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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정규 9집 '콰이어트 나이트(Quiet Night)'를 발매한 서태지가 20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그랜드볼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공백 기간이 길었을 뿐만 아니라 그동안 사생활에서 여러 이슈가 있었던 만큼 이날 기자회견 장에는 약 350명의 취재진이 몰렸다.
서태지는 이번 앨범 발표를 기점으로 그동안 고수해 왔던 신비주의와는 다른 행보를 보여왔는데 이날도 취재진의 민감한 질문에도 솔직히 답변을 하는 등 달라진 서태지를 보여줬다. 기자회견 내용 중 흥미로웠던 질문에 대한 서태지의 답변을 지상 중계한다.
특별히 많이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예전에도 토크쇼를 음악 발매전에 해왔는데, 이번에는 특별히 류재석씨와 했을 뿐이다. 또 9집이 이전 음반보다 대중적인 음악이기 때문에 좀 더 많은 분들께 들려주고 싶은 마음이 있어 활동 방향이 조금 달라진 것 같다.
-9집이 팬들에게 조차 변절자라는 얘기를 들을 만큼 대중적이다. 가정을 이루고 같이 겪게 된 변화인가.
변절자라는 얘기는 시나위하고 나서 '난 알아요' 때부터 들어왔다. 저는 성격 자체가 변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번에 가정이 생기고 가족들과 같이 지내면서 확실히 여유가 많이 생기고 행복한 느낌이 많았다. 그런 부분이 고스란히 음악에 전달이 됐다. 9집은 딸 아이도 들을 수 있는 음반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만들었고, 그게 현재로서 내가 가장 잘하는 음악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신드롬까지는 아니어도 젊은 친구들도 서태지는 이런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9집이 공교롭게 양현석 대표가 이끄는 YG 소속의 악동뮤지션-에픽하이와 겹쳐 둘 사이에 신경전이 있는거 아니냐는 얘기도 있는데.
YG 양군이 성공한 부분은 뿌듯하기도 하고 기쁜 마음이다. 예전에 같이 활동했던 동료들이 다 잘됐으면 좋겠다. 공교롭게라고 했는데 저도 당연히 그렇게 생각한다. 사실은 하루에도 여러 가수들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저는 그렇게(신경전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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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은 저조하다. 8집 때도 그랬는데 이번에도 큰 기대 안했다. 그런데 아이유 씨 덕분에 1위도 했고, 그 덕분에 10대들이 타이틀곡 '크리스말로윈'도 관심있게 들어준 것 같다. 음악을 성적으로 구분하기 보다는 개기인이 들었을때 좋은 음악, 나쁜 음악으로 판단했으면 좋겠다.
-표절 의혹도 계속 있는데.
표절 이야기는 이미 오래된 이야기다. '교실 이데아'란 생소한 장르를 하면서 그랬고, '컴백홈' 때도 그랬다. 하지만 표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방송에서 해명도 하려고 했는데 지금은 그런 해명이 불필요한 것 같다. 언제인가는 그런 논란이 사그라질 것이다.
-'문화 대통령'이라고 불리는데 지금은 어떤 평가를 받고 싶나?
'문화 대통령'이란 수식어는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해 주신 말씀이다. 너무 과분하고 자랑스럽기도 하지만 족쇄 같은 느낌이 있었다. 누군가 빨리 가져갔으면 좋겠다. 그럼 선배로서 뒤에서 흐뭇하게 지켜보면서 음악생활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생활 때문에 악플에 많이 시달렸는데 어떤 시선으로 보나.
악플은 너무 오래됐다. 2000년도부터는 안티 사이트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쭉 이어져오고 있는데 이번 8집 끝나고 9집 때는 심화됐다. 제가 떡밥을 많이 던졌다. 진수성찬을 차렸다. 재미있게 얘기들 하는데 중요한 건 음악이고, 나머지는 가십이라고 생각한다. 지나가면 잊혀지고 중요하지도 않다. 오히려 그런 관심들 덕분에 제 음악을 더 들어보게 한다면 얼마든지 환영이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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