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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하정우가 또 다시 윤종빈 감독의 신작에 등장한다. 다음 달 23일 개봉하는 '군도: 민란의 시대'(이하 군도)말이다. 하정우와 윤 감독의 호흡은 이미 네번째다.
세번째 작품은 윤 감독을 차세대 한국영화 대표 감독으로 만들어준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다. 80년대 남들보다 잘 살아남는 것이 과제였던 불행했던 아버지들의 시대를 한국적인 갱스터 영화로 녹여낸 이 작품에서 하정우는 부산 최대 조직의 젊은 보스 최형배 역으로 분했다. 이 작품을 통해 두 사람의 호흡은 흠잡을 곳 없이 완벽해졌다는 평이다.
게다가 윤 감독은 하정우가 주연을 맡았던 영화 '베를린'에서 국정원 현장분석관 역으로카메오 출연해 우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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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군도'에서 하정우가 삭발을 하게된 계기 역시 이 두사람의 인연에 기인해 더욱 눈길을 끈다. 10년전 대학연극 '오델로'에서 삭발을 한 채 무대에 선 하정우를 눈여겨 봤던 윤감독이 차기작으로 액션활극을 고민하면서 당시 하정우의 민머리를 떠올렸다는 후문. 이후 윤 감독은 '민머리 백정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그는 어떻게 의적단에 합류하게 되었을까?'라며 이야기의 실타래를 풀었다. "스킨 헤드 자체의 비주얼 뿐만 아니라 맥락과 주제까지 포함돼 있었으면 했다"는 윤 감독은 천민 출신 쇠백정 돌무치(하정우)가 '군도'의 신 거성(新 巨星) 도치가 사연과 새로운 변화를 삭발로 표현해냈다.
하정우와의 네번째 호흡에 대해 윤 감독은 "아무래도 네 번째 작품이다 보니 뭔가 더 새로운 걸 보여줘야 했다. 기존에 나와 하정우가 했던 작업이 아닌 어떤 다른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을까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이미 전작부터 경험이 많기 때문에 굉장히 쉽게 진행됐고, 서로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면서 재미있는 작업이 된 것 같다"라며 '돌무치' 그리고 '도치'라는 캐릭터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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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에서도 윤감독과 하정우에 대해 서로의 영화와 연기 세계를 이해하며 영향을 주고 받는 진정한 의미의 '영화적 동지'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이번 작품에서도 이들은 전작을 통해 쌓여온 경험과 끊임없는 의견 교환을 바탕으로 '도치'라는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특히 이들은 초반부터 어떠한 이견 없이 도치를 가장 잘 표현해줄 수 있는 모습이 스킨 헤드라는 점에 동의했고 하정우는 매일 촬영 시작 전 직접 머리를 미는 수고를 감수하며 흔쾌히 삭발을 감행했다. 때문에 이들 콤비가 '군도' 이후의 작품에서는 또 어떤 호흡을 보여줄지 영화팬들은 주목하고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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