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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소통 불능을 꼬집는 연극 '나비효과 24', 9월 4일~21일 스타시티 예술공간 SM

김형중 기자

기사입력 2014-08-31 17:04


◇극단 소금창고의 연극 '나비효과 24'. 사진제공=바나나문프로젝트

지난 2010년 초연돼 호평받은 극단 소금창고의 연극 '나비효과 24'(김수미 작, 이자순 연출)가 리바이벌된다. 오는 9월 4일부터 21일까지 대학로 스타시티 예술공간 SM.

서울연극제 '미래야 솟아라' 부문 연출상 및 춘천국제연극제 공식 참가 등을 통해 작품성을 인정받은 '나비효과 24'는 숨가쁘게 살아가는 도시인들의 행태를 꼬집는 연극이다.

지하철, 엘리베이터 안에서 앞만 보는 어색한 순간에도, 우측통행의 화살표를 따라 바삐 걷는 순간에도, '나'를 스치는 '너'가 있다. 타인이라는 이름으로. 바쁜 도시의 삶 속에서 한 회사원과 여자가 지하철역에서 스치며 우연히 시작된 관계는 기관사, 예술가, 여고생 등 또 다른 타인들과 관계를 파생되면서 끊임없이 도시인의 소통을 위한 특별한 하루를 만들어 간다. 타인과의 '말 걸기'를 통해 각자의 삶의 무게나, 상처와 외로움을 나누고자 하는 현대인의 24시간은 그렇게 흐른다.

'나비효과 24'는 달리의 시계가 무대를 지배하고 있고, 인물들 사이로 걸어 다니는 의상들, 교차된 횡단보도를 부딪치며 가로지르는 인간의 질주, 도심 속의 노동, 정오의 휴식 등 도시인의 24시간 삶을 빠르게 크로키 한다. 외로운 언어의 의미 실험, 객석을 비추는 영상을 통해 어느새 관객도 무대 위에 존재하는, 객석과 무대의 경계가 없는 열려있는 실험적 무대를 보여준다.

도시의 숨가쁘게 빠른 속도, 문명의 편리함 등으로 현대 사회를 살고 있는 인간들은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보다 가상의 공간을 통해서 누군가를 만나는 것을 더 편하게 생각한다. 서로 간의 소통은 점점 더 줄어들고, 오히려 외로움에 익숙해진다. 사람과의 관계 맺기에 서툴게 되면서, 갈등은 심화되고, 이해와 배려는 없어지게 되고, 이것은 각종 사건 사고를 통해서 사회 문제로 대두된다.

혼자 있는 게 익숙하다고 해도, 세상은 혼자 살 수 없다. '나비효과 24'는 우리는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살아야 하고, 우리의 작은 행동 하나 하나가 또 다른 누군가의 삶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타인과 나의 삶에 무감각해진 현대인의 24시간 일상을 통해 사람과 사람이 마주보기를, 서로의 고독과 아픔을 포용하는 소통을 바라는 나비의 날개 짓을 펼쳐 보인다.

홍서준 정현기 주호수 김동철 신동력 민도영 박상협 박선혜 최민하 등 출연.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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