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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영화 '변호인'은 1100만 관객을 모으며 한국 극장가를 휩쓸었다. 또 올 여름은 '명량'이 1700만 관객을 동원했다. 이 두 작품의 공통점은 실존인물을 소재로 했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또 다시 실존 인물을 소재로 한 작품이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달 개봉 예정인 '나의 독재자'. 설경구가 무명의 연극배우에서 김일성 대역을 맡아 점차 독재자로 변해가는 성근 캐릭터를 연기했다.
실존 인물을 다룬 작품들의 또 하나의 공통점 하나는 바로 대한민국 대표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한다는 것이다. '변호인'의 송강호는 '부림사건'을 모티브로한 이 영화에서 송우석 변호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티브로 한 송우석 변호사는 연기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연기하기 쉬운 캐릭터는 아니다. 하지만 송강호는 이 작품에서 "국가는 곧 국민입니다"라는 명대사를 남기며 관객들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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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구는 29일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진행된 '나의 독재자'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 것에 대해 "나는 김일성을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대역이었다. 그래서 '나는 나다'라고 생각하고 연기했던 것 같다"면서도 "행동이나 손 제스쳐 등을 연구하긴 했다. 김일성의 목소리는 공개된 게 별로 없어서 굵게 내려고 노력 했다. 손동작이 많아 손동작 위주로 연기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독재자를 표현하기 어려워 마지막 부분에서는 감독에게 짜증을 내기도 했다"며 "그 정도로 나도 마지막에는 감이 잘 잡히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한 영화관계자는 "영화 속 실존 인물은 논란의 여지도 있고 표현력이나 연기력도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연기파 배우들에게 맡길 수 밖에 없다"며 "이런 배우들이 연기를 했기 때문에 작품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처럼 한국을 대표하는 남자 배우들이 연기한 것이 '변호인'과 '명량'의 성공의 주 요인이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설경구가 연기하는 김일성에 대해 관심이 커지고 있는 이유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