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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특집] 김연아 중계 경쟁, 3사는 왜 목숨 걸었나

김표향 기자

기사입력 2014-02-20 17:31 | 최종수정 2014-02-21 11:12


20일 오후(한국시간)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여자 피겨 선수들의 훈련이 열렸다. 김연아가 프리스케이팅을 연기하고 있다.
소치(러시아)=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2.20.

"It´s Yuna Time!"

KBS MBC SBS 방송 3사는 20일과 21일 새벽 '피겨 여왕' 김연아의 피날레 무대를 공동 중계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부터 중복 편성을 막기 위해 3사가 주요 종목을 나눠서 순차중계해 왔지만,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종목만큼은 예외를 적용했다. 김연아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를 고려한 결정이었다.

'메달밭'이라고 불리는 쇼트트랙이나 '빙속 3총사'가 출동한 스피드 스케이팅의 경우에도 2개 방송사가 생중계를 했고, 나머지 1개 방송사는 비인기 종목이나 다른 프로그램을 편성했다. 그러나 김연아의 경기는 SBS가 순차중계 대상 종목에서 제외할 것을 강하게 주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부터 2024년 하계올림픽까지 독점 중계권을 확보한 SBS는 2012년 런던올림픽부터 다른 방송사와 중계권을 나눠서 공동 중계를 하고 있다.

김연아의 경기는 방송사의 수익 면에서도 포기할 수 없는 빅 이벤트다. 소치와의 시차로 인해 김연아의 경기는 한국 시각으로 새벽 시간대에 진행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고 단가는 15초당 1500만원 꼴. 50%에 육박하는 시청률로 종영한 인기 드라마 KBS2 '왕가네 식구들'의 광고료를 웃도는 금액이다. 때문에 일종의 '전면전'이나 다름없는 김연아 경기를 앞두고 3사는 사전 준비와 홍보에 열을 올렸다.

'피겨 중계의 명가'를 자처하는 SBS는 배기완 캐스터와 방상아 해설위원을 내세워 초반 승기를 잡았다. 두 사람은 김연아가 시니어로 데뷔한 2007년을 포함해 수년간 호흡을 맞추며 경험을 쌓았다. 시청자들이 김연아 경기에서 항상 흘러나오던 두 사람의 해설에 익숙해져 있다는 점은 SBS가 타 방송사보다 유리한 위치를 점하는 요인이다.

MBC는 '소치의 깜짝 스타'로 떠오른 김성주에게 기대를 걸었다. 당초 스피드 스케이팅 종목만 맡을 예정이었던 김성주는 MBC의 요청에 또 한번 소치행 비행기에 올랐다. 15일 귀국해 다른 프로그램 녹화 일정을 소화한 그는 18일 출국을 앞두고 17일 밤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김성주의 화제성을 배가시켜 홍보 효과를 얻으려는 MBC의 전략이었다. 김성주는 피겨 스케이팅 첫 중계였음에도 경기의 맥을 정확하게 짚어내는 해설로 합격점을 받았다.

KBS는 조건진 아나운서와 김연아의 어릴 적 코치인 변성진 해설위원을 투입했다. 그러나 SBS와 MBC의 공격적인 홍보에 밀려 화제몰이에 실패했다. 시청률에서도 양사에 비해 저조한 성적을 거둬 아쉬움을 남겼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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