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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해 씨가 많이 예뻐졌더라고요." (이동욱)
27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에서 열린 '호텔킹' 제작발표회에서 이동욱은 "서로 모르는 상태에서 드라마를 시작하게 되면 친해지기 위해 시간이 필요하지만 이미 친한 사이라서 그럴 필요 없이 곧바로 좋은 연기 호흡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며 이다해와의 만남을 반겼다. 이다해는 "이동욱이 이미 남자주인공으로 캐스팅돼 있어서 출연 결정을 내리기 쉬웠다"고 화답하며 "이동욱과 함께 연기하는 것이 무척 즐겁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동욱은 '호텔킹'에서 교포 출신의 호텔 씨엘 총지배인 차재완 역을 맡았다. 차재완은 함부로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냉정한 캐릭터로 '호텔 괴물'로 불리지만 과거의 상처를 안고 있는 인물. 이다해가 연기할 호텔 상속녀 아모네는 온실 속의 공주로 자랐지만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인해 아버지의 호텔이 위기에 처하면서 고군분투하는 캐릭터다.
천방지축 상속녀로 코믹하고 발랄한 연기를 선보인 이다해는 "'마이걸'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지 않을까 고민했지만, 대본에 워낙 잘 표현돼 있기 때문에 굳이 '마이걸'을 의식하지 않고 연기해도 될 것 같다"고 대본에 대한 신뢰를 보였다. 최근 방영된 '별에서 온 그대'의 천송이(전지현) 캐릭터와의 비교점에 대해선 "아모네 캐릭터는 내면의 아픔을 감추기 위해 일부러 '돌아이'처럼 구는 면이 있다"고 설명하며 "전지현이 워낙 예쁘기 때문에 나와는 비교가 안 된다"면서 웃음을 터뜨렸다.
8년 동안 달라진 점에 대해 묻자 이동욱은 "우리 두 사람 모두 30대가 됐고 이다해는 더 예뻐졌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아울러 "'마이걸'을 연상하게 되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다"면서 "오히려 그 점을 노렸다"고 재치 있게 말했다. 그는 "아직도 '마이걸'을 사랑해주고 그리워해주는 분들이 많다. 해외에선 이동욱-이다해 연합 팬클럽이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마이걸'보다는 캐릭터가 무겁고 소재와 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차별화될 거란 믿음이 있다. 전작 '황금무지개'의 시청률을 잘 이어받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다해 또한 "'마이걸'이 이번 작품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 본다"며 "8년 동안 달라진 두 사람의 모습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실 거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제작발표회는 김해숙의 파격 헤어스타일과 이덕화의 유쾌한 입담이 더해져 유난히 화목한 분위기였다. 드라마의 배경인 호텔 시엘의 트레이닝 매니저 백미녀 역을 맡은 김해숙은 백발에 가까운 스타일로 등장해 플래시 세례를 한몸에 받았다. 김해숙은 "백미녀 캐릭터는 굉장히 멋지고 신비로운 인물이라 역할에 몰입하기 위해 12번이나 탈색을 해서 이 머리를 만들었다"며 "한국의 어머니상에 벗어나 연기자로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추악한 악마의 본성을 철저하게 숨긴 호텔 씨엘의 부회장 이중구 역을 맡은 이덕화는 부친인 영화배우 고 이예춘을 떠돌리며 "아역을 대물림 하고 있다"고 농담을 던졌다. 그는 "젊었을 땐 악역 연기를 안 했는데 나이가 들수록 외모도 부친을 닮아가고 악역을 많이 맡게 된다. 아역의 피가 흐르기 때문에 따로 연기 준비를 할 필요가 없다"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호텔킹'은 국내 유일의 7성급 호텔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상속녀와 그녀를 위해 아버지와 철저한 적이 된 총지배인의 사랑이야기를 그린다. '살맛납니다', '오늘만 같아라'의 김대진 PD가 연출을 맡았고, '하얀 거짓말', '신들의 만찬' 등 MBC 히트작을 써온 조은정 작가가 집필한다. 오는 4월 5일 첫 방송.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