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남편' 유준상이 '국민아빠'로 돌아왔다.
|
유준상은 '전설의 주먹' 촬영 중 부상을 당했다. 마지막 액션신을 찍기 전 리허설을 하던 도중 점프 동작을 연습하다가 왼쪽 무릎 십자인대가 끊어진 것. 당장 병원에 가서 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제작비와 스태프, 동료 배우들을 배려해 촬영을 강행했다. 그러나 심각한 부상을 당한 상태에서 액션을 소화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붕대를 감고 스태프가 밑에서 던져주면 팔을 휘두르고 쓰러지고, 왼쪽 다리는 쓸 수 없으니 오른쪽 다리를 들어 발차기를 하고 쓰러지는 식이었다. 결국 촬영이 끝난 뒤엔 의식을 잃고 구급차 신세를 졌다. 땀나는 모습을 연출하기 위해 분무기로 몸에 물을 뿌려대니 저체온증이 온 것. '이기려고 나왔습니다'란 대사를 외친 뒤 그대로 쓰러졌다. 그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구급차도 타보고 산소호흡기도 해봤다. 정말 죽는구나 했다. 의식을 잃지 않게 때려달라 그랬는데도 감각이 없었고, 몸이 차가워지니 사람들이 뜨거운 물을 부어줬는데 나중에 보니 몸에 화상을 입을 정도였는데도 몰랐다. 당시 보조 출연자분들이 제일 고마웠다. 힘내라고 박수쳐 주시고 격려해 주셔서 울면서도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자신은 "아이들한테 자랑스러운 아빠 됐다"고 프로의식을 보여줬지만, 촬영하러 간 남편이 다쳐 돌아온 걸 보는 아내 홍은희의 입장은 또 다를 터. 유준상은 "다친 적이 많아서 크게 동요하지 않더라. 집에 온 다음에 '괜찮았냐'고 하고 담담하게 병간호를 잘해줬다. 몇 년 전에 축구하다가 오른쪽 다리가 부러져서 병원에 3개월 넘게 있었는데, 그때 트레이닝이 아주 기가 막히게 돼서 시키지 않아도 뭐가 필요한지 알아서 해주더라"며 웃었다.
|
유준상이 연기한 이상훈은 기러기 아빠다. 마지막 결투 전 외국에 있는 아이에게 전화를 해 "영어 한 번 해봐라"라고 하는 무뚝뚝하지만 속정 깊은 캐릭터다. 그렇다면 실제 모습은 어떨까? 그는 "다정하면서 엄하다. 눈높이에 맞춰줬다가 애들이 방심할 때 콱 잡아주고, 무서워하면 다시 눈높이에 맞춰준다"고 전했다. 혹시 아이들을 해외에 보낼 생각은 있을까? "기러기 아빠는 안되려고 한다. 만약에 (외국에) 가면 애들만 보내든, 되도록이면 안 보내려고 한다. 어차피 애들이 공부랑은 거리가 먼 것 같다"며 웃는다. 그럼 대대로 가업을 물릴 생각은 있을까? 유준상은 "본인이 하겠다고 하면 시키겠지만 아직은 아무 생각 없다"고 밝혔다.
|
유준상은 현재 SBS 드라마 '출생의 비밀'을 통해 인기몰이 중이다. 드라마 촬영을 마무리 한 뒤엔 뮤지컬과 영화 출연을 검토할 생각이다. 그는 "강우석 감독님이 20번째 연출작을 같이 하자고 말씀하신 상태다. 구체적인건 얘기하지 않으셨다. 뮤지컬은 1년에 두 편씩은 꼭 할거다. 워낙 처음부터 꼭 하고 싶어서 뮤지컬 배우로 시작했다. 놓치고 싶지가 않다"고 말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