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년도 변함없이 목요일 밤을 책임지겠다는 <해피투게더(이하 '해투')> 유재석의 의지와 박미선의 '해투'를 사랑하는 마음은 특별했다. 또한, 박미선의 이유 있는 'KBS 연예대상'에 대한 쓴소리는 너무나 솔직하고 직선적이어서, 오히려 인간적으로 다가왔다.
'유재석이 상을 못 받은 것', ' '해투' 팀 중 단 한 명도 상을 못 받은 것'에 대한 서운한 감정을 드러낸 장면은 그 컷만 보면 오해할만해도 상황을 아는 이라면 그런 오해를 하지 않으리라고 보인다.
그녀 말대로 2012년은 '해투'에 무관의 불명예를 줬다. 그렇다고 이 프로그램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것도 아니다. KBS 예능 프로그램에서 항상 동시간 대 최고의 자리를 계속해 왔고, 시청률은 또 그렇다고 나쁘지도 않다. 모든 경쟁 프로그램을 제쳐왔고, 전체 예능 시청률에서도 효자 노릇을 한 프로그램에 돌아가는 혜택은 없어도 너무 없었던 것이 지금까지의 상황이다.
박미선은 솔직했다. KBS 연예대상에서 유재석이 신동엽을 제칠 정도가 안 됐다고 하더라도, 누구에게 줘도 할 말 없었던 성과에 대한 어필은 할 만한 어필이었다. 또한, 유재석이 아니더라도 프로그램 누구에게라도 상 하나를 줄 수 있었던 성과에 대한 소홀한 대접에 대한 불만은 능히 느낄만했다.
'해투' 신년특집으로 마련된 '연예대상 시시비비' 특집은 아예 이런 시시비비를 특집으로 꾸며보는 놀라운 기획이기도 했다. 늘 해오던 코너를 과감히 쉬어 가며, 새로운 신년맞이 특집으로 '송구영신'의 의미를 이용해 제작한 것은 새로운 발상으로 받아들여졌다.
파벌 지형도 박미선의 '해투'를 사랑하는 마음은 여러 번에 걸쳐 표현됐다. 개그콘서트의 삼국지를 연상할 수 있는 세력의 파벌 지형도 이야기를 할 때는, "이런 이야기 '해투'에서만 들을 수 있다"며 프로그램의 장점을 어필했다. 이에 오글거린다며 유재석과 신봉선이 저지하자 "(어때) 우리 프로그램 홍보 좀 하자. 상도 못 받았잖아. 우리만 하나도 안 주더라고!"라며 웃음을 유발하기도 했다. 이 말에는 프로그램을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 담겼다.
서수민 PD가 등장해 90년대 말 유재석이 KBS로부터 푸대접을 받았다는 말을 할 때. 박미선은 다시 한 번 "요새도 잘 못 받아요"라며 말을 해 폭소를 터뜨리게 했다. 당황한 유재석이 "아이! 왜 그러세요"라며 멋쩍어하자, "내가 너 대신 얘기해 주는 거야"라며 말을 해 보는 시청자들의 가슴을 뻥! 뚫어 주는 역할까지 했다.
또한, 그 당시 유재석이 푸대접을 받고 타사로 이직하며 했다는 말. "두고 보라. 5년 후에 신동엽을 능가하는 최고의 MC가 되겠다"고 한 말에, 박미선은 "그러면 뭐해요. 신동엽한테 빼앗겼는데요"라며 놀리며 유재석을 어쩔 줄 모르게 당황하게 하며 큰 웃음을 줬다.
이런 말을 할 때마다 추임새로 삽입되는 자막 또한 은근한 웃음거리였다. 자막을 통해 전해진 말은 '올해는 꼭 받읍시다'라는 말은 웃음을 주면서도 당연한 권리 찾기로 보였다.
박미선은 여러 회에 걸쳐 '해투'에 대한 자랑을 대놓고 하는 모습을 보여 웃음을 줬다. '우리 프로그램 이 정도로 훌륭하다'라는 자신감을 보여준 대목이어서 주목할 만 했다. 또한, 유재석을 자조적 의미를 담아 공격을 해 당황케 만들기도 했으며, 때로는 매우 솔직한 불만을 터뜨리는 모습은 푸대접에 대한 당당한 권리 찾기의 어필일 수밖에 없었다. 빼앗기기만 하면서 속으로 담고 있기보다는, 당당하게 내 권리에 대해 말할 줄 아는 모습에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김영삼 객원기자, 바람나그네(http://fmpenter.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