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권택 감독의 102번째 작품 '화장'이 오는 25일부터 10월 10일까지 열리는 제33회 벤쿠버 국제영화제 '드래곤 & 타이거 (Dragons & Tigers)' 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화장'은 앞서 제71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제39회 토론토 국제영화제에 초청되어 공개된 후 호평을 받았고 10월 개막을 앞둔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이어 이번 벤쿠버 국제영화제까지 연이어 초청되면서 영화에 대한 국내외 영화계의 폭발적인 관심과 기대감을 증명해 보이고 있다.
올해로 제33회를 맞은 벤쿠버 국제영화제는 매년 10만 명 이상의 관객이 찾는 북미 최대 국제영화제 중 하나로 매년 전 세계 70개 국에서 상영되는 영화들 중 엄선된 작품들이 상영한다. 올해는 전 세계 350여 편의 경쟁력 있는 작품들을 초청해 총 9개 관에서 500회 이상의 영화가 상영될 예정이며 이외에도 업계 유명 인사들을 초청해 토론의 장을 펼치는 필름&TV포럼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화장'이 초청된 '드래곤 & 타이거' 부문은 1985년 신설된 이래로 한국, 일본, 중국, 홍콩, 타이완, 인도네시아, 필리핀, 말레이시아, 태국 등 동아시아 지역의 훌륭한 작품들을 소개하는 데 주력해 온 섹션이다. 현재 영국의 유명 영화평론가 Tony rayns 프로그래머를 맡고 있다.
올해에는 임권택 감독의 '화장'을 비롯해 중국 장예모 감독의 '5일의 마중(Coming Home)', 베트남 민응뉴엔보 감독의 '느억 2030(Nuoc 2030)', 홍콩 프룻 첸 감독의 '미드나잇 애프터(The Midnight After)', 필리핀 미카일 레드 감독의 '레코더(Rekorde)' 등 동아시아의 다양한 영화들이 초청되었다.
영원한 현역, 임권택 감독의 신작 '화장'은 암에 걸린 아내가 죽음과 가까워질수록 다른 여자를 깊이 사랑하게 된 남자의 서글픈 갈망을 그린 이야기로 2004년 제28회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김훈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세월만큼 한층 더 깊어진 시선, 삶과 죽음, 사랑과 번민이라는 보편적인 감정과 공감, 시대와 소통하는 감각적이고 세련된 프로덕션으로 격조 있는 작품의 탄생을 예고한다.
한국의 대표배우 안성기가 주연을 맡아 특유의 깊이 있는 연기로 인생의 서글픔과 끓어오르는 갈망이 혼재된 내면을 가진 매력적인 중년 남성 캐릭터를 선보이고 배우 김호정과 김규리가 각각 죽음으로 스러져가는 아내와 생의 한가운데 가장 빛나는 여인을 연기한다. 임권택 감독은 메이크업을 뜻하는 '化粧(화장)'과 죽은 이를 불태우는 '火葬(화장)'의 의미를 모두 담아 "죽음과 욕망에 대한 세심하고도 명쾌한 고찰"이라는 호평 속에 "임권택 감독의 생명력을 확인시켜주는 영화"라는 찬사를 받은 바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