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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와 소속사의 관계는 참 미묘하다. 평생을 함께 할 것처럼 보이는 이들이 하루 아침에 등을 돌리는 장면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서로의 이익을 위해 뭉쳤다가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한순간에 깨지는 것. 하지만 누구의 잘못이라고 단정지어 말하기도 애매한 관계가 바로 배우와 소속사 관계다. 최근 연예계에는 극단적으로 다른 두가지 일이 한꺼번에 벌어졌다.
반면 강지환은 두번째로 소속사와 소송에 들어설 전망이다. 강지환의 소속사 에스플러스는 최근 "10월 초 강지환은 앞으로 작품 관련 일체의 모든 활동에 대해 자신의 법률대리인과 논의하라는 내용증명을 보낸바 있다. 본 소속사는 현 문제에 대해 협의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였으나, 일절 연락을 끊은 강지환은 협의할 태도를 전혀 취하지 않은 채 한 주가 지나 또다른 내용증명을 통해 지금까지의 정산자료 요청 등에 대한 내용만을 전해왔다"며 한국 연예매니지먼트협회에 중재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강지환의 법적 대리인을 맡고 있는 법무법인 에이펙스 측은 "강지환이 전속계약을 위반한 것처럼 언론에 제보한 소속사의 행위에 대하여 본 법무법인은 심각한 유감의 의사를 표한다. 강지환이 전속계약을 위반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소속사가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에 조정신청을 한 것에 대해서도 대응방안을 검토중에 있다"라고 밝히며 감정 대립으로까지 치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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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배우와 소속사의 관계도 어쩔 수 없이 인간 관계라 의리와 배신은 종이 한장 차이다. 스타급 연예인들의 스타일을 맡고 있는 B스타일리스트는 "조금 이름이 알려진 연예인의 경우 스타급 연예인과 친분이 생기게 된다. 이러면 이런 친분이 있는 스타들이 '너희 회사는 그것 밖에 안해줘? 나와서 딴 데 가. 내가 소개해줄께'라는 말을 자주 한다. 이런 상황이면 아무리 회사와 절친한 관계라도 점점 사이가 틀어지기 마련이다"라고 귀띔했다.
그래서 배우와 소속사 사이에는 금전 관계 이상의 끈끈한 무엇이 있어야 오래갈 수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민정은 재계약을 결정한 후 "지금의 위치로 성장할 수 있게 해준 고마운 회사다. 무엇보다 배우에 대한 애정을 갖고서 작품활동에 전념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소속사의 운영 방식에 대한 신뢰로 일찌감치 계속 함께 하고 싶다는 뜻을 회사측에 전했다"고 밝혔다.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는 생갭다 도움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필요한 때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