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무대의 주인공은 배우다. 이혜영 황정민 등 강력한 카리스마로 객석을 휘어잡는 연기자들이 오랜만에 컴백해 공연가가 들썩이고 있다.
이혜영은 TV와 스크린을 통해 낯익은 배우지만 현대극장의 '사운드 오브 뮤직'(1981)으로 데뷔한 뮤지컬배우다. '님의 침묵' '사의 찬미' '문제적 인간 연산' 등 수많은 연극에도 출연했다. "어떤 작품인지 전혀 몰랐지만 영웅도 예술가도 아닌 '헤다 가블러'란 이름에 매료됐고, 출처를 알 수 없는 불편한 신비감을 느꼈다"는 그녀는 "제안받았을 때 두렵고 겁이 났지만 '당신이 아니면 할 배우가 없다'는 박정희 연출의 말에 도전욕구를 느꼈다"고 말했다.
TV와 스크린조차 뚫고 나오는, 폐부를 파고드는 금속성의 목소리와 신비감 넘치는 외모로 객석을 압도하는 그녀의 살아있는 연기를 볼 수 있는 기회다. 5월28일까지.
황정민 역시 극단 학전의 '지하철 1호선'(1995)을 통해 데뷔한 뮤지컬 배우 출신이다. 2008년 '나인', 2009년 '웨딩싱어'에 이어 3년 만에 무대에 돌아오는 그는 "무대가 그리웠고, 벌써부터 굉장히 설레고 흥분된다"며 "기대가 큰 역할인 만큼 나만의 색깔을 보여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컴백 소감을 밝혔다.
대개 캐스팅이 발표되면 그 역할과 맞는지 안 맞는지 일감(一感)으로 알 수 있다. '돈키호테=황정민'이라는 발표에 공연계는 '최고의 궁합'이라는 반응이다. 순수함 속에서 투박한 진심을 전달하는 그의 캐릭터와 무모하지만 꿈을 포기하지 않고 달려나가는 라만차의 기사의 결합이 어떤 결과물을 내놓을 지, 그가 부르는 명곡 '이룰 수 없는 꿈(Impossible dream)'은 또 어떤 느낌을 줄 지 궁금하다.
뛰어난 가창력과 춤 실력으로 뜨거운 에너지를 뿜어내는 가수 아이비도 관능미 가득한 뮤지컬 '시카고'를 통해 2년 만에 컴백한다. 과거 최정원 옥주현 등 톱스타들이 맡았던 주인공 '록시 하트' 역. 2010년 '키스미 케이트' 딱 한 편이 뮤지컬 커리어의 전부인 아이비의 캐스팅은 모험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섹시하면서도 사랑스러워운 '록시'의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으며 당당히 오디션을 통과했다.
"2008년 '시카고'를 보고 이 작품을 할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그녀는 "첫 주연작이라 부담도 많이 되지만 무대 위에서 아이비가 아닌 록시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시카고'는 6월10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개막한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