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별그대' 김수현 "눈물, 콧물 짜는 새드엔딩 원했다"(일문일답)

김겨울 기자

기사입력 2014-03-06 08:13


사진=키이스트 제공

외계인 도민준이 아시아의 '스타'가 됐다.

지난해 12월 18일 시작한 '별에서 온 그대(이하 '별그대')'가 인기리에 21부로 막을 내렸다. 3개월동안 '별그대'는 시청률에서 단 한 번도 1위를 내준 적이 없으며, 국내를 넘어 중국에까지 '치맥(치킨과 맥주)' 열풍을 일으켰다. 그 가운데 27세 외계인 김수현이 있었다. 눈을 힘을 주고, 순간 이동을 하고, 물건을 움직이는 연기가 어찌보면 허황될 수도 있지만 김수현은 진지하게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김수현이 아닌 도민준을 상상할 수 없게 만든 영리한 연기자. 김수현과 5일 서울 강북의 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하 '일문일답')

-인기리에 종영한 소감은.

아주 뜨겁게 잘 마무리할 수 있어 행복했다. 무엇보다 굉장히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줬다. 잠을 못 자긴 했지만, 행복하게 마칠 수 있어 감사하다.

-외계인 도민준 역을 맡아서 가장 신경이 쓰였던 부분은

도민준이 살아 온 세월의 흔적을 표현하는 데 노력을 많이 했다. 조선시대의 분장이나 개화기의 분장 등 이런저런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재밌었다.

-도민준과 실제 김수현과 닮은 부분이 있다면.

도민준은 굉장히 아는 게 많고, 저는 많은 공부가 필요한 상태다. 공통점이 있다면 진중한 모습을 가진 점이 닮은 거 같다.


-도민준의 초능력 중에 가장 가지고 싶은 능력은 무엇인가.

');}
시간을 멈추는 능력도 좋고, 공간 이동을 하는 능력도 좋은데, 공간 이동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면 제일 좋겠다. 집에도 빨리 가고, 어디 갑자기 나타나기도 하고 말이다.

-상대역이었던 전지현과의 호흡은 어땠는지.

전지현 누나하고는 '도둑들' 때 처음 인사를 드려서 드라마에서 또 만나게 돼 무엇보다 편했다. 누나 성격이 워낙 쾌활해서 현장 분위기 맞추는 데 좋았다. '도둑들' 때도 그런 이야기를 했었는데, 전지현 누나가 참 몰입이 잘된다. 나이 차도 몇 살 정도 있고 한데도 내가 몰입하기 좋은 배우다. 누나도 캐릭터 준비를 많이 해왔었다. 촬영하면서 자꾸 생각 든 게 '최고의 천송이와 함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모로 기분이 좋은 촬영이었다.

-전지현과 마지막으로 나눈 대화는.

마지막 대화는 종방연에서다. 서로 칭찬 릴레이가 오갔다. 약간 오글거리는 건데 '야, 너 너무 잘했어', '누나 천송이 잘했어'라는 이야기였다. 하하.

-'별그대'의 키스 신 중에 인상적이었던 신과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

'별그대'에서는 키스신이 참 많았다. 나는 개인적으로 얼음 호수에서 시간을 멈춘 상태에서 천송이에게 손을 잡고 키스를 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그날 눈도 많이 오고, 낚시를 하는 호수도 얼어있었다. 차가운 분위기 속에 따뜻한 느낌이 나서 좋더라. 개인적으로 도민준이 키스를 하면 기절을 하는 외계인인데 키스신이 능숙해보이는 게 맞나? 조금 딱딱해 보여야 하나? 고민이 됐지만, 그러나 많은 분들이 소리를 질렀으면 싶어서 일부러 각을 더 만들면서 찍었다. 참 좋았다.

-외계인 역이 생소하기도 했을텐데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원래 외계인이지만 가장 처음 생각이 들었던 부분은 사람에 대한 상처들을 생각하게 됐다. 도민준이 처음 지구에 도착해서 궁금한 것들도 많고, 호기심도 많고 했는데, 점점 사람들이 상처를 받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감정을 누를 수밖에 없고, 특별히 외계인이라고 해서 다르게 표현하기보다 감정선을 똑같이 가져갔다. 불편함이 있었던 거 같지는 않다.

-초능력 연기가 힘들진 않았나.

스태프나 동네 주민들이 다 쳐다보고 있는데, 혼자 눈을 이렇게 저렇게 뜬다는게 쉽지는 않더라. 그래도 재밌는 경험이었다. 주변의 친구들에게 물어보면 '너 초능력하는 거 같다'라고 하고, 열심히 응원 받으면서 촬영했다.

-실제 성격이 진중한 편이지 않나. 도민준 연기를 하면서 도움이 됐나.

사실 성격이 굉장히 집요하다고 할 수 있을 성격이다. 최근에 가까운 사람들한테 '너는 한 곳에 치우쳐 집중을 하는 편 아니냐'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전체를 보고, 시야를 넓혀야 하지 않겠느냐'고 묻는데 나는 '숲을 직접 바로 보는 게 아니라 나무를 보는데, 나무가 아니라 나무들을 본다'고 말했다. 드라마 촬영할 때 이런 성격이 도움이 된다고 본다. 컷이 모아져 드라마 전체를 만든다는 생각이다.


-극중에서 많이 울더라. 눈물 연기의 비결이 있다면.

감정신을 연기할 때 동료 배우들의 도움을 많이 받는 편이다. 특히 이번에는 김창완 선배나 전지현 누나, 감독, 작가가 만들어 준 여러 상황들이 감정신을 연기하기에 모든 조건이 좋았다. 그래서 내가 '연기를 하는 구나'라는 생각도 들더라.

-27살에 어느 배우도 이렇게 스타덤에 오르지 못했다. 소감을 말해달라.

이제까지 해왔던 아역까지 포함한 모든 캐릭터가 합쳐진 게 도민준이다. 도민준을 통해 상처나 세월이나 그런 것들이 보여질 수 있었다. 1차적으로 굉장히 좋고, 감사한 일이다. 물론 두려운 부분도 많이 있다. 아무래도 지켜야 할 것들이 많이 늘어나고 생기면서 구애를 많이 받기도 하지만, 그럴수록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들이 생기더라. 회사 식구들이나 동료 배우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더 가까워지더라.

-종방연 때 취재진이 들어가질 못했다. 어떤 이야기들이 오갔나.

다른 종방연과 똑같았다. 웃고,떠들고, 술 마시고, 사직 찍고, 사인도 하고 그랬다. 여러 배우들이 취했었고, 굉장히 편한 자리였다.

-여성 배우와 합도 좋고, '로코'를 계속 하면서 캐릭터가 굳어진 느낌도 있다. 다른 캐릭터에 도전할 계획이 있나.

물론 여러 캐릭터들에 도전을 하려고 한다. 시기가 있다고 생각한다. 고민을 하고 있는 캐릭터가 있다. 계속 다양한 역할을 하다보면 원하는 캐릭터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얼굴이 너무 작다. 같이 출연하는 배우들이 부담스러워 한다던데, 본인의 생각은.

다른 배우들도 얼굴이 작다. 하하. 작은 얼굴 덕분에 카메라 앞에도 서고, 어머니 감사합니다.


-실제로 천송이처럼 톱스타 여자친구가 있다면.

대본을 보면 천송이가 하는 대사나 행동들이 너무 귀여워 죽겠더라. 그런 발랄한 여자친구가 있다면 좋기도 할 거 같다. 물론 피곤하기도 하겠다. 그런 여자친구를 감당하려면 도민준같은 능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카메오 출연자들을 보는 재미도 상당했다. 누가 인상에 남았나.

현장에서 가장 많이 웃음이 나왔던 사람은 류승룡 선배였다. 카메오로 와준 배우들 덕분에 현장 분위기가 좋았다. 그래도 가장 좋았던 사람은 수지였다. 카메라 감독까지 눈을 크게 뜨고 보더라. 정은표 선배도 '해를 품은 달' 이후에 다시 만나서 좋았고, 직접 만나는 장면은 없었지만 김수로 선배 출연분도 재밌게 봤다.

-결말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결말이 마음에 드는가.

결말은 아무도 몰랐다. 찍기 전까지 드라마가 끝나나. 실감이 안나기도 했다. 나는 사실 새드엔딩으로 끝나기를 바라고 있었다. 눈물,콧물 다 흘리고 싶었는데, 행복하게 잘 마무리됐다.

-중국에서 인기가 뜨겁다. 중국 활동 계획을 말해달라.

3월달부터 시작을 해 중국에서 이곳저곳 인사를 드릴 예정이다. 드라마 후반부로 가면서 인기가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뿌듯했다. 이번에 잘 마치고 돌아올 수 있도록 많이 응원해달라.


김겨울기자 winter@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