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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금'과 '별그대', 해외에서 잘 팔리는 이유가 있다?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4-09-05 08:24



MBC '대장금'과 SBS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의 인기 비결이 다르다?

최근 한류 드라마의 인기가 꾸준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대장금'이 전세계 각국에 방영돼 여전한 입소문을 타고 있는 가운데 '별그대' 등 트렌디한 로맨틱 코미디물도 선풍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런데 이 두 드라마가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이유가 확연하게 달라 눈길을 끈다.


한류 드라마 인기, 왜?

해외에서 인기를 끄는 국내 드라마 장르는 크게 3가지. 사극, 로맨틱 코미디를 포함한 멜로, 그리고 막장 드라마다. 사극은 11년 전 방영된 '대장금'을 시초로 최근 방송된 MBC '기황후', KBS1 '정도전', SBS '장옥정, 사랑에 살다' 등이 지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멜로물 역시 한국적인 연애 스타일과 사랑 코드가 호응을 얻고 있고, 막장 드라마는 스피디하고 예측불가하다는 점이 특색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제까지 한국 드라마가 전 세계에서 어필할 수 있었던 이유로는 먼저 한국 고유의 소재를 들 수 있다. 한국적인 정서와 소재. 즉 은은하고 컬러풀한 한복, 멋스러운 한옥, 다채로운 한국 음식 같은 소재들에 지구촌이 관심과 반응을 보였다는 뜻이다. '대장금'이 대표적인 예다.

K-POP 스타 캐스팅도 한 몫했다. K-POP과 드라마의 시너지라 볼 수 있는데, 이미 고정 팬층이 확보된 K-POP 스타들이 작품에 출연하면서 호응을 얻었다는 의미다. 시청자 니즈 반영 제작 시스템도 특징이다. 사전제작 시스템이 아닌 만큼 제작 과정에서 시청자 반응을 모니터링하며 재미를 극대화 할 수 있다. 이밖에 중국과 일본과 다른 시스템도 눈여겨 볼 만 하다. 역사 왜곡에 대해 까다로운 중국과 달리 팩트와 픽션이 혼합된 팩션 사극이 만들어지고, 일본과는 달리 작품에 대한 여러 권리를 일괄 처리하는 시스템이 해외 수출에 용이하다는 설명이다.


'별그대', 시장 변화 흐름을 탔다

이와 같은 이유로 '대장금'이 해외에서 인기를 끌었다면 '별그대'는 조금 상황이 다르다. 시장 변화 흐름을 제대로 탔다는 것이 포인트다. 기존엔 특정 방송사에서 드라마를 방영해 지역적인 한계가 있었던데다 정부 규제마저 작용해 단시간에 반응을 이끌어내기 어려웠다. 그러나 인터넷 발달로 지리적, 정치적 제약에서 자유로워졌다. 또 예전엔 주시청층이 중장년 여성에 국한돼 있었다면, 인터넷 주 사용층인 젊은 세대로 시청군이 확대돼 보다 확실한 반응을 얻을 수 있게 됐다. '별그대'가 인터넷 상에서 2억 뷰를 돌파하며 네티즌 중심으로 인기를 끈 이유다.


리차드 중국 제작사 협회 부사장은 "최근 몇년간 중국 드라마 시장에 큰 변화가 생겼다. 규모가 커졌고 프로그램에 대한 수요도 다양화 됐다. 또 TV 중심이 아니라 PC, 스마트폰 등 플랫폼이 다양해지면서 새로운 시청층이 증가했다. 인터넷 시대가 도래하면서 젊은 시청층이 새롭게 편입됐고, 이들은 기존의 소재를 원하지 않는다. 다양한 신세대 트렌디한 소재를 다룬 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역시 상황이 다르지 않다. 티모시 스몰월드 대표는 "예전엔 채널수가 많은 게 중요했지만 지금은 타겟팅이 중요하다. 방영 습관, 사람들의 성향 등이 달라지면서 배급 형태도 바뀌었다. 클라우딩 펀딩이 중요해졌다. 고객 니즈를 알아내는 데 인터넷 채널이 유용한 틀이 되고, 그 변화가 드라마 개발 제작 수정에 영향을 준다"고 전했다.


앞으로의 한류 드라마가 나아갈 방향?

그렇다면 앞으로 한국 드라마는 어떻게 나아가야 할까?

컨텐츠 파워와 적정 수준의 관리가 필요하다. 민완식 MBC 컨텐츠 사업 국장은 "가장 한국적인 소재가 필요하다. 일단 소재가 좋아야 스토리 라인, 캐스팅이 좋아지고 작품 자체 수준이 높아진다. 또 가격이 적정해야 한다. 일부 제작사에 개별적으로 권리를 준다면 이익 극대화를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수익이 좋지 못하면 아무리 컨텐츠가 좋아도 수입사 입장에선 그림의 떡이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가능하면 방송사에서 가격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한류를 지속시키는데 중요한 포인트가 아닌가 생각한다. 또 멀티 유즈가 가능하고 부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포괄적 라이센싱, 불법 컨텐츠 단속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플랫폼에 맞춘 현지화 전략도 필요하다. 리차드 부사장은 "인터넷 관련 기술 발전으로 기존 TV드라마도 영향을 받고 있다. 장·단점이 있겠지만 새롭게 생겨난 시장과 자원을 어떻게 이용할지가 드라마 시장의 방향이 될 듯 하다"고 전했다. 티모시 대표 역시 "5개월 전 핀란드에서 채널 정식 방송 전 인터넷 선 공개를 한 적 있다. 시청률이 괜찮겠느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반응이 뜨거웠고 정식 방송 이후에도 좋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또 현지화가 중요하다. 현지 문화, 유머 등을 잘 녹여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 현지 배우를 기용하거나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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