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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L' e스포츠 총괄 더스틴 벡 부사장, "e스포츠에 길이 있다!"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3-06-24 17:39



"'리그 오브 레전드'는 e스포츠 그 자체다. 여기에 길이 있다."

e스포츠가 태동한 지난 1990년대말부터 15년 넘게 끝없이 논의되고 있는 화두는 게임 콘텐츠를 활용한 e스포츠가 과연 얼만큼의 수명을 가지고 있냐는 것이다. 콘텐츠로서의 생명력이 끝나면 자연스레 소멸된 것이란 의견에 반해, 하나의 틀로 자리잡는다면 야구나 축구처럼 100년 이상 지속되는 스포츠로 지속될 것이란 반론도 만만찮다. e스포츠의 기반이 된 '스타크래프트'가 10년 이상 콘텐츠가 아닌 스포츠로 사랑을 받다가 '스타크래프트2'로 진화 발전되면서 그 생명력을 이어가는 것이 하나의 사례이다.

하지만 '스타크래프트'가 종목을 전환하는 과정에서 진통을 겪으면서 주춤한 사이 e스포츠의 대세로 뜬 종목은 단연 AOS장르 게임인 '리그 오브 레전드'(이하 LoL)이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과 대만, 그리고 북미에서 가장 높은 인기를 모으고 있는 'LoL'은 e스포츠를 한단계 도약시켰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LoL'의 개발사 라이엇게임즈에서 e스포츠 사업을 총괄하는 더스틴 벡(Dustin Beck) 부사장은 최근 스포츠조선과 만난 자리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에 있어 게임 콘텐츠와 e스포츠는 별개의 것이 아니다. 개발 단계부터 e스포츠로의 활용을 위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타' 경기를 처음 접했을 때 팬들의 열기를 보며 엄청난 감동을 느꼈다. 월드시리즈나 슈퍼볼을 즐기는 팬들의 에너지와 열정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벡 부사장은 라이엇게임즈 창업자인 브랜드 벡 대표의 친동생이다. 미국 LA가 고향으로, 코리아타운에서 한인 친구들과 어울려 PC방을 다니며 e스포츠에 열광했던 이들의 이력에 비춰볼 때 'LoL'의 탄생은 필연적이라 할 수 있다.

벡 부사장은 "야구 규칙은 100년간 거의 같지만, 경기는 모두 다르다. 선수들이 바뀌기 때문에 늘 색다른 스토리가 나온다"며 "'LoL'에서는 3~4주에 하나씩 챔피언이 나오고 있지만 이에 더해 플레이어들의 전략과 전술은 늘 바뀐다. 따라서 야구나 축구처럼 e스포츠인 'LoL'은 수십년간 인기를 모을 것이라 자신한다"고 말했다. 또 "이를 위해 프로뿐 아니라 아마 분야에서도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고, 투자도 많이 하고 있다. e스포츠는 'LoL'이 계속 추구할 길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5일 열린 정규대회인 'LoL 챔피언스 스프링 2013'에서는 1만석 가까운 좌석이 모두 유료로 팔렸다. e스포츠 관전은 무료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재미만 있다면 충분히 유료 콘텐츠로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LoL'의 엄청난 영향력을 확인한 순간이기도 했다.

이 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봤던 벡 부사장은 "한국팬들의 뜨거운 열기에 압도당했다. e스포츠의 성지인 한국에서의 성공은 분명 고무적인 일"이라며 "한국팬들에게 큰 감사를 드리며 앞으로도 많은 투자를 하겠다. 또 조만간 한국에서도 'LoL 월드 챔피언십'(일명 '롤드컵')을 개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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