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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아름다운 그대에게(이하 아그대)'가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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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혹평 속에서도 대중은 '아그대'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지 않았다. '태준 분노의 양치질', '백허그' '기습키스' 등 매회 '아그대' 관련 검색어가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랭크되며 화제를 모았다. 가장 '핫 이슈'로 떠오른 것은 역시 설리의 패션. 극중 남장 미소녀 구재희 역을 맡은 그는 다양한 컬러와 디자인의 스웨트 셔츠, 불규칙 패턴의 카모플라주 셔츠, 야상, 백팩 등을 이용해 캐주얼하면서도 사랑스러운 패션을 선보여 '설블리(설리와 러블리의 합성어)'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설리가 착용했던 아페쎄, 라코스타 라이브, 푸마, 컨버스, 햇츠온 노벤트 등의 제품은 이미 완판 신화를 기록했고 민호와 이현우의 파워까지 더해져 '아그대'는 32개 광고 완판 기록을 세웠다.
시청률은 저조했지만, 해외 판권 매출도 낙관적이다. 이미 일본 DATV에서 12월 방영을 확정 지었고, 중국 대만 등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판권 계약을 진행 중이다. 특히 일본에서는 일반적인 드라마와 비교해 높은 금액에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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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그대' OST는 숨겨진 묘미였다.
음원이 온라인 공개되는 대로 각종 음원차트 상위권에 안착했으며, 특히 태연의 솔로곡 '가까이'는 음원 발매 직후 가온 주간 차트 7위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했다. 네티즌들 역시 '테마곡이 정말 좋았다' '풀버전을 구하고 싶다'는 등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지난달 19일 발매된 OST 앨범에는 10곡의 테마곡과 드라마에 삽입된 연주곡 15곡, 총 25곡이 수록됐는데 보름 만에 2843장의 판매고를 올리며 한터차트 OST 월간차트 3위를 차지했을 정도다.
이번 OST가 여느 때보다 높은 관심을 받았던 이유는 SM엔터테인먼트 아티스트들의 콜라보레이션 작업 때문. 소녀시대 제시카-에프엑스 크리스탈 자매('버터플라이'), 소녀시대 써니-에프엑스 루나('나야'), 소녀시대 티파니-슈퍼주니어 규현('아름다운 그대에게') 등 다른 곳에서 만나보기 어려웠던 이색 조합이 화제를 모았다. 또 제이민('일어나'), 천상지희 더 그레이스 다나('어쩌면 우린'), 슈퍼주니어 K.R.Y('스카이') 등 오랜만에 얼굴을 비춘 이들도 반가움을 더했고, 샤이니 태민('너란 말야')는 처음으로 솔로곡에 도전해 관심을 끌었다. 샤이니 온유('인 유어 아이즈'), 소녀시대 태연 등 가창력을 인정받은 멤버들의 솔로곡 역시 듣는 재미를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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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움은 남는다. 바로 '아이돌 드라마'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이다.
'아그대'는 민호, 설리, 제국의아이들 광희, 이현우, 김지원 등 한류스타들을 전면에 기용한 작품이다. 여기에 KBS2 '꽃보다 남자'를 연출한 전기상 PD의 차기작이라는 점에서도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평균시청률 5%대에서 고전하며 동시간대 최하위를 기록했다. 지난 3월 한자릿수 시청률로 막을 내린 KBS2 '드림하이2'와 같은 행보를 걸은 셈이다.
주연 배우들의 연기력이 문제는 아니었다. 민호는 '아그대'를 통해 처음 정극 연기에 도전했고, 설리도 에프엑스 데뷔 이후에 첫 연기자 변신을 시도했다. 극 초반엔 일부에서 두 사람의 연기력을 두고 잡음이 일기도 했지만, 회가 거듭될 수록 안정된 연기를 보여주며 앞으로의 연기 활동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아그대'가 참패한 가장 큰 원인으로는 캐릭터의 개성을 살려내지 못했다는 점이 꼽힌다. 원작에서는 남녀주인공 외에 차은결(이현우)과 같은 조연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그려지지만, '아그대'에서는 그 재미를 살려내지 못했다는 평이다. 중견급 연기자의 부재도 실패 요인으로 꼽힌다. 허리 층이 없으니 극에 안정감이 떨어졌다. 극의 소재나 출연진 모두 10대~20대 팬덤에 집중돼 있다 보니, 복고 컨셉트로 향수를 자극한 tvN '응답하라 1997'이나 중견 연기자들의 감초연기가 더해진 '드림하이1'와 같이 중장년층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로잡기엔 부족했다.
'아그대' 후속으로는 지진희 지성 김소연 송창의 이윤지 이승연 이진 조민기 오현경 등이 출연하는 '대풍수'가 10일부터 방송된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