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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손오공 최신규 회장, 자서전 '멈추지 않는 팽이' 에서 블리자드 비판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1-09-30 11:02



'장난감 대통령'으로 불리는 완구제조사 손오공의 최신규 회장이 1세대 문화 콘텐츠 사업가로서의 일과 인생을 담은 자서전 '멈추지 않는 팽이'를 출간하고, 이를 기념해 29일 출판 기념회를 가졌다.

초등학교 3학년까지 다니다 집안 사정으로 일찌감치 직업 전선으로 내몰려야 했던 최 회장은 '탑블레이드' 팽이와 유리창에 붙어 아래로 미끄러지듯 내려가는 '끈끈이' 등 공전의 히트작을 만들며 완구계의 신화로 꼽히고 있다.

완구와 애니메이션, 게임의 융합을 콘텐츠 산업의 미래를 좌우할 테마로 잡은 최 회장은 초이락게임즈라는 게임사도 설립해 '용천기' '샤이야' '베르카닉스' '슈퍼스타K 온라인' '머큐리'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선보이고 있다.

게임산업과 관련해 최 회장의 자서전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워크래프트3' '스타크래프트2' 등의 국내 유통을 둘러싸고 개발사인 블리자드와 오고갔던 비화. 당초 '워크래프트3'를 PC방에 유통하면서 '스타크래프트2' 판권도 얻고, 이를 통해 게임 사업에 연착륙을 하려 했으나 결과적으로 신의를 저버린 블리자드로 인해 상당한 손해를 입고 어려움을 겪었던 얘기를 낱낱이 소개하는 등 비즈니스의 냉혹한 현실을 얘기하고 있다.

자서전에 따르면 최 회장이 지난 2004년 큰 인기를 모으기 힘들 것으로 보였던 '워크래프트3'의 유통에 300억원 가까운 비용을 들였던 것은 국내에서 400만장 이상 팔려나가며 e스포츠 탄생의 근원이 됐던 '스타크래프트'의 후속작인 '스타크래프트2'의 유통권을 확보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었다는 것.

하지만 '스타크래프트2'는 블리자드가 장담한 2005년쯤이 아닌 무려 5년이 지난해에야 출시가 됐고, 이로 인해 전작의 인기 후광 효과를 전혀 이어가지 못했다. 또 블리자드가 저작권 문제로 한국 e스포츠계와 큰 갈등을 빚으면서 판매는 크게 위축돼 결국 엄청난 손해를 입을 수 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자서전에서 "블리자드와 손잡은 것은 잘못된 결정이었고, 만약 되돌릴 수 있다면 절대 계약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어쨌든 승승장구를 하던 최 회장에게 게임사업은 상당한 기회비용을 지불하게 했지만, 반드시 히트 게임을 만들어 콘텐츠 융합을 완성시키겠다는 의지도 함께 밝혔다.

최 회장은 "인간의 감성에 호소해야 하는 콘텐츠 사업은 인간의 내면으로 다가가야 하기에 모든 출발점은 인간이라는 것을 잊지 않고 있다"며 "돈을 버는 기업가가 아니라 창의적인 기업가로 남고 싶다"는 경영철학을 자서전에 올곶이 담고 있다. 한편 '멈추지 않는 팽이' 책 판매 인세 수익금은 불우아동 후원성금으로 쓰여질 예정이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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