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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보니 세상이 다 대학이더라."
영화 '완득이'에서 막말하는 담임 선생님 동주 역을 맡은 배우 김윤석은 교실의 고 2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어차피 너희가 갈 대학은 다 정해져 있다"는 독설(?) 뒤에 딸려나오는 말이기도 하다. '완득이'는 불우한 환경에 있는 청소년이 하고 싶은 일과 마음의 행복을 찾는 과정을 유쾌하게 다뤘다. 그 과정에는 주인공 완득이(유아인)가 '똥주'라고 부르는 동주선생이 있다. '이 시대의 멘토'로 영화 홍보문구에 등장하는 동주는 사실 일반적인 멘토와는 거리가 멀다. 완득이를 몽둥이로 구타하기도 하고, 자습 시간에 본인이 잠든다. 또 "어차피 갈 대학은 다 정해져 있다, 안 될 애들은 지금부터 해도 안 된다" "S대 간 애들은 머리는 좋지만 싸가지가 없다"는 등의 위험한(?) 발언을 하기도 한다. 이밖에도 완득이에게는 왜소증 아버지, 17년간 본 적이 없는 필리핀인 어머니, 다소 모자란 삼촌이 있다.
영화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독설을 가장한 따뜻함이다. 그 따뜻함이 코미디와 잘 어우러진다. '인생이 불쌍해' 냉소에 빠진 청춘에게 "그래도 하고 싶은 게 있으면 괜찮다"고 어깨를 토닥여주는 따뜻함이 전해진다. 물론 완득이보다 더 처절한 상황에 놓인 청춘도 많을 것이고, 완득이를 둘러싼 세상은 이들이 보기에는 지나치게 따뜻해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냉소적 시선에
"살아보니 세상이 다 대학이더라"라며 "불쌍해질 여유가 어디 있냐?"고 버럭 화를 내는 동주선생의 메시지에는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만하다. 10월 20일 개봉된다.
이예은 기자 yeeuney@sportschosun.com