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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수 케이스를 통해 본 비난을 피하는 법

정해욱 기자

기사입력 2013-03-24 14:55 | 최종수정 2013-03-25 08:04


배우 김혜수.

"김미화는 안 되고, 김혜수는 OK?"

최근 대중을 깜짝 놀라게 할 만한 소식이 전해졌다. 베테랑 배우 김혜수가 석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에 휩싸인 것. 조선일보는 지난 23일 김혜수가 2001년 성균관대 언론대학원에서 쓴 석사 학위 논문 '연기자의 커뮤니케이션 행위에 관한 연구'가 최소 4편의 단행본을 그대로 베꼈고, 책 내용 일부는 각주(脚註)로 바꿔 달아놓는 수법도 썼다고 표절 의혹을 보도했다.

갑작스러운 논란이나 의혹은 연예인들에게 타격이 크다. 사건 후엔 대중의 맹렬한 비난을 받게 되는 것이 보통이다. 정도가 심할 경우 오랜 시간 공들여 쌓아왔던 명성을 한꺼번에 날려버리기도 한다.

그런데 김혜수의 경우는 달랐다. 논문 표절 의혹의 후폭풍이 생갭다 크지 않다. "논문을 표절한 것은 잘못된 일이지만, 그럴 수도 있지"란 분위기까지 감지된다. 이유가 뭘까?

김혜수는 의혹이 불거진 뒤 솔직하게 표절 사실을 인정했다. 소속사를 통해 "죄송한 마음만 크다"며 "바쁘게 활동하던 시기에 미처 신경을 쓰지 못한 부분이 많았다. 당시 인용부분에 대해 명확하게 밝히지 못한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 드린다. 표절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간과했다"고 밝혔다.

논란에 휩싸인 뒤 시간을 질질 끌며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거나 일단 아니라고 부인부터 하고 보는 몇몇 연예인들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각종 사건사고 뿐만 아니라 열애설에 휩싸이고도 무조건 아니라고 발뺌부터 하는 소속사들이 많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사건사고건 열애설이건 소속 연예인의 이미지에 마이너스가 되는 일이라고 생각이 되면 일단 아니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며 "이미지에 타격을 입으면 광고나 작품 활동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니라고 일단 부인을 먼저 한 다음에 소속 연예인들의 입단속을 시키는 일도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니라고 거짓말을 했다가 나중에 진실이 밝혀지게 되면 더 큰 이미지 타격을 받게 된다. 관계자들은 "거짓말을 하려면 철저하게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한 거짓말을 해야 한다. 이랬다 저랬다 하거나 허술한 거짓말을 하면 대중들이 결국 눈치를 채게 된다"고 말한다.


김혜수가 오랜 연예계 생활동안 쌓아온 긍정적인 이미지도 이번 사태를 잘 넘길 수 있는 데 한 몫을 했다. 1986년 데뷔한 이후 한 번도 대중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스캔들에 휘말린 적이 없었다. 당당하고 쿨한 모습으로 여성들의 '워너비 스타'로 명성을 차곡차곡 쌓아왔다. 항상 자신감 넘치는 모습의 김혜수는 '멋있는 여성'의 대명사였다.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해서도 '김혜수답게' 쿨하게 인정하면서 솔직한 사과의 말을 전했기 때문에 비난을 피해갈 수 있었다. 김혜수는 KBS 드라마 '직장의 신' 출연을 앞두고 있으며, 25일 열리는 제작발표회에도 예정대로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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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논문 표절 논란에 휩싸였으나, 이를 부인한 개그우먼 김미화가 비난을 받고 있는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김미화의 경우 2011년 성균관대 언론정보 대학원에서 쓴 석사학위 논문 '연예인 평판이 방송 연출자의 진행자 선정에 미치는 영향'이 문제가 됐다. 김미화의 논문 표절 사실이 아직 입증되지도 않았지만, 대중들은 이미 그녀에게 돌을 던지고 있다. 김미화는 한 방송을 통해 "그게 사실이 아니기 때문에 속상하지는 않다"며 "나는 나에 대한 인신공격이나 명예훼손으로 보고 있다. 연예인들은 그런 것에 늘 취약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성균관대학교 측은 연구윤리위원회를 열고 해당 논문들의 표절 여부를 가릴 예정이다.
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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