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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의 20년 신비주의, 누가 깨뜨렸을까?

이정혁 기자

기사입력 2014-09-24 05:46


가수 서태지가 20여년간 지켜온 신비주의를 깨는 파격적인 행보를 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태지는 KBS2 '해피투게더'에 출연해 '국민 MC' 유재석과 1대1일 토크를 진행할 예정이다. 스포츠조선DB

'문화 대통령' 서태지는 오랜기간 신비주의의 대명사였다. 예능프로그램 출연은 물론이거니와 콘서트 외의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일도 좀처럼 없었다.

은둔형에 가까운 라이프 스타일을 고수해온 서태지를 KBS2 '해피투게더'의 카메라 앞으로 이끈 결정적 3인방을 뽑는다면 과연 누구일까.

첫번째로는 아이러니하게도 이지아를 들 수 있다. 지난 8월 배우 이지아는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해 과거 서태지와의 결혼 생활에 대해 발언을 했고, 방송 직후 서태지 측이 보도자료를 통해 이지아의 발언 중 사실과 다른 내용에 대해 정면 반박한 바 있다.

5년 여만의 컴백을 앞두고 그의 음악세계는 물론이거니와 사생활에 대해서 취재 열기가 한껏 고조되는 것은 당연한 일. 앞서 이지아의 방송출연 후 남은 여러가지 이야기들에 대해, 정리할 것은 하고 밝힐 것은 밝히지 않는다면 자칫 5년만의 앨범이 사생활에 대한 관심 속에서 묻힐 수도 있다. 따라서 10월 컴백에 앞서 한번쯤은 자신의 입장을 정리하고 공개하는 자리를 마련할 필요를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최근 아빠가 됐다는, 서태지 개인에게 더할나위 없이 큰 변화도 방송 출연 쪽에 무게를 실어준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그의 신비주의를 깨뜨리는데 최근의 출산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

서태지는 지난해 6월 배우 이은성과 결혼해 지난 8월 첫 딸을 낳았다. 개인적인 큰 변화 속에서 서태지가 보다 삶의 여유를 갖게 되며 주위 사람들과의 소통에 있어서도 적극적으로 됐으리란 이야기다. 실제로 서태지는 10월 발표하는 앨범 콘셉트를 전체적으로 '소통'으로 잡고 있으며, 홍보 등에 있어서도 보다 적극적인 팬들과의 교감을 시도하고 있다.


'국민 MC'로 사랑받고 있는 유재석. 스포츠조선DB
그렇다면 이렇게 세상과 적극 만날 마음이 정해졌다면 그 다음은 이왕지사, 잘 차려진 잔치판을 고르는 일.

그런 점에서 '국민 MC' 유재석이란 카드가 서태지를 결정적으로 움직였을 것으로 보인다. 전국민적인 호감도와 더불어 신뢰감을 더해주는 유재석의 진행 스타일이 서태지의 토크쇼 출연에 대한 부담을 덜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웃음만 추구하거나 게스트를 묵살하면서 자신을 도드라져 보이게 하는 일부 MC와는 거리가 먼 유재석의 진행 스타일에 서태지가 믿음을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

한 방송 관계자는 "문화대통령이란 빅카드의 멘트 하나를 따기 위해 방송가 관련 프로그램들이 오랜기간 섭외 총력전을 펼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서태지 또한 부담이 크지 않을 수 없는 가운데 '해피투게더'에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아마 완벽주의 스타일상 방송도 기대이상의 멘트와 고백으로 팬들에게 다시 한번 크게 어필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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