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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틋하거나 등지거나' 배우-소속사 그 미묘한 관계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2-10-30 15:34 | 최종수정 2012-10-31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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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와 소속사의 관계는 참 미묘하다. 평생을 함께 할 것처럼 보이는 이들이 하루 아침에 등을 돌리는 장면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서로의 이익을 위해 뭉쳤다가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한순간에 깨지는 것. 하지만 누구의 잘못이라고 단정지어 말하기도 애매한 관계가 바로 배우와 소속사 관계다. 최근 연예계에는 극단적으로 다른 두가지 일이 한꺼번에 벌어졌다.

'이병헌의 연인'이 된 배우 이민정은 최근 기존 소속사 엠에스팀 엔터테인먼트(이하 엠에스팀)와 재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2008년 말 엠에스팀의 전신이었던 바른손 엔터테인먼트와 전속 계약을 맺었던 이민정은 계약 기간이 남아 있음에도 별다른 협의 없이 재계약을 결정하며 현 소속사에 대한 강한 믿음과 신뢰를 나타냈다.

엠에스팀 입장에서는 톱스타로 부상한 이민정의 재계약이 천군만마를 얻은 듯 값진 일이다. 이민정은 드라마 '꽃보다 남자'를 통해 기대주로 급부상했고 SBS 드라마 '그대 웃어요'와 영화 '시라노 연애 조작단'을 통해 남성팬들의 절대 지지를 받는 스타로 떠오르면서 드라마, 영화는 물론 광고계에서도 막강한 스타 파워를 자랑하고 있다.

반면 강지환은 두번째로 소속사와 소송에 들어설 전망이다. 강지환의 소속사 에스플러스는 최근 "10월 초 강지환은 앞으로 작품 관련 일체의 모든 활동에 대해 자신의 법률대리인과 논의하라는 내용증명을 보낸바 있다. 본 소속사는 현 문제에 대해 협의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였으나, 일절 연락을 끊은 강지환은 협의할 태도를 전혀 취하지 않은 채 한 주가 지나 또다른 내용증명을 통해 지금까지의 정산자료 요청 등에 대한 내용만을 전해왔다"며 한국 연예매니지먼트협회에 중재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강지환의 법적 대리인을 맡고 있는 법무법인 에이펙스 측은 "강지환이 전속계약을 위반한 것처럼 언론에 제보한 소속사의 행위에 대하여 본 법무법인은 심각한 유감의 의사를 표한다. 강지환이 전속계약을 위반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소속사가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에 조정신청을 한 것에 대해서도 대응방안을 검토중에 있다"라고 밝히며 감정 대립으로까지 치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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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배우와 소속사간에 분쟁이 자주 생기는 이유는 역시 같은 배를 타고 있지만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에 있다. 회사 입장에서는 신인 때부터 막대한 자금을 들여 투자해놓고 이제 수익을 거둬들일 때가 되면 나가려고 한다는 주장을 한다. 모 연예 기획사 A대표는 "스타급을 데려오더라도 계약 비율로 인해 스타로 인해 발생하는 수익을 거의 없다. 스타를 통해 신인을 키워야 제대로 수익을 볼 수 있다"고 전했다. A대표는 또 "최근 한 신인을 백방으로 노력해 드라마에 투입시키고 수익이 좀 나더니 회사에서 나가려고 하더라. 정말 화가 났다. 간신히 붙잡았지만 또 언제 나가려고 할 지 몰라 걱정이다"라고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배우와 소속사의 관계도 어쩔 수 없이 인간 관계라 의리와 배신은 종이 한장 차이다. 스타급 연예인들의 스타일을 맡고 있는 B스타일리스트는 "조금 이름이 알려진 연예인의 경우 스타급 연예인과 친분이 생기게 된다. 이러면 이런 친분이 있는 스타들이 '너희 회사는 그것 밖에 안해줘? 나와서 딴 데 가. 내가 소개해줄께'라는 말을 자주 한다. 이런 상황이면 아무리 회사와 절친한 관계라도 점점 사이가 틀어지기 마련이다"라고 귀띔했다.

그래서 배우와 소속사 사이에는 금전 관계 이상의 끈끈한 무엇이 있어야 오래갈 수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민정은 재계약을 결정한 후 "지금의 위치로 성장할 수 있게 해준 고마운 회사다. 무엇보다 배우에 대한 애정을 갖고서 작품활동에 전념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소속사의 운영 방식에 대한 신뢰로 일찌감치 계속 함께 하고 싶다는 뜻을 회사측에 전했다"고 밝혔다. 서로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는 생갭다 도움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필요한 때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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