하는 신개념 데이트 프로그램'이라고 소개한다. 스펙으로만 상대를 선택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아예 상대에 대한 정보를 원천 봉쇄해 의외성을 극대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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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 예능'의 핵심은 '반전'에 있다. 사실 '복면가왕'이나 '마녀와 야수' 모두 가면을 빼면 기존에 흔히 보던 오디션, 미팅 프로그램에 불과하다. 하지만 출연진에게 가면을 씌움으로써 예측 불가의 쫄깃함과 궁금증을 가미했다. 시청자들은 출연진과 함께 가면 속 인물은 과연 누굴까, 과연 어떨까에 대한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가면을 벗고 실제 모습을 공개하는 순간 시청자들은 머릿 속 상상이 얼마나 큰 선입견을 그릴 수 있는지를 깨닫는다. 어쩌면 일상 생활에서 너무나도 흔히 가지게 되는 선입견이 얼마나 다를 수 있는지를 깨닫게 해줌으로써 교훈적 요소도 숨기고 있는 '가면 예능'. 진화하는 예능 프로그램이 '반전'의 탈을 쓰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