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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북치고 장구치는 아이유, 왜 과소평가될까?

정해욱 기자

기사입력 2013-07-04 08:11


사진=KBS

"왜 과소평가될까?"

KBS 주말극 '최고다 이순신'의 주연을 맡고 있는 가수 겸 배우 아이유의 활약이 요즘 눈에 띈다. 아이유가 맡은 이순신 캐릭터는 낳아준 엄마와 길러준 엄마 사이에서의 내적 갈등을 절제된 내면 연기로 표현해내야 하는 역할이다. 베테랑 연기자도 소화해내기 쉽지 않은 캐릭터. 하지만 처음으로 드라마 주연을 맡은 아이유는 이순신 역을 거뜬히 소화해내고 있다. '국민 여동생'이란 타이틀 대신 '국민 여배우'란 타이틀을 붙여줘도 될 판.

최근엔 주특기인 노래 실력까지 발휘하면서 드라마에 힘을 불어넣었다. 극 중 이순신이 가수 지망생 배역을 따내기 위해 오디션을 보는 장면. 아이유는 이용의 '잊혀진 계절'을 애절한 목소리로 불러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아이유의 '잊혀진 계절'은 '최고다 이순신'이 방송된 다음날까지 온라인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을 점령하면서 뜨거운 화제를 모았다.

시청률 성적도 나쁘지 않다. '최고다 이순신'은 2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북치고 장구치는' 아이유의 활약 속에 '최고다 이순신'은 주말극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런데 이상하다. 온라인상에서의 아이유에 대한 평가는 그리 후하지 않은 듯하다. 아이유의 연기력을 평가절하하는 댓글들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맹활약 중인 아이유가 이처럼 과소평가되고 있는 이유가 뭘까?

지난 2008년 가수로 데뷔한 아이유는 여전히 가수 출신 연기자에 대한 편견에 맞서 싸우고 있다. "연기력은 부족한데 인지도만으로 주연 자리를 꿰찼다", "자신의 얼굴을 알릴 목적만으로 연기를 한다" 등이 가수 출신 연기자들에게 따라붙는 뒷이야기들이다. 아이유 역시 예외는 아니다. 이번이 첫 드라마 주연이기 때문에 아직 연기자로서 검증이 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색안경을 끼고 보는 시청자들에게 아이유는 '그저그런 아이돌 출신 연기자'일 수도 있다.

'최고다 이순신'의 2% 부족한 성적도 아이유가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다. '최고다 이순신'은 30%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현재로서도 충분히 훌륭한 성적을 내고 있지만, 대중의 기대치를 만족시켜줄 만큼은 안 되는 듯하다. 전작 '내 딸 서영이'와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 시청률 30%를 가뿐히 넘어서며 '국민 드라마' 반열에 올랐기 때문.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것보다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일 수도 있지만, 공중파 드라마의 주인공을 맡은 이상 시청률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 '최고다 이순신'이 '국민 드라마'로 불릴 만한 성적을 내줘야 아이유도 '국민 여배우'로서 인정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예상치 못한 시점에 터졌던 스캔들도 아이유의 발목을 잡았다. 아이유는 지난해 말 슈퍼주니어 은혁과의 스캔들에 휘말렸고, 이것이 '최고다 이순신'이 전파를 타기 시작한 뒤에도 계속됐다. 최근엔 온라인상으로 두 사람의 결혼 루머까지 퍼져나가면서 이미지에 타격을 입혔다. 연기자로서 한 단계 도약을 노리고 있는 아이유로선 달갑지 않은 스캔들이었다.


이런 현실적인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아이유가 가능성 많은 연기자로서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다른 가수 출신 연기자들과는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기 때문. 아이유는 상대적으로 젊은 시청자들이 많이 시청할 수 있는 미니시리즈 대신 폭넓은 시청자들이 즐겨 보는 주말극을 선택했다. 또 그녀가 연기하는 이순신 캐릭터는 가수로서의 이미지만을 앞세워 연기할 수 있는 역할도 아니다. 연기자로서의 내공을 확실히 다질 수 있는 길을 착실히 걷고 있는 셈. 이 드라마에 함께 출연 중인 베테랑 선배 배우 이미숙은 "가수였나라는 생각이 안 들 정도로 역할에 몰입해 있다. 연기할 때 연기자에게서 그 사람 본인이 보이면 실패인데 아이유보다는 이순신으로 보이니까 칭찬해주고 싶다"며 아이유의 연기력에 합격점을 줬다.

관계자들은 '예쁜 척', '있는 척'하지 않는 친근한 이미지, 촬영 스태프들을 웃음짓게 만드는 밝은 성격,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 등을 '연기자' 아이유의 장점으로 꼽았다.

한편 '최고다 이순신'은 아버지의 죽음을 계기로 뜻하지 않은 운명의 소용돌이에 휩쓸리게 된 엄마와 막내딸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아이유와 이미숙을 비롯해 조정석, 손태영, 고두심, 유인나 등이 출연한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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