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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만하면 터지는 연예인 음주운전, 왜? 막을 길 없을까?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4-04-28 05:49


음주운전 파문으로 '무한도전'에서 하차한 리쌍의 길. 최문영 기자

연예인 음주운전을 막을 길은 없을까?

힙합듀오 리쌍 길이 22일 밤 12시 30분께 서울 합정동 인근에서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는 0.109%. 이는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수치다. 길은 소속사를 통해 공식 사과, 출연 중이던 MBC '무한도전'에서도 하차하는 등 자숙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잊을만 하면 터지는 연예인 음주운전 사건에 대중은 크게 실망한 상태다. 이들은 왜 안되는 걸 알면서도 운전대를 잡는걸까? 이를 막을 방법은 없을까?

음주운전 연예인, 한 두번이 아니다…반응은?

지난 2012년 2PM 닉쿤이 회사 회식 자리에서 홀로 빠져 나와 귀가하던 중 음주 단속에 적발됐다.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는 0.056%였다. 비슷한 시기 가수 겸 배우 알렉스 역시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 인근에서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 혈중 알코올 농도는 0.134%로, 캐스팅 논의 중이던 작품에서 제외되는 등 한동안 활동을 중단해야 했다. 이밖에 가수 김흥국, 주석 등이 음주운전으로 구설에 올랐다.

개그맨 유세윤은 혈중 알코올 농도 0.118%인 상태에서 직접 경찰에 자수, 주변을 당황하게 했다. 이후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자신의 음주운전 자수 사건을 개그 소재로 사용해 찬반양론이 일기도 했다. 배우 이이경 역시 지난해 4월 혈중 알코올 농도 0.076%로 적발됐으나 자숙의 시간 없이 tvN '나인', KBS2 '칼과 꽃', SBS '별에서 온 그대' 등에 꾸준히 출연했다.

네티즌들 역시 잦은 연예인 음주운전 사건에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자숙의 시간을 갖는다 해도 그 기간이 길지 않고, 이후 큰 영향 없이 활동을 재개하기 때문에 '반성하는 척 몇 달 쉬다 나오는 게 아니냐'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왜 술에 취해 운전대를 잡을까?

음주운전은 엄연한 범법행위다. 자신은 물론 타인의 생명까지 위태롭게 할 수 있는 심각한 범죄다. 어느 정도의 생각이 있는 연예인이라면 물론 이런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그런데도 왜 이들은 음주운전을 감행할까? '연예인'이란 인식이 발목을 잡는다는 설명이다.

한 관계자는 "얼굴이 알려졌든 그렇지 않든 연예인들은 누군가 자신을 알아보는 데 민감하다. 예정된 술 약속이라면 택시를 타거나 매니저 차량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예상치 못하게 술을 마셔야 할 자리도 있다. 그럴 때 택시 기사나 대리 운전 기사에게 술에 취한 자신의 모습을 보이는 데 거부감이 크다. '이 정도면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그냥 운전하는 일이 많다"고 설명했다.

대안은 없나?

길 사건이 터지면서 소속사에서는 자사 연예인 관리에 들어갔다. 한 관계자는 "세월호 사건으로 분위기가 말이 아니다. 예능 프로그램이 줄줄이 결방되고 준비한 앨범조차 발매 시기를 미루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잘못하다가는 정말 끝까지 떨어질 수 있다. 그래서 술자리를 비롯한 친목 모임도 자제하고, SNS도 가급적 사용하지 않거나 조심해서 글을 올릴 걸 당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소속사 차원에서 주의를 주는데는 한계가 있다. 보다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또 다른 관계자는 "법인 대리 운전 회사를 이용하면 음주운전이 많이 줄어들 거라 본다. 월 단위 계약을 하는데 개인 대 개인이 아니라 회사 대 회사 간의 계약이다 보니 좀더 안심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아직은 법인 대리를 이용하는 기획사가 두 곳 밖에 없지만, 이를 보고 다른 기획사에서도 많이들 물어본다. 연예인들이 가장 꺼려하는 도난, 분실, 사생활 노출 등의 위험이 없어 괜찮을 거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어쨌든 음주운전은 개인의 의지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란 지적도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다른 범죄에 비해 연예인의 음주운전이 가볍게 다뤄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음주운전을 했다고 해서 방송 정지를 당하는 것도 아니고 모르는 척 지나가면 또 계속 활동하는 데 무리가 없다. 이런 분위기를 바꿔 실질적인 피해가 가게 한다면 연예인 스스로 경각심을 갖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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