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에서 '왜 남자들은 어린 여자들한테 집착하는 것일까'라는 화두를 던진 바 있다. 그걸 본 한 지인이 "너무 편협한 거 아냐? 여자들은 돈 많은 남자들에 껌뻑 죽잖아" 하며 불만을 토했다. 그렇긴 하다, 확실히 여자도 '돈 많은 남자' 밝히는 걸로 치면 '어리고 예쁜 여자' 밝히는 남자들 만만치 않다.
남자의 성격만 보던 때도 있었다. 성실하고 착한 그는 퇴근 즈음이면 매일같이 회사 앞까지 나를 데리러 와서 집까지 바래다주곤 했다. "이 남자 정말 나를 사랑하는구나" 한두 달은 이런 마음으로 충분히 행복했다. 그런데 이내 왕복 한 시간씩 지하철을 타고 오가는 그가 안쓰럽게 느껴지기 시작했고 너무 착한 성격 탓에 회사에서 이리저리 치이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답답함이 커져갔다.
사실 정말 사랑한다면 서로의 떡볶이 국물 닦아주면서 분식으로 매끼를 해결하는 것이나 지하철과 버스를 타면서도 충분히 행복한 데이트를 즐길 수 있다. 그런데 내 아이는? 내 아이만큼은 굶기거나 남들보다 못하게 키울 수는 없다. 좋은 것만 보고 경험하게 하며 남들 부럽지 않게 키우고 싶다! 결국 남자가 어린 여자를 '밝히는' 이유가 '생물학적으로 최대한 많은 씨를 뿌리기 위해, 그래서 조금이라도 생식능력이 나은 여자를 찾기 위함'인 것처럼, 여자들은 모성본능 때문에 돈 많은 남자를 좋아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겉으로 보기엔 쇼핑만 좋아하고 화려한 것만 좇는 '된장녀'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그 안에는 당신 아이의 미래와 안전을 생각하는 깊은 뜻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여자들은 돈 많은 남자만 좋아해' '여자들은 타고나길 조건만 따지는 허영과 사치 덩어리야'라고 여자들만 너무 욕하지는 말아달라. 이 모든 게 우리의 이성으로는 통제할 수 없는 생물학적 이유 때문이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